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성인을 알아보는 법
A Guide To Recognizing Your Saints, 2006

영화 <당신의 성인을 알아보는 법>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이름만 보고 골랐다면 당신은 실망할지 모른다. 아이언 맨과 셜록 홈즈의 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어떤 연기를 했을지 궁금했다면 글쎄. 이 영화는 당신에게 뜨악!하게 하리라.
영화 <당신의 성인을 알아보는 법>은 유명배우의 아우라에 기대기보다 신인 감독의 패기와 인생에 대한 통찰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과연 영화를 보고 난 후 관객은 당신의 성인을 알아볼 수 있게 될까?

영화 속 디토는 LA에 사는 성공한 작가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어머니로부터 전화 한 통화가 온다. 아버지가 많이 아프니 집에 와 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어린 시절 친구들에게도 몇 차례 전화가 온다. 그의 아버지를 찾아뵈라고. 내켜하지 않지만 디토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어린 시절 동네 뉴욕으로 날아가고 그로부터 영화는 디토의 과거를 보여준다.

뉴욕의 허름한 동네에 사는 디토와 그의 친구 안토니오와 네프. 그들은 학교 수업에는 관심도 없고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도 오늘 같은 별볼일 없이 사는 건달들이다. 동네를 어슬렁 다니며 행인들에게 시비걸기가 일쑤고 종일 지하철에서 죽치고 앉아 시간을 보내거나 혹은 비슷한 처지의 여자애들을 꼬셔서 놀 궁리를 할 뿐이다.
미래는 보이지 않고 현재만 있는 그 지루한 시간을 디토는 조금씩 못견뎌한다. 그러던 중 디토의 학교에 마이크란 친구가 전학을 오고 디토는 마이크로부터 자신이 사는 허름한 이민자 동네를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디토가 동네 다른 패거리에게 위협을 당하고 이를 복수해준다는 안토니오와 갈등을 일으키고 디토의 어버지와도 언쟁을 하면서 디토는 자신의 인생을 변화시키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10대 후반, 그 질풍노도의 시기. 영화는 그 시기를 꽤 담담하게 그러나 대단한 비극을 담아서 그려낸다. 영화 인형의 집으로 오세요가 보여준 지독한 냉소도 아니고 굿 윌 헌팅 같은 따뜻한 감성도 아니고, 걸파이트 같은 영화가 보여준 정면대응 하겠다는 강인한 의지로 충만해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이해와 객관의 중간 지점에서 고교생들의 질풍노도의 시기를 그려낸다. 영화는 누구나 거쳤을 이 시기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다. 그저 그렇게 시간을 때우며 살던 친구들이 있었는데 이런 사건이 일어났었다. 그리고 그 이후에 이들의 인생은? 그에 대한 해답도 영화는 명쾌하게 제시하지 않는다. 다만 이 한 문장으로 답을 대신할 뿐이다. 나는 모든 것을 버렸고 모든 이를 떠났다. 하지만 나를 떠난 이는....아무도 없었다.

한 인간이 자신의 과거로부터 도망쳐 살다가 어느 날 문득 운명처럼 다시 과거를 마주했을 때 어떻게 비극적이었던 과거를 정리할 수 있을까? 모든 것을 버렸고 모든 이를 떠날 정도로 지긋지긋했던 그 세계를 다시 돌아보니 내가 버렸고 떠났다고 생각했던 대상들은 나를 떠나지 않았다. 십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그 자리에 서서 그대로 나를 맞아주더라. 참 허무하게도 별 일 없었다는 듯이 그렇게 나를 맞아주더라. 세상일 의외로 별거 아니더라. 당신이 지금 잊고자 했던 그 과거. 다시 돌아본다면 그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아마도 우리가 쉽사리 마주 대하지 못하던 두려운 과거가 우리를 성장케 하는 성인이 아닐까? 영화 제목처럼 당신의 성인을 알아보는 법은 지긋했던 우리의 과거와 마주하고 그 세계와 화해하는 방법을 이야기 하는 것이라라.
이 영화는 생각보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연기 분량이 많지 않다. 그러나 샤이아 라보프, 채닝 테이텀, 채즈 팔민테리 등 다른 쟁쟁한 배우들의 연기가 압도한다. 특히 간질병을 앓는 아버지 역할을 한 채즈 팔민테리의 연기는 관록이 느껴진다. 건들거리며 분노 조절 장애를 앓는 듯 한 채닝 테이텀의 연기도 눈여겨 볼만하다. 어린 디토를 맡은 샤이아 라보프 역시 트랜스 포머와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영화 속 주인공의 이름과 같은 디토 몬티엘 감독은 이 영화의 원작을 쓴 작가이면서 동시에 영화를 연출한 감독이다.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았다고 한다. 과거와 부드럽게 화해하는 법을 담은 영화. 이해와 객관의 중간에서 어느 것에 휩쓸리지 않고 소년의 세계와 어른의 세계가 화해하는 모습을 잘 보여준 성장영화다.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눈물짓게 만드는 이 대사 한 줄 나는 모든 것을 버렸고 모든 이를 떠났다. 하지만 나를 떠난 이는....아무도 없었다. 그 깊은 의미를 꼭 가슴에 담아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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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돌아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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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coffeemania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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