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앤더슨이 보여주는 ‘첫사랑의 기억’
<로얄테넨바움>, <다즐링 주식회사>로 유명한 웨스앤더슨이 이번에는 사춘기 소년, 소녀의 발칙한 사랑을 주제로한 영화 <문라이즈킹덤>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작에서도 역시 그만의 동화 같은 장면들은 물론이고, 아이들의 사랑 이야기를 웨스앤더슨 식의 코미디로 유쾌하게 풀어냈지요.
<바로 이 애들이 영화의 주인공 ‘수지’와 샘’ 입니다>
부모님을 여의고 양부모에게 까지 버려진 샘은 카키 스카우트 단원입니다. 하지만 샘은 단원들 내에서도 따돌림을 당하는 불쌍한 소년. 어느 날 샘은 수지라는 펜팔 친구를 만나게 됩니다. 수지는 집에서만 지내서 밖에는 나가보지도 못한 외톨이 소녀지요. 둘은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랑을 키우다 결국 둘만이 있을 수 있는 사랑의 보금자리 ‘문라이즈킹덤’을 찾아 나섭니다.
하지만 이 일로 인하여 두 아이가 없어지자 어른들은 아이들을 찾기 위해 온 섬을 뒤지며 고군분투합니다.

<카키 스카우트의 단장 ‘랜디’와 단원들>
샘과 수지를 보자면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줄리엣’이 생각나기 마련이죠. 서로가 견뎌오던 고통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에 샘과 수지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더 서로에게 의존해가며 사랑을 나눕니다. 하지만 그들이 어딜 가든지 그곳은 뉴펜잔스 섬의 손바닥, 즉 어른들의 울타리 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샘과 수지는 서로의 손을 놓지 않습니다.
상황이 더욱 더 샘과 수지를 궁지에 몰리게 할수록 샘과 수지의 사랑은 더 열정적이게 되는 것이죠.

<뉴펜잔스 섬의 ‘어른들’>
<문라이즈킹덤>에서 아이들의 모습은 영화 속 어른들 보다 더 어른스럽습니다. 샘과 수지는 각자의 고민, 고통을 꿏꿏하게 견디며 살아와서 그런지, 두 아이는 세상을 통달하는 태도를 가지고 서로를 보듬어줍니다. 하지만, 아이는 아이인지라 서투른 키스나 스킨십을 보자면, 그 발칙한 모습에서는 귀여움과 안타까움이 동시에 느껴지는 아이러니함을 알 수 있죠. 그에 비해 어른들은 어린 아이들같이 보입니다. 사랑을 찾아 떠난 샘과 수지가 파놓은 함정에 걸리지 않나 허둥지둥 대는 모습을 보면 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스타 ‘조연’ 배우들의 향연>
사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주연보다는 조연 배우들 덕분에 더 익숙한 영화입니다.
<다이하드>의 브루스윌리스, <파이트클럽>의 에드워드 노튼, 틸다스윈, 그리고 빌 머레이 같은 친숙한 스타 ‘조연’들이 보여주는 색다른 모습들의 향연은 보는 이로 하여금 소소한 재미를 부여합니다.

<동화 같은 풍경과 발칙한 스토리의 조화>
영화의 스틸컷을 쭉 훑어보시면 아시겠지만, <문라이즈킹덤>은 마치 동화를 보듯,
엷게 색칠된 수채화를 보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독특한 미장센을 가지고 있죠.
정확하게 대칭을 이루는 구조하며,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 것처럼 영화가 94분동안 풍겨내는 복고풍의 냄새는 어느새 우리들만이 기억할 수 있는 어린 시절의 추억에 흠뻑 빠져들게합니다.
이미 웨스앤더슨 감독의 <판타스틱 Mr. 폭스> 에서도 보였던 복고풍의 소재들은 잠자던 추억의 기억들을 자극시켜주죠.

<샘과 수지의 이야기는 계속… 될까요?>
<문라이즈킹덤>은 단순한 어린 아이들의 사랑 이야기를 넘어서 상처받은 이들의 사랑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어린아이나 어른들이나 상관없이 우리 모두 마음 속에는 각자 최소 하나의 고민들을 가지고 있죠. 그리고 우리는 자신과 비슷한 문제를 가진 사람을 만나게 되면 서로에게 동질감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마음 속에 상처를 가진 당신, 힐링이 필요한 당신, 그리고 사랑과 화합이 필요한 당신. 이 영화 <문라이즈킹덤>을 보시기 바랍니다.
개인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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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첫 사랑을 떠올리고 싶으신 분, 동화같은 영화를 찾는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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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박진용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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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라는 거창한 테마 앨범이 있다면 <로얄 테넌바움>은 메인 테마곡입니다.' 우스꽝스럽지만 논리도 철학도 통하지 않는 웨스 앤더슨 왕국에서는 이런 도입도 허용될 것 같다. 웨스 앤더슨의 영화를 앞에 두면 고민이 쌓인다. 과연 어떤 장르에 넣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다. 가족영화, 코미디 영화, 성장 영화, 어떤 카테고리에 넣어도 모자라거나 부적절하다. 테두리 밖으로 튀어나와 버리는 요상한 공기는 웨스 앤더슨이라는 장르 속에 넣어야 비로소 안심이 된다. <문라이즈 킹덤> 또한 성장영화 언저리를 맴돌다 그냥 웨스 앤더슨 영화에 정착하기로 했다.1964년 여름 노아의 방주 학예회 공연장, 까마귀 소녀를 본 고아 소년은 한 눈에 반한다. 외롭고 상처받은 짐승은 서로를 알아보는 법. 시대가 시대인 만큼 핸드폰 번호 대신 집 주소를 교환한 소년 소녀는 그로부터 일년간 애달픈 연애편지를 주고받는다. 연애편지라고 해봤자 부모님이 얼마나 답답한지, 위탁 가정 형들이 얼마나 고약한지를 경쟁하는 기록이지만 그럴수록 둘은 더 밀착되어 간다. 결국 사랑의 도피를 감행하고 떠난 지 나흘 만에 싱겁게 붙잡히면서 철없는 가출은 실패로 끝난다. 불장난이 되어버린 사랑의 도피 행각은 고아 소년 샘(자레드 길먼)이 위탁 가정으로부터 폐기되는 후폭풍을 몰고 온다. 샘과 수지(카라 헤이워드)는 두 번째 가출 작전을 감행하고, 이번에는 캠프 동지들까지 합세한다. 탈출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성공해도 문제, 실패해도 문제인 사랑스러운 탈출 작전은 갑작스런 폭풍우로 난관에 봉착한다.할리우드 인디 프린스, 웨스 앤더슨의 일곱 번째 장편 <문라이즈 킹덤>은 열두 살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다. 사랑의 도피를 떠나버린 철없는 아이들의 불장난은 평화로운 섬에 카오스를 가져온다. 아이들의 부모와 보호자격인 캠프 대장, 캠프 대원들, 경찰까지 대동된 구출 작전은 사랑의 도피라는 탈을 쓰고 두 이야기를 오간다. 소년 소녀가 풍기는 소꿉장난 같은 로맨스와 추격 작전을 벌이는 그 외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다. 우리에겐 문제아들의 가출처럼 보이는 도피는 열두 살 당사자들에게 운명이다. 책, 레코드, 캠핑에 전혀 도움 되지 않는 물건들만 잔뜩 챙겨온 수지와 야영과 은닉을 하기에 완벽한 캠핑을 구사하는 샘, 아직 금성과 화성으로 떠나지 않은 소년 소녀는 소울 메이트가 되어 서로의 다름도 사랑한다.웨스 앤더슨 월드란 애초에 철학과 논리, 드라마투르기 시나리오 작법 따위가 문제가 되지 않는 이상한 나라다. 잔망스럽고 말도 안 되지만 끌리는 마성의 세계랄까. 영화는 초당 24프레임의 영상 중 어느 화면을 정지시켜도 완전해지는 상하좌우 대칭의 회화를 구사한다. 회화적인 영화를 구성하는 캐릭터들도 도식을 완성하면서 묘한 유머를 풍긴다. 웨스 앤더슨이 사랑받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강박적일 정도로 정갈한 화면 속에서 움직이는 가련한 인물들은 버스터 키튼식 애처로운 코미디를 환기시킨다. <바틀 로켓>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 <로얄 테넌바움> <다즐링 주식회사>로 이어지는 잔망스럽고도 사랑스러운 연대기는 한결 같이 초호화 블록버스터급 배우들을 대동하고 소심하고도 미시적인 세계를 그려버린다. 장난기가 덕지덕지 묻어나는 캐릭터와 대사, 시종일관 구조를 벗어나지 않는 화면 구성까지. <문라이즈 킹덤>은 인류가 사랑을 이야기할 때 대동하는 온갖 거추장스러운 것을 배제한 사랑의 원형이자 씨앗을 심는다. 일찍이 가져보지 못한, 앞으로도 가질 수 없는 로맨스이자 (고약한)동화다. 이왕 말이 안 되게 시작한 글이니 마지막도 장난스러운 헌사로 맺는다. 영화계에서 사랑스러움을 겨루는 몽드 셀렉션이 있다면 그랑프리는 웨스 앤더슨이다.
2013년 1월 29일 화요일 | 글_양현주 (siwoorain@movi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