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바드>가 주는 메시지는 명료하다. 자신이 진심으로 원하는 일을 하는 것에 '늦음'이란 없다는 것. 60살이 다 되어가도록 성정체성을 숨기고 따분한 직장을 성실히 다니며 동상이몽 아내와 그럭저럭 잘 살아낸 놀란은 거리에서 레오를 만난다. 주체할 수 없는 욕망으로 섹스에 탐닉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얘기하고 보는 것만으로도 설레임을 안겨주는 존재는 놀란으로 하여금 더 이상 자신을 감추는 삶을 살수 없게 만든다. 그렇다고 <블러바드>가 동성애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영화는 아니다. 영화의 주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드러내고자 선택한 소재라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안정 궤도에서 벗어나게 하는 동인이다. 진정한 나를 찾는 삶. 그러나 여기에서 묻고 싶다. 놀란의 아내 조이처럼 말이다. 한 사람의 ‘자아찾기’가 다른 사람의 상실이 되지는 않는가?, 지금까지 쌓아온 삶은 온전히 자신의 것인가?. 이런 물음을 뒤로 하는 영화의 태도는 좀 아쉽지만, 처음 겪는 감정에 대한 혼란과 기쁨, 회한과 설레임, 자책과 분노 등 상반된 다양한 감정을 완벽하게 표현한 로빈 윌리엄스의 연기는 정말이지 감동적이다. .
2015년 8월 6일 목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young@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