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위대한 유산
The Van Gogh Legacy , 2013

'빈센트 반 고흐' , 강렬한 색채와 격렬한 필체를 사용하여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완성한 그를 역사상 가장 위대한 화가로 기억하고 있으며 19세기 후반 유럽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그의 작품 하나하나 기억하지는 못할지라도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을만큼 우리에게는 익숙하고 사랑받는 화가 중 한명이다.
<해바라기>, <감자를 먹는 사람들>, <빈센트의 방>, <별이 빛나는 밤>, <밤의 카페>, <붉은 포도밭>, <아몬드 나뭇가지> 등 수많은 작품들이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미치광이로 손가락질 받고 살았던 불행한 삶이 있었고, 작품의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들은 빈센트의 유일한 후원자 이자 평생의 조력자인 동생 '테오'와 주고받은 편지를 근거로 영화 <반고흐; 위대한 유산>으로 완성되어 진다.

한 시대와 네덜란드를 상징할 만큼 위대한 화가 '램브란트' 이후 국가를 대표할 수 있는 화가로 평가받는 '빈센트 반 고흐'의 광적인 일화들은 회자되는 이야기를 통해 익히 알고 있다. 자신의 귀를 잘라내는가 하면 정신병원에 입원해야 할만큼 광적인 행동들, 밀밭에서 권총으로 자살하기까지 37년 이라는 짧은 생을 살다간 그의 행적들은 예술가 들에게서 흔히 떠올릴 수 있는 광적인 이미지를 모두 구축하고 있었고, 주변사람들에게 미친사람 취급 받으며 고통스런 삶을 살아왔지만 죽음과 함께 그의 행위들이 화제가 되며 작품에 대한 예술적 평가들이 달라지기도 하였다.
생전 누구도 그의 작품에 눈길을 주지 않았고 10년 동안 집중적으로 그려진 2천여점의 작품중 벨기에의 여류화가 '안나 보쉬'가 400프랑에 구매한 <아를의 붉은 포도밭>이 유일한 판매작품 이라고 하니 그가 겪었을 아픔과 상처가 얼마나 깊었을지는 미루어 짐작 해볼수도 있다. 사후 역사상 가장 위대한 화가로 추앙받게 된 배경에는 조카 '빌렘 반 고흐'가 있었고 수많은 작품의 유일한 상속자인 빌렘은 작품들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백부 빈센트의 삶속에 뜻밖의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빌렘 반 고흐'가 경험하는 고독한 시간들
1959년 프랑스 파리, '빈센트 반 고흐'의 조카 '빌렘 반 고흐'는 고흐가 유산으로 남겨놓은 작품들 때문에 이제껏 중압감을 가지고 살아왔었다. 그러나 이제 그 모든것을 털어버리고 아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를 원하고 손님들에게 추한 그림 취급이나 받는 고흐의 그림을 이제는 더이상 보관하고 있을 이유가 없는것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이 세워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빌렘의 시점으로 시작된 영화는 1959년을 살고있는 조카 빌렘과 1876년을 살고있는 고흐의 독립적인 플롯의 조각들이 교차되는 지점에서 한번도 본적없는 백부 고흐와 빌렘이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주력한다.
술주정뱅이에 광기어린 행동들을 하던 반 고흐에 대해 익히 전해들은 빌렘이 작품을 처분하기 위한 과정속에 고흐의 삶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며 이제껏 자신이 알고있던 사실들에 대한 오류를 발견하게 된다. 예술가의 창착에 대한 열정과 광기, 주체할 수 없었던 사랑을 문란하게 바라봤던 편협한 시선들은 빌렘의 아버지 이자 고흐의 동생인 테오 와 주고받은 편지를 바탕으로 고흐의 고독하고 외로웠던 시간들을 되돌아 보게 한다.

1876년 네덜란드의 헤이그, 숙부가 운영하는 '구삘 화랑'에 근무하던 고흐는 화가 '쥘 브르통'의 작품을 진실성과 독창성이 결여된 모욕적인 작품이라고 평가 하다 화가에게 어긋난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화랑에서 쫒겨나 부모님이 살고있는 에텐으로 돌아가게 된다. 예술가의 위대한 업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자유로워 져야한다는 신념과, 노력해서 그림으로 큰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고향에 내려왔지만 가족들에게 조차 외면 받으며 좌절하고 만다.
고흐를 따뜻하게 대해주고 등돌리지 않은 유일한 여자 시엔이 있었지만 동생 테오는 창녀라는 이유로 그녀를 외면하고, 고결한 여자임을 강조하던 고흐도 시엔의 부정한 행동을 목격하고 이별을 결심한다. 누드화 '슬픔'의 주인공인 시엔은 알코올중독에 매독환자로 다섯 살 난 딸이 있었고 누가 아버지인지도 모르는 둘째를 임신하고 있었지만 그녀와 함깨했던 1년의 시간은 누가 뭐라고 해도 고흐에게는 행복한 시간이었고 화가로서도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구삘화랑에 근무하던 시절 하숙집의 딸 '외제니'를 짝사랑 하다 청혼하였으나 거절 당하고, 7살 연상의 사촌 '키 보스 스트릭커'도 고흐를 상대하려 하지않았다. 시엔 과의 세번째 사랑도 실패하고 이웃에 사는 10살 연상의 '마르호트 베게만'과 네번째 사랑을 나누게 된다.
마르호트는 부모의 반대에 부딪치자 자살을 시도할 정도로 고흐를 사랑했지만 이 또한 이루어지지 못하고 실패하고 만다. 사랑은 상처만 남겨둔채 기약없이 떠나버렸고, 그가 감내 해야할 고통들은 작품속에 고스란히 스며들어 불멸의 작품으로 완성 된다.

이루지 못한 사랑이 만들어낸 창조물
한순간도 사랑없이는 견딜 수 없었던 고흐의 열정을 육체적 욕망에서 비롯된 과도한 집착 이라고 보여질 수도 있겠지만 그가 사랑했던 여자들에게는 언제나 정중하며 헌신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한 여자와 사랑에 빠질때면 그사람만 바라보는 진정성을 보이기도 한다. 고흐의 작품속에 자주 등장하는 새둥지는 고흐가 그토록 바라던 평안한 가정을 상징하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자신은 이젤 앞에 앉아 그림을 그리고 아내는 바느질을 하며 마당에선 아이들이 뛰어노는 그 소박한 풍경들은 과한 욕심도 아니였고, 누구나 누릴 수 있는 행복이었건만 그 조차도 누릴 수 없었던 것이다.
시엔과 사랑에 빠졌을때 동생 테오 에게 보낸 편지속에는 미치도록 사랑을 원했던 고흐의 간절함이 담겨져있다. "사랑에 빠진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우리가 사랑에 빠졌다면, 그냥 사랑에 빠진 것이고, 그게 전부 아니겠는가..그러니 실의에 빠지거나 감정을 억제하거나 불빛을 꺼버리지 말고, 맑은 머리를 유지하도록 하자. 그리고 "신이여 고맙습니다.저는 사랑에 빠졌습니다"라고 말하자..."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고 싶었지만 현실은 그를 외면 하였고, 사랑의 행복을 앗아간 대신 천재적인 재능을 선물하여 고통을 예술로 승화하게끔 하였다. 예술의 영원한 주제는 사랑이고, 사랑은 흥분된 영혼을 자극하며 끈임없이 새로운 작품을 향한 열정을 불태우게 만든다 .슬픈이별로 끝이난 고흐의 마지막 사랑이 고갱과의 다툼으로 이어지고, 자신의 귀를 잘라내는 고통도 사랑의 상처보다 아플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한다.
촛불속에 자신의 손을 넣으며 "불꽃속에 손을 넣고 있는 동안 만이라도 그녀를 만나게 해달라" 라고 말하던 고흐의 간절했던 사랑이 우리가 쉽게 누리고 있는 사랑의 일부분 이라면 그 값어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만큼 소중한 것이고, 그 소중함을 위한 희생은 위대한 사랑을 위한 미약한 몸부림에 지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