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사진
戀愛寫眞: Collage Of Our Life , 2003

드라마 '트릭'시리즈를 연출한 방송 프로듀서이자 영화 감독인 '츠츠미 유키히코'가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 당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던 '히로스에 료코'의 출연으로 큰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어린나이에 데뷔하여 우리에게도 잘 열리진 영화 <철도원>, <비밀> 등에 출연하며 일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거느리기도 했다.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가 만들어지는 대부분의 경우와 달리 영화 개봉 이후 소설로 만들어진 특이한 케이스이다. 소설가 '이치카와 타쿠지'가 영화를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아 <연애사진 또하나의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새로운 소설을 발간하였고 이는 곧 영화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의 원작이 되었다.

프로 카메라맨를 꿈꾸는 아마추어 사진작가 '마코토(마츠다 류헤이)'. 자신의 작품에 클레임을 건 클라이언트와 싸우는 바람에 직장에서 쫓겨난다. 힘없이 돌아온 집에서 낯선 편지 한 통을 받는데, 3년전 헤어진 연인 '시즈루(히로스에 료코)'가 보낸 것이다.
마코토와 헤어진 후 홀로 뉴욕으로 떠나 사진을 찍으며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고 있단다. 그러면서 자신의 개인전에 마코토를 초대한 것인데, 그는 순간 안좋은 기억이 떠올랐던 것일까 이성을 잃고 온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버린다. 마코토가 시즈루를 처음 본 것은 4년전 대학교에서다. 우연한 만남이었지만 낯설지가 않았다. 자신과 비슷하면서도 남들과는 다른 독특한 그녀를 보며 애틋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둘은 늘 함께 다니며 사진이라는 공통 관심사로 하나가 되어 사진 공모전까지 같이 참여하게 된다.

그리고 얼마가 지났을까 공모전 결과 발표 이후 마코토의 기분은 좋지 않다. 프로 사진작가를 꿈꾸며 늘 사진 찍는 일에 매진했던 자신과 달리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즈루가 단번에 당선이 된것을 보며 괜한 열등감에 사로 잡힌다. 이 일로 인해 둘은 심하게 다투게 되고 각자의 길을 걷기로 하고 그렇게 이별을 맞이한다.
몇년 후 대학 동창회에서 만난 친구로부터 1년전 시즈루가 죽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듣게 되고, 마코토는 이 상황이 믿기지가 않는다. 분명 얼마전 직접 편지도 받았것만... 뭔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느낀 마코토는 시즈루의 행방을 확인하기 위해 급히 뉴욕행 비행기에 몸을 실른다. 아프지만 소중했던 사랑의 기억! 과연 마토코는 그토록 찾아 헤매던 스즈루를 만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봤을 때 이 영화는 볼거리는 스토리보다는 비주얼이 아닐까 한다. 우선 배우들만 놓고 봐도 그 면면이 화려하다. 당시 최전성기를 구가하며 모든 남성들의 로망이었던 '히로스에 료코', 일본 영화계를 대표했던 '마츠다 유사쿠'와 일본 국민배우' 마츠다 미유키'의 아들인 '마츠다 류헤이'의 출연만으로도 일단 큰화제를 모았다.
히로스에 료코같은 경우 청순한 외모에 귀여운 모습들로 많은 남성들의 지지를 받았으며 <철도원>, <비밀> 등에서도 열연을 하며 배우로서도 인정을 받았다. 상대 배우이자 극을 이끌어 가는 마코토 역의 마츠다 류헤이는 일본의 연기파 배우이자 80년대 일본에서 최고로 뽑히는 배우 중 1명이었던 마츠다 유사쿠의 아들로 데뷔 전부터 화제가 되었다. 마츠다 유사쿠는 일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혼혈 출신임에도 인정을 받았던 대단한 배우였다.

영화는 사진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화면 구성이나 촬영 기법에서도 신선함을 준다.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것은 역시나 대사. 주인공 마코토는 일본에서 태어났고 해외에서 거주 경험이 없다. 그러나 일본어 만큼이나 영어를 많이 사용한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아는 원어민 발음이나 아닌 일본 특유의 영어 발음탓에 거슬릴 수도 있지만 어쨌든 일본들과 함께 있어도 영어를 사용하는 모습에서 마코토의 독특한 성격을 알 수 있다. 영화를 보다 보면 중간중간에 화면이 느려지는 슬로우 모션을 종종 나오곤 한다. 마코토와 시즈루가 첫만남을 갖는 장면을 보면 떨어진 귤을 시즈루가 마코토를 향해 세게 던지는데, 귤은 하염없이 느리게 느리게 마코토의 손에 정확히 들어간다.

그 짧은 순간 마코토는 시즈루를 보면서 묘한 감정을 느끼는데 짧지만 강렬했던 순간에 마코토가 느꼈을 감정을 보다 진하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영화의 주제가 주제인 만큼 사진과 관련한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전문 사진작가가 참여한 것이겠지만 주인공들이 찍어내는 한장 한장의 예술작품들과 반전이 된 듯 사람이 거꾸로 서 있는 듯한 모습, 실제로 사진이 살아 있는 듯한 생동감을 표현하기 위한 효과 등 영화를 몰입 할 수 밖에 없이 만드는 매력을 갖고 있다. 여러가지의 장점을 갖고 있는 영화이지만 아쉽도 많이 남는 영화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느낄지 모르겠지만 두 사람이 헤어지는 중반부까지만 해도 영화의 몰입도 높다. 그러나 그 이후 벌어진 상황을 보면서 감독이 두명인가 하는 착각을 할 정도로 반전 아닌 반전을 갖고 있는 영화이다.

멜로라는 영화에서 시작은 좋다. 그러나 처음의 생각과 달리 생존이 불확한 옛 여인의 흔적을 찾아 다니는 미스터리가 되었다가 주인공이 위험에 빠지게 되는 액션이 되었다 조금 과장되게 말하면 여러 장르를 왔다 갔다 하며 조금은 혼란스럽게 만들지 않나 하고 생각해 본다.
그렇게 찾아 헤매던 옛 여인의 미스터리한 비밀을 알게 되고 결국 마지막에 우연한 계기로 주인공은 프로 사진작가가 된다는 마무리 어딘가 찝찝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처음에 보여주던 생동감과 감성적인 모습들과 달리 아쉬운 마무리로 인해 어딘가 부족해 보이긴 하지만 일본 영화만이 갖고 있는 감성과 아름다운 영상미는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