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구두를 사야해
新しい靴を買わなくちゃ , I Have To Buy New Shoes , 2012

영화 <새 구두를 사야해>는 멜로 드라마의 거장 '이와이 슌지'가 제작을, 일본 최고의 드라마 작가로 꼽히는 '기타가와 에리코'가 감독을 맡았다. 이미 개봉 5년전 부터 기획된 작품이었지만 감독과 주연배우들의 스케줄 문제로 인해 제작이 미뤄지면서 '이와이 슌지'와 '기타가와 에리코'가 또 한번 합작을 한 <하프웨이>가 먼저 개봉을 하게 된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멜로영화의 명작 <러브레터>의 히로인 '나카야마 미호'가 주연을 맡았고, 국내에서는 일본의 강동원이라 불릴 정도의 외모와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무카이 오사무'가 상대배우로 호흡을 맞췄다.

사진작가인 '센(무카이 오사무)'은 이유도 모른체 동생을 따라 프랑스로 여행을 오게 된다. 어릴적부터 큰 행사가 있으면 늘 오빠를 데리고 다니던 동생이었기에 이번에도 자의반 타의반 어쩔 수 없이 따라오게 되었다. 그러나 동생은 개인사의 이유로 오빠를 시내 한복판에 홀로 남겨둔체 도망쳐 버린다.
덩그러니 남겨진 센은 프랑스 여행이 처음인지라 모든 것이 낯설고 이 상황이 당황스럽기만 하다. 그러던 와중에 길을 지나던 일본인들을 위한 지역신문의 에디터로 일하고 있는 '아오이(나카야마 미호)'와 마주치게 되는데, 센이 떨어뜨린 여권을 아오이가 실수로 밟은 것이다. 설상가상 아오이의 구두 굽이 부러지고 두 사람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이 된다.

어색한 첫 만남을 뒤로 하고 의도치 않게 두 사람은 또 다시 만나게 되는데, 홀로 남겨졌던 센이 자신이 머물 호텔을 찾지 못해 아오이에게 도움을 청한 것이다. 자신을 돕기 위해 직접 호텔까지 안내해 주고 센은 저녁 식사 대접을 하며 고마움을 표시한다. 연이은 만남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이야기를 하나씩 꺼내기 시작하며 점차 호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한편 동생 '스즈메(키리타니 미레이)'가 오빠를 버리고 곧장 향한 곳은 연인 '칸고'의 집이었다. 프랑스에서 유학 중인 그를 만나기 위함이었는다. 오랜만에 행복한 시간을 보낼 줄만 알았던 칸고는 뜻밖의 상황에 갈등을 하는데, 더 이상 그를 기다릴 수 없었던 스즈메가 청혼을 해 온 것이다. 자신의 꿈과 둘의 행복 앞에 고뇌에 빠진 칸고는 어쩔 줄 모르는데... 프랑스에서 펼쳐진 네 남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여행지에서의 로맨스라는 로망!
여행지에서 뜻밖의 인연을 만난다? 여행지에서의 로맨스는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가져봤을 로망 중의 하나 일 것이다. 무언가 처음 경험하는 것이라면 걱정이 있을 수도 있고 기대감이 들 수도 있다. 그런면에서 역시 여행이라는 단어는 걱정 보다는 기대감이 훨씬 더 큰게 사실이다.
새로움이라는 낯선 공간에서 새로운 인연을 맺는다는건 기존에 자신이 갖고 있던 단순한 기대감을 가슴 떨리는 설레임으로 바꿔주기도 한다. 영화는 사람들이 단순히 꿈만 꾸고 있던 로망을 영화속에 담아내 대리만족이라는 효과를 가져왔다. 하나의 논픽션인 영화이기는 하지만 영화는 극적인 반전이나 큰 감동을 불러오기 보다는 차분함은 유지한채 잔잔한 설레임을 지속적으로 가져가려 했다.

격정적인 사랑을 표현하기 보다는 우리가 무언가를 처음 시작하듯, 첫 여행지에서 느끼는 감정처럼 기쁘지만 과하지 않게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두 사람의 대화에서도 특별한 것은 없다. 동생이 자신을 부적처럼 데리고 다니게 된 계기나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 등 같은 경험을 한 것은 아니지만 누구나 갖고 있는 자신의 스토리들이다.
늘 남의 이야기만 듣던 아오이가 어렵게 자신의 인생사를 꺼낸 부분이 두 사람을 이어주는 결정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렇게 큰 효과 없이도 두 사람의 미묘한 감정과 관객들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집중할 수 있게끔 유도하였다. 아쉬움과 행복이 교차하는 마지막 부분이 있지만 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는 큰 극적 효과 없이도 처음부터 끝까지 설레이는 감정을 느끼게 함과 동시에 집중을 흐트러지지 않게 했던 의외의 차분함이라고 할 수 있다.

힐링이라는 보너스가 있는 영화!
멜로의 성격을 갖고 있는 영화이기는 하나 격정적이거나 큰 감동을 주는 영화는 아니다. 다만 처음 시작하는 남녀가 갖는 설레임이라는 기대감과 나를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영화이기에는 적당하지 않을까 한다. 로맨스에만 너무 치우치기 보다는 그 속에서는 나를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를 갖기도 한다.
한 번 부러졌던 구두를 습관처럼 매일 신던 아오이는 자신의 말대로 정체되어 있는 삶을 살고 있었다. 자신이 사랑하던 아들의 죽음으로 삶의 의욕을 잃고 과거의 삶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센이 선물한 새 구두는 아오이 힘들어 하던 지난 삶에서 벗어나게끔 하는 계기, 심경의 변화가 아닐까 한다.

결말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없지만 이 영화는 요즘 흔히 말하는 썸같은 영화이다. 행복한 결말을 꿈꾸는 우리들이지만 단순히 생각하는 로망은 내가 그곳에 가 있는 동안에만 느낄 수 있는 행복일지도 모른다.
영화를 보는 내내 설레임이 가득한 영화이고 그 뒤로 펼쳐진 프랑스라는 나라의 풍경과 잔잔히 흘러나오는 배경음악이 그곳에 빠져들게 만든다. 두 사람의 호흡 이외에도 파리 올로케이션을 통해 볼 수 있는 그곳의 풍경 또한 영화가 주는 소소한 재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