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아
Incompresa , Misunderstood , 2014

아리아는 작고 몽상적이며, 사랑을 갈구하던 아이다. 아시아 아르젠토 감독은 자신의 어린 시절과 같은 영화라 밝혔다. 그러나 그녀는 자기 감상에 빠지지 않고 적당한 거리에 서서 멋진 캐릭터들과, ‘아리아’를 탄생시켰다. 또한 아시아 아르젠토 감독은 아리아를 만들면서 세상에 있는 수많은 색감을 가져다 쓴 거 같다. 등장인물들이 입은 옷들, 장신구들 색깔까지 다 새로운 색감이었다. 인물들이 입고 있는 옷과 장신구를 즐기는 것도 영화를 보는 하나의 묘미다.
영화에는 아리아 엄마, 아빠, 언니 두 명, 안젤리카(이스트), 반 친구들, 아리아의 첫 사랑, 수호천사 닥 등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그 캐릭터들 하나하나가 독특했다. 어떤 한 캐릭터를 떼어 다른 영화를 만들어도 될 것 같았다.

엄마는 예민하고 까칠한 피아니스트다. 또한 매우 퇴폐적인 미를 지니고 있다. 어떤 옷을 입어도 섹시하게 태가 산다. 수많은 남자들이 그녀의 눈빛에 넘어갔고, 아빠도 그런 엄마에게 반해 결혼했다.
그러나 그녀는 사랑에는 수명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빠가 잠깐 떠난 순간순간에도 애인들을 집으로 데리고 들어온다. 언니 둘은 엄마의 애인들에게 ‘무언가’를 얻을 수 있으므로 묵인한다. 아리아는 언니들과 엄마의 모습을 어색하게 바라본다.

아빠는 사전에 이름이 올라가 있을 정도로 유명한 배우다. 그는 늘 자신이 잊힐 것이란 두려움을 안고 산다. 엄마의 바람기도 한몫 했을 것이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질 것이란 불안감에 언제나 초조해한다. 그래서 미신을 잘 믿으며, 불행을 피하기 위해 갖은 애를 쓰는 사람이다. 불행을 피하려는 강박이 심해서인지 감정기복도 심하다.

첫째 언니는 자신의 병을 이용해서 아빠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둘째 언니는 엄마의 마음을 거스르지 않고 평온하게 살아간다. 그리고 아빠와 엄마가 이혼하게 된다. 아빠는 첫째 언니를 데리고 나가고, 엄마는 둘째와 셋째, 아리아를 맡게 된다. 그러나 엄마는 이내 소녀 아리아를 견디지 못한다. 아리아는 엄마와 아빠의 사이에 끼어 길거리를 헤맨다. 엄마의 화를 피해 아빠에게 가면, 첫째언니가 아리아는 자기의 병을 더 키운다고 모함을 한다. 그래서 아빠는 아리아를 불행을 일으키는 아이라고 여기다가, 어느 순간 사랑한다며 키스를 퍼붓는다. 그러다 또 모든 걸 잊고 저주를 한다. 엄마는 자신의 화를 건드리지 않는 이상, 아리아를 향해 저주를 퍼붓진 않는다. 엄마의 사랑은 늘 남자를 향해있기 때문이다. 엄마와 아빠 둘 다 자신들 중 누구도 닮지 않은 아이, 아리아에게 사랑을 주지 않는다.
이들 사이에서 아리아는 사랑을 받기 위해 갖가지 수단을 동원한다. 생일 날 엄마 품에 안겨 젖을 빠는 행동으로 사랑을 갈구하고, 엄마에게 사랑의 비법을 물어보기도 한다. 유서를 쓰고 수면제로 자살시도도 한다. 그러나 그녀를 가득 채워주는 사랑은 없었다. 언젠가 엄마에게도 아빠에게도 가지 않고 거리에서 생활한 적도 있다. 그때는 즐거웠지만, 사랑하는 누군가가 없는 그 순간은 금세 잊혀졌다.

교우관계에서도 아리아는 남다른 아이다. 아리아에게는 원래 정말 친한 친구, 안젤리카(이스트)가 있었다. 둘은 샴쌍둥이처럼 붙어 다녔다. 그리고 서로를 같은 이름으로 불렀다. 그런 아리아와 이스트를 학교 아이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리아가 상을 받고 사람들에 대한 특별한 감수성을 드러내기 시작하자, 학교 아이들의 편이 된다. 학교 아이들의 악의적 행동은 파티에서 정점을 찌른다. 아리아는 첫 사랑 소년의 사랑을 원했다. 그 점을 이용해서 그들은 아리아를 놀린다. 그렇게 그녀의 사랑을 짓밟는다. 아리아는 사랑을 믿을 수 있을까.

아리아는 마지막에 자신이 피해자가 되기 위해 다 말하지는 않았다 말한다. 또 다른 이야기가 있겠지만 말이다. 순수한 사랑이 고팠던 한 소녀가 주인공인 잔혹동화를 읽은 기분이었다.
스크린 안에서 눈을 마주쳐도, 한 순간에 보호본능이 느껴질 만큼 가녀린 아이, 아리아. 그녀의 상상은 특별하다. 자신의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그녀의 감수성 또한 특별하다. 고양이를 받아들이는 눈빛도 순수하고 예쁘다. 그러나 사람을 가장 따뜻하게 채워주는 것은 사랑이다. 아리아는 인간에게 있어 가장 커다란 사랑, 그 부분을 채우지 못했다. 그래서 그녀의 깡마른 몸, 매력적인 미소도 슬펐던 영화 아리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