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녀유혼 3 - 도도도
倩女幽魂 III 道道道 , A Chinese Ghost Story III , 1991
20세기 홍콩 요괴영화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 <천녀유혼>시리즈 중 최종판인 <도도도>는 1편부터 계속하여 ‘정소동’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지만 더욱 눈여겨 볼 점은 ‘왕조현’이 계속하여 요괴 역으로 열연함으로써 [천녀유혼=왕조현]이라는 공식을 만드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각 포털에 게시된 <도도도>의 리뷰의 내용을 참고해보면, “1편의 재탕, 우려먹기”라는 혹평도 만나볼 수가 있겠지만, “1~3편 모두 내 인생에 손꼽히는 최고의 영화”와 같은 호평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장국영은 없다...그러나 양조위가 있다!”라는 점이 <도도도>의 가장 큰 특징일 것이다. 장국영을 대신해 양조위가 합류하게 된 정확한 사연에 대해서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감독의 입장에서 양조위가 또 다시 서생이 되는 것만큼은 확실히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만약 그렇게 되면 1편과 구별되는 참신한 내용들을 담을 수 없기 때문일 것인데, 그 결과 양조위는 스님이 되어 버렸다. [서생과 요괴와의 사랑]보다는 [스님과 요괴와의 사랑]이 더욱 스릴 넘치고 흥미진진한 소재가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 1980년대 초반부터 주연 배역을 맡을 만큼 그의 연기 내공은 깊었지만, 결정적인 초대박 작품(이를테면 성룡의 경우 <취권>, 이연걸의 경우 <황비홍>, 곽부성의 경우 <천장지구> 등)이 없었던 와중에 1991년 이 영화에서 양조위라는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키게 된다. 더 나아가 민머리도 매력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기존의 고정관념 또한 깨부수어 주기도 했다.
다음은 이 영화를 논할 때 절대 빼놓아서는 안될 인물이라면 단연 ‘왕조현’을 꼽아야 할 것인바, 그녀에 대해서도 언급할 점이 제법 많다. 그녀가 홍콩 출신이라고 알고 계시는 팬들도 많을 듯한데, 사실 홍콩출신이 아니라 대만 출신이라는 점을 확실히 알려드린다. 30년도 더 전인 1982년 아디다스 광고모델로 데뷔하였으며 <천녀유혼>시리즈 외에도 <청사>, <동성서취>, <동방불패2>, <시티헌터> 등 수많은 흥행작에 출연하며 아시아 남성들의 첫사랑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소천’, ‘소탁’ 캐릭터의 선풍적인 인기에 힘입어 비교적 사극 쪽 의상이나 분장에 더 최적화되어 있다고 보여지지만, 그녀의 미모는 현대극, 사극 불문하고 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된다. 이른 나이에 돌연 은퇴한 것에 대해 아쉬움은 있지만, 그렇기에 더욱 그리운 배우가 된 것은 아닐까?
또 하나, 이 영화를 재밌게 만드는 요소 중 수준 높은 액션신을 빼놓을 순 없을 것이다. 판타지 로맨스라는 장르에 충실하면서도 이런 고난도 액션들을 도입함으로써 소위 말하는 ‘장난 아닌 영화’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백운대사(유순 분)와 나무요괴(유조명 분)의 대결에서는 당시 수준치고는 허술하지 않은 CG를 통해 긴장감을 더했고, 더 나아가 1편과 2편의 연적하(우마 분)를 3편에서는 장학우로 교체해 코믹 요소까지 가미하면서 풍부한 볼거리를 만들어 낸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자 한다.
왕조현이 인간으로 출연하는 2편에서는, 그녀가 인간이기에 장국영과의 해피앤딩이 가능했다는 점과는 달리 1편에서는 장국영과 왕조현의 이별을 택하게 된다. 그러나 3편 <도도도>에서는 1편의 결말에 아쉬워한 팬들의 입장을 조금은 수용한 탓인지 양조위가 왕조현의 유골함을 가지고 떠나는 해피엔딩의 결말을 설정해 놓았다.
유골함을 가지고 있기에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불러내 볼 수 있다는 점은 ‘미완성이지만 절충적인 해피엔딩’의 정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도도도>는, 혹자가 말하는 1편의 재탕일지라도 내 기억에서 잊혀질 수 없는 하나의 아이콘이며 판타지와 로맨스 그리고 액션이라는 여러 장르를 아우르는 완성도 높은 작품임에는 틀림없다고 평가하면서 리뷰를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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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조현의 리즈시절을 만나고 싶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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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정도교도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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