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奇跡, I Wish, 2011

아이들의 시선으로 잘 풀어냈다는 호평을 받은 <아무도 모른다>의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연출을 맡아 화제가 된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은 2011년 3월, 일본의 큐슈 지역 신칸센 고속열차 개통을 계기로 제작하였다.
최초에 구상한 시나리오는 서로 다른 지역에 살고 있는 아이들의 엇갈린 사랑에 관한 내용이었지만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마에다 코키, 마에다 오시로 형제를 보고 시나리오를 전면적으로 수정했다고 한다. 감독은 두 형제의 재능을 알아 봤던 것일까. 이 영화를 통해 마에다 형제는 제 26회 다카사키 영화제에서 나란히 최우수 신인남우상을 수상하게 된다. 일본의 유명 배우 오다기리 죠와 키키 키린의 출연으로도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근처에 있는 화산 탓에 늘 화산재가 날리는 가고시마 지역. 코이치는 이혼 한 엄마를 따라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오사카에서 가족이 함께 모여 살던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코이치는 이사를 한 뒤로 모든게 불만이다. 아침마다 수북히 쌓여있는 화산재를 치우는 일부터 높은 지대에 위치한 학교를 오르는 일까지도 마음에 드는 일이 하나도 없다.
한편, 아빠를 따라 후쿠오카에 오게 된 동생 류노스케는 형과 달리 늘 밝고 씩씩하다. 어린 나이지만 독립심이 강해 아빠 없이도 스스로 밥을 챙겨먹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린다.

그러던 어느날 할아버지와 잠시 외출을 나온 코이치. 할아버지로부터 화산이 폭발하면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전부 이사를 가야 한다는 놀라운 말을 듣게 된다. 순간 얼마전 친구들과 나눈 이야기를 떠올린다. 두 열차가 마주쳐 지나가는 순간 소원을 빌면 기적이 일어난다는 획기적인 이야기.
가족과 함께 살고 싶어하던 코이치는 그 길로 친한 친구들을 모아 다 같이 열차가 마주치는 광경을 찾으러 떠날 계획을 세우는데... 과연 코이치 기적이 일어나는 장소를 찾을 수 있을까? 그리고 코이치가 바라는 기적은 일어날 것인가?

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다!
영화는 기적을 바라는 아이들이 소원을 이루기 위해 기적이 이뤄지는 장소를 찾아가면서 겪는 일들을 통해 한 단계 발전하는 모습들을 그린 성장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사람마다 생각의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세대간의 차이도 확실히 있다. 주인공이 성인이 아니기 때문에 연출을 하는 감독 입장에서는 자칫 편견이 개입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생동감 있고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아이들이 순수하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경험이 없는 것도 있지만 편견이 없기 때문에 보다 자유롭고 새로운 생각들을 많이 할 수 있다. 화산이 폭발하면 가족이 함께 살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형 코이치, 가면 라이더가 되고 싶은 동생 류노스케. 좋아하는 선생님과 결혼하고 싶은 친구 등 허무맹랑한 소원들은 아이들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고레에다 감독은 영화의 현실성을 더하기 위해 자신이 무언가를 연출하기 보다는 아이들에게 많이 맡겼다고 한다. 실제로 각본은 아이들에게 미리 보여주지 않고 촬영했다고 할 정도로 생동감에 중점을 두었다. 영화의 주요 장면 중에 아이들이 다 같이 모여 기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있다.
다큐멘터리 연출을 먼저 시작했다고 하는 고레에다 감독은 <아무도 모른다>에서 처럼 자신의 특기를 살려 이 장면을 연출하기 보다는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직접 말할 수 있도록 즉흥적으로 진행했다고 한다. 영화를 보게 되면 실제로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처럼 아이들의 인터뷰 형식으로 서로 질문을 주고 받고 대답을 이어 나간다. 이것 또한 감독의 노력으로 신선함과 소소한 재미를 가져다 준다.

기적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들이 바라는 소원을 빌기 위해 찾아간 그곳에서 아이들은 결국 기적을 이루지 못한다. 하지만 자신의 소원의 말하는 과정에서 한 층더 성숙해 지는 계기를 만들고 돌아온다. 기적이라고 하는 것은 간절한 사람들에게만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한다. 자신이 간절한 만큼 그곳에 다가서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기적 보다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감독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가족간의 소통과 사랑이 아닐까 한다. 소원을 말하는 장면을 다시 되짚어 보면 아이들은 자신이 이루고 싶은 꿈 보다는 결국 가족을 택한다. 이제 그만 아빠가 파칭코를 그만 다녔으면 좋겠다고 한다거나, 가족 처럼 아꼈지만 죽어버린 마블을 되살리고 싶다거나, 멀리서 기적을 찾기 보다는 가까운 곳에서 기적을 찾고 싶었던 것이다.

코이치의 할아버지가 그토록 만들고 싶어하셨던 가루칸 떡. 처음에는 밍밍하다고 했지만 먹으면 먹을수록 단맛에 빠진다며 동생과 나누먹었던 장면에서 사소한 오늘도 내일이 되면 기적이라고 느끼는 것이 진정한 기적이 아닐까?
기적이라고 하는 것이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다. 가족도 어떻게 보면 기적이라 할 수 있다. 세상에 살고 있는 수 많은 사람들 가운데 우리가 가족이 될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될까? 상상할 수도 없이 낮은 확률이고 기적이에 가까운 수치이다. 멀리서 기적을 바라기 보다는 우리가 노력하는 가운데 기적이 문득 찾아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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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로 돌아가 보고 싶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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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권준혁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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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인생은 살만한 걸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삶속에 박혀 있는 외로움과 고통을 끄집어낸다. <아무도 모른다>에서는 부모 없는 네 남매, <걸어도 걸어도>에서는 아픔을 간직한 한 가족, <공기인형>에서는 인형의 시선으로 삶을 반추한다. 그의 신작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이하‘<기적>’)은 전작의 연장선상에 있다. 하지만 분위기가 달라졌다. <아무도 모른다>처럼 아이들이 주인공이고, 외로움과 고통이 엄습해 있지만, 분명 따뜻해졌다. 그리고 희망차다.부모의 이혼 때문에 따로 살게 된 형 코이치(마에다 코키)와 동생 류노스케(마에다 오시로). 비록 몸은 떨어져 있지만 전화통화를 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엄마와 함께 사는 코이치는 하루빨리 가족이 같이 살기를 원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다. 기다렸다는 듯이 아빠는 뮤지션의 꿈을 키워가고, 엄마는 고향 가고시마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예전처럼 돌아가고 싶은 코이치는 소원을 빈다. 그 소원은 다름 아닌 화산폭발. 가고시마에 있는 활화산이 폭발하면 아빠와 동생이 있는 후쿠오카로 이사를 가게 될 거라는 희망을 안고 매일 기도한다. 그러던 어느 날 코이치는 두 고속 열차가 마주치는 곳에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말을 듣게 된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코이치와 류노스케는 친구들과 함께 소원을 빌기 위해 기차 여행을 떠난다. <기적>의 주인공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기적을 필요로 한다. 형제는 가족이 다시 모이기를 바라며, 친구들도 자신들의 작고 소박한 소원들이 이뤄졌으면 한다.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코이치의 외할아버지는 자신이 만든 떡이 잘 팔리기를, 외할머니는 훌라춤을 잘 추기를 바란다. 또한 아빠와 엄마도 자신들이 선택한 꿈이 이뤄지기를 원한다. 그러나 기적은 이들에게 손을 내밀지 않는다. 어른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다는 듯이 노력도 하기 전에 미리 포기해 버린다. 하지만 아이들은 다르다. 포기를 모른다. 오직 기적을 이루기 위해서 열심히 뛴다. 영화는 포기가 일상화 되어버린 어른들의 자화상을 비추면서, 상반된 아이들의 모습을 포착한다. 기차 값을 모으기 위해 자판기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중고서점에서 책을 팔고, 부모에게 거짓말로 돈을 받아내는 등 어떻게 해서든 노력한다. 그리고 소원을 비는 순간 한 뼘 더 성장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감독은 이 맑고 순수한 아이들을 통해 결과가 아닌 과정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그리고 말한다. 기적은 삶의 고통을 감내하고 노력하는 과정 그 자체라고. <기적>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고된 삶을 살아왔던 사람들에게 보내는 위로와 희망의 연하장이다.
2011년 12월 23일 금요일 | 글_김한규 기자 (zzack08@movi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