하치 이야기
Hachiko: A Dog's Story , 2009
영화 <하치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는 일반적으로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매우 유명한 이야기이다. 일본에서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로도 유명 하지만 , '하치'의 사랑을 기리기 위해 역사 앞에 그에 동상까지 만들어져 더욱 더 마음을 아프게 했던 이야기이다. 과연 그 <하치이야기>가 할리우드에서 어떤식으로 묘사될지 매우 궁금했다. 지금도 이따금 등장하는 동물학대가 만연하는 이 사회 속에서 우리에게 꼭 필요한 영화가 아닌가 싶다.
영화 <하치이야기>는 최고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귀여운 여인>에서 바람둥이 M&A 전문가 재벌로 나온 리처드 기어의 주연으로 굉장히 화제가 되었었다. <하치 이야기>에서 '하치'의 주인으로 나오는 그의 연기가 한번 더 기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영화는 리차드 기어의 손자가 학교 수업 중 자신의 ‘영웅’을 발표하는 시간에 외할아버지의 애완견 ‘하치’를 자신의 ‘영웅’이라고 꼽는 장면으로 외할아버지 리차드 기어와 그의 애완견 ‘하치’의 끈끈한 우정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막 도착한 열차, 어딘가로 옮겨지는 짐들과 함께 실려있던 ‘하치’는 자신을 가두고 있던 우리가 바닥으로 떨어지며 세상 밖으로 나온다. 어디에서 왔는지 누구의 강아지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하치’ 앞에 중후한 매력의 교수 파커(리처드 기어 분)가 나타난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렇게 우연히 시작됐다.
강아지를 싫어하는 아내의 구박 속에서도 꿋꿋이 ‘하치’와 정을 쌓아가는 ‘파커’의 모습에 아내는 결국 항복하게 된다. 이들의 우정은 ‘하치’가 훌쩍 큰 후 더욱 빛을 발한다. 영리한 ‘하치’는 매일 기차로 출근하는 ‘파커’를 배웅해주고, 또 기차 기적소리가 들리면 다시 기차역으로 달려나가 ‘파커’을 마중한다.
이렇게 영특한 ‘하치’에 대한 ‘파커’의 애정이 더욱 깊어지는 과정을 예고편은 아름답게 그려낸다. <하치이야기>는 잘 알려진 대로 일본 시부야 역에 동상으로 세워져 있는 유명한 충견 하치코의 실화를 소재로 한 일본영화 '하치코 모노가타리 : 하치코의 전설(1987)'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작이다. 주인공인 ‘하치’는 실제로 죽은 주인을 10년 동안이나 시부야 역에서 기다리다 죽은 전설적인 충견이다.
'하치'는 역 앞에서 죽은 주인을 9년이나 기다렸다고 한다. 그래서 시부야 역에는 실제로 견동상이 세워지기도 했다. 견공을 길러본 사람들은 개가 얼마나 주인을 충직하게 섬기는지 잘 안다. 물론 개의 종에 따라 다르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주인을 충직하게 섬기는 것이라는 인식을 충분히 갖고 있다. '하치'가 일본개라서 충직한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아마도 주인과의 유대가 깊었기 때문이 충성심도 자연히 생긴것이 아닐까.
일반적으로 우리 주변에 개를 길러본 적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눈물을 쏟게 만들 것이다. 우리는 무엇으로 살아갈까라는 물음표를 던지면 그에 대한 답을 쉽게 하지 못하지만 개는 다르다. 개는 현재를 즐기며 살기 때문이다. '하치'처럼 사랑을 준 사람을 그리워 하고 또 기다리는 것이 정말 뭉클했고, 우리의 삶에 대한 고찰을 하게 되었다.
전반적으로 영화를 보았을때 사실 아쉬움이 많이 컸다. 일본에서 이미 만들어진 영화를 미국에서 리메이크 한다고 해서 영화는 성공의 길을 달리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애견왕국인 미국에서 영화가 개봉 못하고 DVD로 직행한 것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오지 않는 주인을 평생 한 곳에서 기다린 충견의 실화. 이 소재는 감동 드라마로 손색이 없다. 그러나 87년에 만들어진 이 영화가 2010년도에 다시 리메이크 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약간의 픽션이 들어가거나 수정 될 필요가 있었다고 본다. 개에 대한 충직함과 충성심을 수정할리는 없지만 적어도 이야기의 인과관계는 어느 정도 손을 봤어야 했다.
그러나 영화는 실화에 너무나도 손대지 않았다. 물론 픽션이 가미 되지 않은 실화 자체의 영화라는 점은 매우 훌륭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영화의 배경은 무려 30년 전이다. 시대가 바뀌어도 한참 바뀌었다. 물론 개가 아닌 주인이 살아가고 있는 세상이 말이다. 그에 대한 준비를 하지 못한 이 작품은 다소 아쉬움이 많이 남았지만, 주인과 강아지의 진정한 사랑과 우정을 느낄 수 있어 보는 내내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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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치 이야기'를 잘 아는 사람들에게 바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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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원종현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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