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쇠약 직전의 뱀파이어
Der Vampir auf der Couch , Therapy for a Vampire , 2014

영화로서는 친숙하지 않은 오스트리아에서 코믹 스릴러 영화 한편이 날아왔다. 바로 제19회 부산영화제에서 소개된 <신경쇠약직전의 뱀파이어>이다. 스릴러나 공포영화의 소재로 떠올려지는 뱀파이어 앞에 신경쇠약직전이란 코믹한 수식어를 붙인 영화. 대체 왜 이 영화의 뱀파이어는 신경쇠약직전까지 간 것일까?

영화의 배경은 1932년이다. 프로이트의 환자가 꾼 꿈을 삽화로 그리는 일을 하는 가난한 화가 빅토르와 그의 연인 루시는 티격태격하며 지내고 있다. 이들 앞에 500년간 첫사랑을 잊지 못한 채 아름다움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부인과의 결혼생활로 프로이트에게 상담까지 받으러 다니는 폰 쾨즈뇜 백작이 등장한다.
백작은 우연히 본 루시가 자신의 500년 전 첫사랑이라 생각하고 그녀를 꼬드겨 자신의 사랑을 찾고자 한다. 백작은 아름다운 얼굴을 한번이라도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백작의 부인에게 새로운 방법으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있다며 루시의 남자친구 빅터를 소개시켜주지만 그 과정에서 일은 점점 더 꼬여간다. 과연 백작은 자신의 첫사랑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신경쇠약 직전의 뱀파이어>는 500년동안 첫사랑을 잊지 못해 괴로워하는 폰 쾨즈뇜 백작이 자신의 첫사랑과 닮은 루시를 만나면서 새로운 사랑을 쟁취하고자 하는 코믹 스릴러이다. 매일같이 자신의 아름다운 얼굴을 칭송해 달라고 졸라대는 부인과의 결혼생활을 온몸으로 견뎌온 백작. 오죽했으면 뱀파이어가 신경쇠약에 걸려 프로이트 교수에게 심리 상담을 받을까.
영화는 뱀파이어라는 공포스러운 캐릭터를 이용하여 지루한 결혼생활과 중년부부의 관계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보여준다. 의무적으로 부인에게 그녀의 외모에 대한 칭송을 하는 백작의 얼떨떨한 표정은 중년부부의 위기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이다. 더 이상 이 세상에 있고 싶지 않다고 어둠이 싫고 밝은 세상으로 나가가고 싶다고 프로이트 앞에서 되뇌이는 백작의 고백에서도 중년의 남자가 인생에서 멈짓거리며 헤매는 모습이 엿보인다.

폰 쾨즈뇜 백작은 뱀파이어라면 피를 빨고 어둠을 좋아하며 영원한 젊음으로 인간을 지배하려는 욕망으로 가득찬 존재라는 고정관념을 비틀어 새로운 캐릭터로 거듭난 인물이다. 이 지루한 어둠의 터널을 벗어나고 싶다는 뱀파이어 백작. 부인으로부터, 어둠으로부터, 뱀파이어 속성으로부터 일탈을 꿈꾸는 캐릭터이다. 아마도 이런 그에게 첫사랑 루시는 지긋지긋한 부인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한 도피처일지 모른다.
일상의 변화를 꿈꾸며 변화를 시도할 때 중년들에게 필요한 작은 불꽃같은 것. 백작에게 루시는 그런 도화선이다. 중년의 위기를 겪는 한 남자의 심리를 영화는 뱀파이어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이용하여 코믹하게 그려냈다. 게다가 그의 외도를 알고 아내와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몸싸움과 말다툼도 코믹스럽기는 마찬가지. 일탈을 꿈꾸는 뱀파이어 때문에 모든 게 꼬여버린 젊은 연인의 이야기도 영화에 또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뱀파이어의 변신 장면은 뛰어난 색채와 영상미로 표현되었으며 상상을 뛰어넘는 이야기는 단순한 뱀파이어 스릴러를 넘어선 재미를 준다. 첫 시퀀스부터 뛰어난 영상 감각을 선보이며 세련된 특수효과와 비주얼 감각으로 무장된 영화 <신격쇠약직전의 뱀파이어>.
톡톡튀고 위트 넘치는 대사도 이 영화의 코메디 수준을 한 차원 끌어올린다. 제 19회 부산국제영화제 월드프리미어 부문에서 초청 상영된 바 있는 수작 코미디 <신경쇠약 직전의 뱀파이어>! 기존의 뱀파이어 영화와 다른 색다를 재미를 원하는 관객들에게 더없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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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날 코믹스릴러를 원하시는 분께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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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coffeemania4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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