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치기!
パッチギ! , Break Through!, We Shall Overcome Someday , 2004
영화 <박치기>는 1968년 일본의 교토를 배경으로 타국에서 온갖 핍박과 멸시를 당하면서도 돌아가지 못한 재일동포들의 애환을 담음과 동시에 그 속에서 애틋하게 피어나는 재일동포와 일본인의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교토를 촬영지로 삼았는데 CG를 거의 처리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예전 그대로의 모습이 많이 갖고 있었다고 한다.
감독을 비롯한 주연급 배우들은 일본 배우들로 채워졌지만 현실감을 더하기 위해 실제 재일동포들이 다수 참여했다고 한다. 2006년에 열린 일본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우수 작품상과 우수 감독상, 우수 각본상, 신인 배우상(시오야 슌, 사와지리 에리카)을 수상하며 그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교토 히가시고에 다니는 코우스케(시오야 슌)는 같은 학교에 다니는 동급생들에 의해 엉겁결에 조선고급학교 학생들과 싸움에 휘말리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버스까지 파손되면서 이 사실은 학교는 물론 신문 기사에도 실리며 큰 사건으로 번지게 된다. 전쟁은 전쟁으로 맞서야 한다는 선생님의 가르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학교를 대표해 조선고급학교에 친선 축구시합을 신청하게 된다.
평소 겁도 많고 싸움도 못하는지라 학생들의 기에 눌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데, 때마침 어딘가에 들려오는 아름다운 멜로디에 이끌려 자신도 모르게 발걸음을 옮긴다. 발길이 멈춘 그곳에서 얼마전 학교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강자(사와지리 에리카)를 발견하고 플루트를 부는 모습에 홀딱 반하고 만다.
강자를 좋아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사이가 좋지 않은 각자의 소속만으로도 둘은 이뤄지기 힘든 관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좋아한 나머지 코우스케는 강자와 가까워 지기위해 조선어도 배우고 '임진강'이라는 곡도 기타와 연습해 가며 노력한다. 그의 정성이 눈에 보인 것인지 강자는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안성(타카오카 소스케)의 귀국 축하연 자리에 초대 받기에 이른다.
기쁨도 잠시 불의의 사고가 친구 재덕이 세상을 떠난다. 그간 문제가 많았던 히가시고 학생들과의 싸움에 휘말려 숨은 거둔 것인데 이를 두고 재일동포들의 일본인에 대한 안좋은 감정들이 폭발을 하고 그 불똥이 코우스케에게로 튀는데... 코우스케는 이 험난한 난관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
영화를 보고 나면 주인공 강자와 코우스케의 사랑 보다는 아무래도 재일동포의 문제에 관심이 많이 가게된다.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가 없어 타국에 지내면서 어려움은 많이 겪어 살아가는 재일동포들의 모습에 가슴이 찡해진다.
영화를 보고 나서 그와 관련된 여러가지 자료를 찾아 보게 되었다. 영화의 기획의도 라고 할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좋다. 하지만 재일동포를 문제를 다룬 탓일까 조선어를 사용하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외국영화에서 어눌하게 사용하는 한국어가 어제 오늘 일이겠냐만은 좀 더 사실적인 모습을 담기 위해서였을까? 몰입도를 떨어뜨리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이 문제는 개인 의견인것 같아 가볍게 넘어가도 되지 않나 싶다. 영화를 생각하면서 보다 보면 우리의 생각과 다른 장면들이 나오곤 한다. 단순히 재일동포라고 생각했지만 그 당시를 생각 해 봤을 때 남한 보다 북한 이야기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감독과 주연급 배우들이 일본인들로 채워져 있지만 실제로 영화 제작은 조총련 출신의 재일동포 실업가가 해서인지 아무래도 그쪽으로 무게가 많이 실린듯 하다. 한국에서 보는 조총련은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단체가 아니다. 북한의 지원을 받고 그들을 찬양하는 적대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래서 처음에는 좋게 보면서도 사실을 하나 하나 알아갈 때면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우리야 알고 있는 사실이기에 그대로 받아 들이지 않고 생각하면서 볼 수 있지만 일본인이나 다른 사람이 봤을 때는 거짓 정보가 인식될 수 있다. 실제로 영화가 처음 나왔을 때 너무 한쪽으로 편중된 것 아니냐 하는 시각도 많았다. 한국쪽의 협력이나 자문을 받아 보다 객관적인 내용을 전달했다면 하는 아쉬움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사람의 취향이라는 것은 제각각이고 인간의 만든 것이기 때문에 완벽한 것은 없다고 본다. 물론 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 아쉬움도 있지만 이 영화가 굳이 정치적인 색이 들어간 작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도 풀어 나가야 할 문제들이 많지만 한류의 바람도 불면서 지금은 양국간의 사이가 많이 좋아진 편이다.
그렇게 보면 이 작품의 내용은 당시에 좀 처럼 다루기 힘든 문제 였다고 할 수 있다. 영화가 핵심으로 등장하는 노래 '임진강'은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과 꼭 맞다. 노래는 북한과 한국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실제로 감독이 전달하고 했던 바는 한국과 일본이 좀 더 친밀한 관계를 맺었으면 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한다.
서로 싸우지 않고 평화롭게 살면 좋으련만 우리는 늘 전쟁의 연속인 나날을 살아가고 있다. 색안경을 끼고 보면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단순한 영화로서 본다면 우리 동포의 애환과 소망이 담긴 좋은 영화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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