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의 옆모습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이내 그 남자의 등 뒤로 보이는 거대한 장벽은 이스라엘 정부가 점령지 요르단강 서안에 테러 공격 차단을 명분으로 건설 중인 구조물이다. 주위를 살피던 남자는 그 장벽을 넘는다. <오마르>는 한 남자의 사랑이야기이자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이야기이다. 오마르의 사랑은 두 나라의 분쟁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다. 오마르가 가장 원하는 것은 나디아와의 행복한 결혼 생활이다. 나디아의 오빠 타렉에게 관계를 고백하고 허락받는 것이 오마르의 가장 큰 관심사다. 하지만 이스라엘 군에게 붙잡힌 오마르가 나디아와 함께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이스라엘의 이중첩자로서 활동하는 것이다. 오마르는 물리적인 장벽 뿐 아니라 적으로 대치한 이스라엘군과 친구들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든다. 살아남기 위해 그 어느 쪽도 분명하게 선택하지 못하는 오마르는 어느새 탈출구가 없는 좁은 미로에 갇힌다. 그리고 오마르가 지키고자 하는 사랑과 우정은 미로에서 헤매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와해된다. 오마르는 애인과 친구를 직접적으로 앗아간 인물보다 그와 사랑하는 이들 사이에 장벽을 세운 이에게 분노를 표출한다. 오마르가 선택한 복수의 대상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이다.
2015년 1월 29일 목요일 | 글_최정인 기자 (jeongin@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