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와 앨리스 : 살인사건
花とアリス殺人事件 , The Case of Hana & Alice , 2015
일본 멜로 영화하면 '이와이 슌지' 감독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다. 신작 <하나와 앨리스 : 살인사건>는 '이와이 슌지'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인 <하나와 앨리스>를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10년만에 재탄생 시킨 작품이다.
영화 감독으로서 영화가 아닌 첫 장편 애니메이션에 도전하게 되었는데, 전작에서 이야기 하지 못했던 두 사람의 첫 만남과 숨은 뒷이야기를 밝히는 프리퀄 작품이다. '이와이 슌지'감독의 뮤즈인 '아오이 유우'를 비롯 작품 속 단짝 친구로 나온 '스즈키 안'과 발레 선생님 역을 맡았던 '키무라 티에' 등 전편의 출연진이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춰 같은 듯 다른 듯 그때의 감동을 다시 한번 선사한다.
아빠와 따로 사는 엄마를 따라 시골로 이사를 오게 된 테츠코(아리스가와 테츠코라는 이름에서 전편에서는 앨리스라고 많이 불려졌지만 새로운 이야기에서는 처음이라는 느낌 때문인지 테츠코라는 이름이 더 많이 불려진다.). 이사 온 첫날, 새로온 곳에 대한 들뜬 마음도 잠시 자신의 집을 몰래 홈쳐 보는 옆집 아이 때문에 심기가 불편하다.
테츠코는 집근처에 있는 이시노모리 중학교로 전학을 오게 됐지만 왕따를 당하는 듯한 느낌에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다. 그러나 어린나이임에도 산전수전을 다 겪은 테츠코라 이정도로 의기소침해 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학교에서 예전 다니던 발레 학원의 동급생이었던 후코를 만나게 된다. 후코와 함께 우연치 않게 들른 발레 학원에서 테츠코는 집안 사정으로 그만 두었던 발레의 꿈을 다시 키우는 계기를 만든다.
한편 첫날부터 꺼림척했던 이 학교, 그것도 테츠코가 있는 교실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는 무서운 소문을 듣게 된다. 살해당한 학생의 이름은 유다, 살해를 한 사람도 유다. 실체가 없는 소문에 이해할 수 없는 소문들에 테츠코는 기분이 좋지 않지만 이해 할 수 없는 이야기에 찜찜하기만 하다.
게다가 거기에는 꽃의 저택이라 불리는 곳에 사는 소녀가 이 사건에 연관이 되어 있다는 말을 전해 듣게 되는데, 꽃의 저택은 테츠코의 옆집으로 자신의 집을 몰래 훔쳐 보던 의문의 소녀가 사는 집이다. 테츠코는 자신의 집에서 나온 유다라는 이름의 시험지도 그렇고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의문의 소녀가 살고 있는 꽃의 저택을 직접 가보기로 하는데... 도대체 유다라는 학생은 누구이며, 테츠코는 살인사건의 실마를 해결할 수 있을까?
같은 듯 다른 전편의 느낌 그대로
가슴 절절한 일본 특유의 일본 멜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믿고 보는 영화가 '이와이 슌지'감독의 작품 일 것이다. 전편인 <하나와 앨리스> 그 시절 순수했던 소녀들의 첫사랑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우정을 담아 잔잔하면서 아름다운 영상을 담아내 호평을 받은바 있다.
이번 작품이 전작의 프리퀄이라는 설명을 듣기 전에 제목만 봤을 때 얼마전 개봉한 <백성공주 살인사건>처럼 미스터리 영화가 아닐까 하는 호기심을 갖았던 사람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아쉬울 수도 있지만 전편에서 담아내지 못했던 숨은 뒷이야기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흥밋거리를 제공한다.
<하나와 앨리스>가 개봉한 이후 감독은 이전 이야기에 대해 늘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것이 애니메이션으로 탄생되었는데, 먼저 녹음한 후 그림을 그리는 프레스코 기법을 사용하였고, 그만큼 작업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렸다고 한다.
하나와 앨리스가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다른 의미의 탄생 이야기라는 점에서 새로운 내용이 추가가 되지만 애니메이션을 보면서도 그 분위기나 느낌이 어색하다는 느낌이 크지 않다. 전편과 후편의 애니메이션 속 시간차가 크지 않은 것도 있을 수 있지만 소녀들의 사랑과 우정이라는 순수한 모습의 공통 분모들이 존재하고 뒤에서도 얘기하겠지만 낯설지 않는 장면과 배경들이 전편의 감동을 그대로 가져오는 효과를 봤다고 할 수 있다.
전편과 비교하는 또 다른 재미
어떻게 보면 같은 듯 다른 느낌이 이 애니메이션이 주는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한다. 분명 전작의 프리퀄작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고 영화를 애니메이션화 했다는 점과 이야기가 흘러가게 만드는 주된 내용이 다르지만 서로 다른 두 작품이 이어지게끔 많은 노력을 한 것이 중간중간에 묻어 난다.
애니메이션을 처음 접했다는 생소할 수 있지만 전편을 본 사람들이라면 어색하지 않다는 느낌을 자주 받을지도 모른다. 실제 출연했던 인물들의 상세한 묘사부터 사진 속 테츠코와 아버지가 신사를 둘러 보는 장면 등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일종 장치같은 역할을 하는 장면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전작 개봉 이후 '이와이 슌지' 감독은 끊임없이 미처 못다한 이야기를 표현하는 상상을 했었다.
<하나와 앨리스>의 두 주인공인 '아오이 유우'와 '스즈키 안'이 여전히 동안의 외모를 자랑하지만 10년이라는 큰 시간차를 두고, 그 이후의 이야기가 아닌 두 사람의 친해지는 모습을 담은 이전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에는 무리라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생각해낸 아이디어가 애니메이션이었고, 그만큼 연출부터 음악까지 1인 4역을 소화해 내며 많은 공을 들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유명한 감독이지만 새로운 분야이기 때문에 자신에게는 큰 도전이었을 것이다. 작품 곳곳에 감독의 노력이 보이는 작품이고 평소 그가 지향하던 소소하지만 가슴에 와닿는 영화를 이번에도 잘 녹이지 않았나 한다. 점점 나이가 들고 세상을 배우면서 순수함이 사라지게 되는데, 순수했던 모습을 다시 상기시켜주는 작품이 바로 <하나와 앨리스 : 살인사건>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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