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 살인사건
The Snow White Murder Case, 2014
백설공주 + 살인사건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의 오묘한 조합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동화 속 7명의 귀여운 난장이들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공주 ‘백설공주’ 그리고 듣기만 해도 끔찍한 ‘살인사건’ 이 두가지의 제목이 합쳐친 백설공주 살인사건이라는 제목은 참으로 모순되면서도 관객들의 관심을 이끌기에 충분하다.
나 또한 흥미로운 제목의 이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영화는 예상대로 흥미로운 소재이면서도 현실적인 내용이었다. 현대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문제. 바로 시청률에 급급해 무분별하게 보도되는 미디어의 병폐에 대한 내용이다. 그럼 이 흥미로우면서도 찜찜한 영화 <백설공주 살인사건> 속으로 들어가보자.
최고의 추리 소설가의 원작
<백설공주 살인사건>은 일본 최고의 추리 소설가 ‘미나토 가나에’의 동명 소설 원작으로, 개봉 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미나토 가나에’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탄탄한 스토리와 엄청난 몰입도로 서점을 휩쓴 베스트셀러 <고백>을 데뷔작으로,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유명작가이다.
<백설공주 살인사건>은 일본 잡지 연재 및 온라인에 관련 자료를 업로드 하여 이미 출판전부터 큰 인기를 얻었으며, 영화는 제1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상영 시 짧은 시간내 전회 매진으로 그 인기를 증명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에는 번역 도서가 들어오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실력이 증명된 작가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이 원작인 이 영화는 우리에게 큰 기대감을 안겨주었다.
우리나라의 <그것이 알고싶다>와 같은 사건, 사고를 추적하는 TV 프로그램의 계약직 조연출 ‘유지’(아야노 고). 그는 트위터가 삶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닌 트위터리안이다. 아무도 관심갖지 않고, 재미없는 정보만 트위터에 올리던 그는 사람들의 흥미를 끌만한 새로운 소재를 찾던 중 친구를 통해 친구의 회사 ‘백설공주’ 비누 회사에 근무하는 절세미인 여직원이 잔인하게 살해 됐다는 사건소식을 듣게 된다.
흥미로운 사건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유지’는 친구와 피해 여성의 회사 동료들을 인터뷰하기 시작한다. 회사동료들은 피해 여직원이 죽은 뒤 행방이 묘연해진 ‘미키’(이노우에 마오)를 심증만으로 유력한 용의자로 내세운다. ‘유지’는 ‘미키’를 범인으로 지목하는 증언들을 중심으로 인터뷰 시작하고, 누가봐도 ‘미키’가 범인인 것처럼 자극적으로 편집한 방송을 내보낸다.
진위여부와는 상관없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통해 높은 시청률만을 얻고자 무책임한 보도를 내보낸 ‘유지’. 그의 바람대로 취재 내용은 순식간에 SNS를 통해 퍼져나가며 화제가 된다. 그러던 중 유지의 방송은 모두 거짓이라는 항의 편지가 도착한다. ‘미키’의 친구라는 편지의 주인공을 통해 다시 한번 취재를 하게되는 ‘유지’. 사실여부도 모른 채 ‘미키’를 범인으로 몰고 간 ‘유지’는 이 사건을 어떻게 무마하게 되는지, 범인은 누구일지 영화를 보며 추리해보길 바란다.
SNS의 폐해
최근 스크린에 SNS, 인터넷, 언론 등 미디어 매체에 대한 영화들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끔찍한 범죄 현장만을 촬영해 방송국에 고가에 팔아 넘기는 <나이트 크롤러>를 비롯해, 진위여부도 모른 채 높은 시청률을 위해 한 사람을 범인으로 몰고가는 <백설공주 살인사건>, 악플로 인해 네티즌의 분노를 산 후 의문의 죽음을 맞는 <소셜포비아>까지..
모두 미디어와 SNS가 가져온 병폐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이 영화들의 공통점은 SNS의 폐해를 잘 표현해내며, 거짓된 정보와 불확정한 언론보도, 악성댓글 등은 한 사람의 인생을 벼랑 끝으로 몰아갈 수 있다는 점을 정확히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일본영화를 재미있게 본적이 없었는데, <백설공주 살인사건>은 탄탄한 스토리와 흠잡을 곳 없는 완벽한 연출력으로 일본영화에 대한 편견을 깨뜨려주었다. 우리나라 역시 인터넷, SNS로 인한 무분별한 정보와 악성댓글 등에 대한 문제는 하루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주고 받았고, 극단적으로는 공인들을 자살로 내몰기 까지도 했다. 정보화 시대에 야기가 되고 있는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무거운 메시지를 전해주는 이 영화. 정보화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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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강소영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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