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추방
樂園追放 (Expelled From Paradise) , Rakuen Tsuiho: Expelled from Paradise , 2014

2014년 하반기 일본을 강타했던 애니메이션 ‘낙원추방’ 이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상륙했다. 강철의 연금술사 감독 미즈시마 세이지와 우로부치 겐이라는 걸출한 각본가의 만남으로도 화제가 되었던 작품! <낙원추방>이 그려내는 자유를 향한 여행은 어떤 것일까?
<낙원추방>은 창세기의 아담과 이브가 뱀의 꼬임에 넘어가 사과를 먹고 낙원에서 추방된 신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인류의 98%가 디바라는 전뇌세계에서 육체가 없이 살아가는 시대. 지구는 나노 해저드로 인해 황폐화되었고 2%의 인류만이 살아갈 뿐이다. 디바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며 육체의 제약 없이 인간의 모든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다. 다만 그 능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디바로부터 메모리를 부여받아야 한다. 자신이 부여받은 메모리만큼의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곳. 이런 디바에 낯선 침입자가 등장한다. 바로 프론티어 세터다. 그리고 불법 해킹으로 들어온 적을 찾아내기 위해 디바 보안국 요원 안젤라 발자크가 지구로 파견을 떠난다. 자신을 도와줄 지구에 있는 협력자 딩고와 사건의 전말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안젤라. 과연 프론티어 세터의 정체는 무엇일까?

은하철도 999, 에반게리온, 공각기동대 같은 다소 올드한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팬이라면 <낙원추방>에 등장한 프론티어 세터의 존재에 대해 어마어마한 상상을 하게 된다. 그러나 <낙원추방>를 보던 관객에게 실제 프론티어 세터의 존재는 가히 충격적이다.
생각보다 단순하고 심플한 스토리는 복잡하고 냉소적이고 음모른에 익숙한 관객에게는 놀라울 것이다. <낙원추방>이 진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프론티어 세터가 어떤 존재인지에 대한 수수께끼가 아니다 . 영화 시작후 1/3지점에서 모든 수수께끼는 밝혀진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낙원추방>의 매력은 바로 여기에 있다.

주요한 캐릭터인 안젤라와 딩고는 대립적인 인물이다. 디바의 전능한 능력이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는 안젤라와 그런 디바 시민의 권리를 거부한 딩고. 사막화 되고 흙먼지로 뒤덮힌 지구에 살아가는 딩고가 안젤라는 의아할 뿐이다. 빨리 프론티어 세터에 대한 의문을 해결하고 디바로 돌아갈 궁리만 하는 안젤라. 음식을 먹는 것도, 몸이 피로한 것도, 실제 육체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도 모든 것이 처음인 안젤라에게 지구에서의 생활은 귀찮고 피곤한 것 투성이다. 디바에 있었다면 온라인으로 접속해서 모든 것이 머릿속에서 떠올리기만 해도 이루어 졌을 테니까.
이런 안젤라가 딩고와 어쩔 수 없이 파트너쉽을 유지해가는 과정에서 딩고의 삶의 방식에 조금씩 동화되어 간다. 음식을 먹는 것은 귀찮은 일이지만 그렇게 먹은 음식들은 대단히 맛있었다! 잠자는 시간조차 아까웠지만 육체의 피로를 해결할 수 있다! 게다가 나노 해저드 이전의 인류 문화에 대한 큰 동경을 갖고 있는 딩고. 옛날 사람들의 음악이라며 로큰롤을 듣고 기타를 연주하며 밤하늘을 바라보는 낭만주의자는 안젤라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전지 전능한 능력을 가지기 위해 죽도록 메모리 싸움을 해야 하는 디바 세계가 과연 진짜 인간적인 삶을 가능케 하는가?’

결국 <낙원추방>은 개인을 통제하는 사회 시스템과 자유를 갈망하는 개인의 충돌에 관한 이야기이다. 능력발휘를 위해 메모리를 더 많이 부여받아야 하는 디바 시민은 결코 자유롭게 행동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메모리의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이에 반히 딩고는 황폐하나 자유로운 지구에서의 인간적인 삶을 살아간다. 디바에서의 안락한 삶을 최고로 여기던 안젤라의 가치는 이로써 산산히 조각난다. 과연 안젤라에게는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

<낙원추방>은 2D 배경에 캐릭터는 3D로 작업된 독특한 질감의 애니메이션이다. 3D라고는 하나 그 이질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매우 자연스러우며 로봇 전투신과 디바 세계의 몇몇 이미지들은 대단히 참신하고 새롭다. 아마 여러 애니메이션을 연츨한 감독의 역량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단순한 스토리이지만 관객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한방을 갖고 있는 각본 덕분에 길지 않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스토리의 완결성이 돋보인다. 인간의 자유와 그 갈망에 대한 애니메이선 <낙원추방>. 안젤라의 미래와 프론티어 세터의 존재에 대해 꼭 직접 확인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