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줄리
Miss Julie , 2014
오늘 내가 리뷰할 영화는 우리 나라의 영화 팬들에게 익숙한 여배우 중 한 명인 리브 울만이 감독을 맡은 영화 <미스 줄리>이다. 그녀는 세계적인 감독으로 손꼽히는 영화 감독 잉마르 베리만의 애인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여배우로서 그의 수 많은 영화에 출연해왔다.
그리고 1994년 영화 <소피>로 감독으로 데뷔했다고 한다. 그녀의 나이를 생각해보면 과연 영화 <미스 줄리>는 그녀의 여배우로서의 삶과 영화 감독으로서 경험했던 모든 것 그리고 그녀의 인생의 모든 경험들이 담겨있는 영화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영화의 주인공인 줄리 역을 맡은 배우는 제시카 차스테인이다. 그녀는 최근 할리우드에서 각광받는 여배우 중 한명으로 이미 2016년 까지 영화 촬영 스케줄이 꽉 차있을 만큼이라고 하니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만하다.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1890년의 아일랜드, 세례 요한 축일을 앞둔 어느날 밤에도 해가지지 않는 백야 축제가 한참이다. 아름답고 우아한 귀족의 딸인 줄리는 축제에서 하인인 존에게 함께 춤을 추기를 명령한다. 존은 자신이 감히 상상할 수 없던 백작의 딸의 관심에 약혼녀인 캐서린을 잊고 그녀에게 그동안 숨겨왔던 연정을 고백하고, 결국 두 사람은 하룻밤을 함께 보내게 된다.
다음 날, 아직까지 사랑의 감정에 젖어있던 줄리는 존과 함께하는 새로운 미래를 꿈꾸지만, 존이 그녀를 신분 상승의 도구로 이용하려고 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결국 둘의 사이는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데...
어떻게 보면 간단한 이 영화 줄거리에서 눈에 들어오는 것은 영화 전반에 결쳐 진행되는 주인공들의 감정묘사이다. 영화의 주인공들의 감정 묘사가 영화의 흐름을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이니 영화를 본 관객들 중에 이 영화에 만족하는 관객들과 실망하는 관객들이 갈리는 것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관객들이 영화 속의 캐릭터들에 얼마나 몰입하느냐에 따라 영화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게 되는 것이다.
이런 영화의 감정 표현은 바로 영화가 짧은 한 사건을 중심으로 진행되게 되고, 저택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24시간 동안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단 세명의 캐릭터만이 영화를 이끌어나가야 하는 제한된 상황에서 배우들의 연기력과 감정 연기를 극대화 시킬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배우들의 연기가 더 중요한 요건이 될 수 있다. 배우들의 연기력과 감독의 연출만으로 영화를 이끌어나가야 하기 때문에 이 조건들이 충분히 받쳐주지 않는 다면 영화는 지루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줄거리만 보면 로맨스 영화이지만 영화 전반에 거쳐 긴장감이 영화를 지배하고 있다고 느껴지는 것이다. 줄리오 존 사이의 미묘한 감정 싸움과 이런 감정들이 충돌하는 것들은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영화를 긴장감 넘치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주인공들의 감정이 왜 이렇게 충돌하고 폭발하는 지에 대한 개연성이 부족한 점은 일부 관객들에게 친절하지 않는 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것이겠지만.
당연한 일이겠지만, 잉마르 베리만과 배우로서 그리고 그의 애인으로 오랜 시간 함께한 탓에 그녀의 연출에는 잉마르 베리만 감독의 느낌이 보인다. 간결한 스토리와 제한된 장소, 특정한 사건에 대한 적은 수의 등장인물이 나와 오가는 감정들을 통해 그녀는 잉마르 베리만의 흔적을 담아 연출하고 있다는 점이 조금 아쉬울 뿐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는 원작에는 존재하지 않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존재한다. 프롤로그에서 소녀는 어머니에 대한 갈망을 표현하고, 이 장면은 에필로그에서 반복되며 영화가 마무리된다. 이런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는 원작에 대한 리브 울만 감독의 또 다른 해석으로서 표현된 것 같다. 영화에서 줄리의 자살은 고요하게 끝이 나고 리브 울만은 어지러운 현실을 벗어나는 길은 오직 죽음 뿐이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 같다.
원작자인 스트린드베리의 소설은 자서전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고 평론가들은 평한다. 이런 원작에 리브 울만 감독의 개인적인 평을 더해 만들어진 이 영화는 어머니에 대한 갈망을 보여준다. 물론 리브 울만 감독의 해석이 정확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우리가 평할 것은 아니지만 주인공 미스 줄리 역의 제시카 차스테인의 연기만큼은 아주 돋보인다고 할 수 있다. 귀족의 딸로서 모순적인 삶, 무기력한 삶을 살지만 자신에 대한 우월감과 독립성을 갖고자 하는 욕망 등 다양한 감정이 복합적으로 표현되는 연기는 그녀의 연기 필모그래피에 대표할 만한 작품을 하나 추가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이 이 영화를 봐야 하는 이유이고, 앞으로 그녀의 연기가 기대되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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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집중해서 등장인물의 감정에 동화되고 싶다면..
인터스텔라 제시카 차스테인 주연 [미스줄리] (자체자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