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 인 골드
Woman in Gold , 2015
<우먼 인 골드>는 실화를 토대로 만든 영화로 짜임새 있는 이야기가 몰입도 높게 전개된다. 실제로 마리아 알트만은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 나치에게 쫓겨 미국으로 건너오면서, 그녀는 사랑하는 가족, 집, 지난날의 추억 등 모든 것을 버려야했다.
그림을 통해 그녀가 찾으려는 것은 무엇일까?
영화에서 마리아가 찾으려고 하는 것은 숙모 아델레를 모델로 그린 그림이다. 이 그림은 ‘우먼 인 골드’로 불리며 유명 화가 클림트가 그렸다. 나치에게 점령을 당하던 그 시절, 마리아네 가족들은 모든 걸 빼앗긴다. 그림은 물론 집과 재산 하나도 남김없이 말이다. 나치에게 빼앗겼던 그림은 다시 오스트리아 정부에 넘어가고, 그녀는 그림을 찾기 위해 지루한 법정싸움을 이어나간다.
그녀가 개인의 그림을 찾는 데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개인의 그림이지만 암울한 역사와 맞물려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림을 찾는 동안 나치가 유대인을 학살하고 그들의 재산권과 인권을 박탈하는 등 그들의 행적이 고스란히 영화에 담겼다.
또한 오스트리아인이라도 나치가 유대인을 학살할 때 그들 중에는 나치를 반기는 이들도 분명 있었다. <우먼 인 골드>는 개인이 국가를 상대로 그림을 찾는 이야기지만, 역사의 한 부분을 인지하고, 다시 한 번 암울한 역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반성할 시간을 갖게끔 해준다.
너무나 닮은 우리의 암울한 역사
나치가 유대인을 학살하고 많은 문화재를 빼앗았듯 우리도 일본치하에 있으며 많은 학대를 당하고 문화재를 빼앗겼다. 지금 독일은 과거사를 청산하기 위해 그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하고 있지만, 일본은 여전히 위안부 문제 등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왜곡하고 은폐하기에 바쁘다.
심지어 일본 메이지시대의 산업시설들인 야하타제철소, 나가사키 조선소(미쓰비시 중공업) 등 현재 가동 중인 시설과 미쓰비시 해저 탄광이 있던 하시마등 총 23개 시설의 문화유산등재를 신청하는 등 파렴치한 행보를 걷고 있다. 이들 중 7개 시설이 조선이들이 강제 징용되어 노역한 장소라 한국인에게는 피의 역사유산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유대인 학살은 현재 유대인이 갖는 국제력 영향력 때문인지 국제사회에서 크게 인식하고 있지만, 일본이 우리에게 저지른 만행은 국제사회에서 거의 이슈가 되지 못하고 있어 영화를 보며 안타까운 생각마저 들었다.
법정 장르가 주는 매력 포인트
실화가 주는 감동은 여느 영화와 다르다. <우먼 인 골드>는 실화가 주는 감동에 법적 드라마의 장르를 더해 흥미와 긴장감을 높였다. 개인이 국가를 상대로 하는 소송은 우리가 상상하기도 힘들기도 하며, 누가 옮고 그른지를 가려야 하기 때문에 더 흥미롭게 다가온다.
<우먼 인 골드>는 개인이 국가를 상대로 개인의 재산권을 지킬 수 있다는 걸 증명해내며 우리에게 통쾌하고 짜릿함을 선사한다. 현실에선 불가능 할 것 같은 것을 ‘정의’와 ‘용기’란 이름으로 말이다.
어깨에 힘을 뺀 라이언 레이놀즈, 헬렌 미렌과 케미 굿!
헬렌 미렌의 연기력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근육질 액션 스타 라이엔 레이놀즈가 어깨에 힘을 빼고 돌아왔다. 특히 두 사람이 초반에 티격태격 하다 서로의 아픔을 느끼고 공감하며 함께 나아가는 모습이 정말 잘 어울렸다.
또한 시크한 듯 내 던지듯 뱉는 헬렌 미렌의 대사가 귀에 착 안겼다. 미국의 법정에서 오스트리아 관계자가 “이런 여기서 다시 뵙는군요. 안 그래도 디즈니랜드에 오는 게 소원이었는데 일석이조가 되겠군요.” 법정에서 이긴 후 헬렌 미렌이 “디즈니랜드가 소원이셨다니 잘 놀다 가세요.”
우먼 인 골드 그 이후의 이야기
마리아는 나치에게 빼앗긴 그림을 68년 만에 되찾았으며 마리아의 요청에 따라 뉴욕 NEUE 미술관에서 영구적으로 전시되고 있다. 마리아는 이후에도 같은 집에서 살고 그녀의 가게에서 일했으며 그림을 판매한 수익금을 친척들과 로스엔젤레스 오페라를 포함한 많은 자선단체에 기증했다. 그녀는 2011년 9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또한 우먼 인 골드 초상화는 로날드 라우더가 1억3천5백만불에 취득했으며 변호사 랜디는 마리아 사건에서 번 돈으로 개인 법률회사를 차려 미술품 반환 전문가로 일한다. 또한 그는 홀로코스트 기념관으로 사용될 새 빌딩을 구입하기도 했다.
<우먼 인 골드>는 아픔을 간직한 개인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아픈 역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제 우리도 마리아처럼 과거청산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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