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멧>은 LA의 유성쇼, 파리의 호텔룸, 달리는 기차 안, LA와 뉴욕을 잇는 전화 통화, 킴벌리의 집이라는 다섯 공간을 넘나들며 두 남녀의 6년에 걸친 사랑을 꿈과 기억의 재구성을 통해 보여준다. 영화는 단순한 과거로의 시간여행이 아닌 비순차적 에피소드의 나열, 두 남녀 주인공만으로 구성된 등장인물과 두 사람만의 대화로 진행되는 독특한 전개 방식을 취한다. ‘사랑은 그림 같은 것’이라는 킴벌리의 대사에서 엿 볼 수 있듯 에피소드들은 끝도 시작도 없이 그림처럼 한 공간에 펼쳐진다. 그러나 기억과 꿈의 모호한 경계, 뒤엉킨 시간은 영화를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고 첫 만남부터 이별, 재회에 이르는 두 남녀의 갈등을 공감하는데 방해 요소로 작용한다. 감각적이고 몽환적인 영상의 파편만이 한 편의 그림처럼 뇌리에 남을 뿐이다.
2015년 3월 19일 목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young@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