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본사 발령을 앞두고, 연우(엄정화)는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를 당한다. 생사의 위기에 놓인 연우 앞에 나타난 수상한 남자 ‘이소장’(김상호), 그는 한 달간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면 다시 원래의 삶으로 돌려 보내주겠다고 제안한다.
하지만 제안을 수락한 그녀에게 찾아온 건 지나치게 자상한 남편과 애 둘 딸린 아줌마의 전쟁 같은 일상! 연우는 청천벽력 같은 인생반전으로 패닉에 빠지고, 남편 ‘성환’(송승헌)과 아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변해버린 아내, 엄마로 인해 당황하기 시작하는데…!
딱 한달, 완벽하게 숨겨야만 하는 그녀의 반전 라이프가 시작된다!
* 출연진의 다른영화 :
예고영상
미쓰 와이프 Wonderful Nightmare , 2015
엄정화는 다작 배우 같으면서도 영리하게 작품을 고르는, 작품을 잘 아는 배우이다. 작품을 잘 안다는 말은 자신의 연륜과 세월에 맞춰 작품 선택을 잘 하고 또 자연스럽다는 뜻이다. 나이 꽉 찬 미혼에 결혼에 대해서 우왕좌왕하다가 결혼이라는 ‘미친 짓’에 수긍하는 영화 <결혼은 미친짓이다>는 엄정화의 멜로 로맨스 영화의 시초이며 강렬한 이미지를 분사했다.
여우같으면서도 순종적이면서 자유 분방한 여자. 그 도회적 이미지가 정착되는가 싶었지만 <오로라 공주>나 <호로비츠를 위하여>를 통해서 로맨스 뿐 아니라 특색있는 여배우의 아우라를 입었다. 특히 <호로비츠를 위하여>는 엄정화가 어머니로, 모성애를 그리는 여배우로 진출하는데 교두보 역할을 하는 영화라 볼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어머니 역을 한다는 것은 여배우에게 슬픈 일이거나 아름다운 일이거나 둘 중 하나로 접근되는데, 엄정화는 그 줄타기를 매우 잘 했다. 아직 미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엄마 역할은 자연스럽고 역시 뇌리에 남는 이미지를 선사한다.
<베스트셀러>, <마마>에 이어 <댄싱퀸>과 <몽타주>는 엄정화 주연 영화의 맥을 같이 하는 스토리 있는 스릴러이면서 모성애가 담겨 있는 코미디들이다. 나이가 들수록 그녀의 관록은 더 해가고 어머니역이 아니더라도 그녀는 충분히 자유분방하다. 그런 면에서 이번 영화 <미쓰 와이프>는 미혼녀와 유부녀 사이의 간극을 딱 엄정화가 하면 좋을 영화, 엄정화이기에 납득이 가는 영화로 보여진다.
세련된 외모와 섹시한 지성을 겸비하여 높은 승소율을 자랑하는 변호사 이연우(엄정화). 넘볼 수 없는 법조 경력과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결혼이란 자신에게 백해무익하다며 생각조차 하지 않는 이기적인 싱글이다. 그런 연우에게 갑작스런 교통사고가 나고 생사의 갈림길에서 위태로운 그녀에게 생사의 갈림길을 정하는 회사 같은 곳의 이소장(김상호)가 나타나 다른 사람의 삶을 한달간 살아준다면 연우의 남은 생을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죽음 앞에서 선택하고 말고 할 것 없이 제안을 승낙한 연우. 그리고 달라진 인생은 바로 구청 공무원 남편과 딸과 아들이 있는 부시시한 아줌마 가정주부. 동네의 수다스러운 아줌마들 사이에서 알바까지 뛰어야 하는 입장이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대신 해서 사는 것이 어디 쉬운가. 연우는 변호사였던 자신의 본업을 잊지 않고 지금 현실에도 적용하다가 여기저기에서 마찰을 일으키고 좌충우돌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에 대한 본질, 가정 생활에 대한 유쾌한 자각을 하게 되면서(연우는 어려서 부모님을 모두 잃고 혼자 억척으로 살아와 성공한 케이스이다.) 따뜻한 가족애와 인간미를 획득하게 된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보고 싶은 욕망, 상상은 곧 영화적 소재로 많이 차용된다. 지금 나의 인생이 고루해서, 혹은 너무 변화없어서 드라마 속 주인공이나 만화 속의 캐릭터로 분해서 살아보고 싶은 마음. 그런 욕구를 대변하는 영화는 종종 있어왔다. 개봉한지 오래되지 않은 <수상한 그녀가 있고, 멀리는 <크리스마스 캐롤>, <패밀리 맨>이 있다. 그런데 이런 반전 상황극들의 결과는 결국 가족애와 인간의 정을 되찾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마치 그것이 통과의례의 정석처럼 말이다.
그런 당연한 결과를 예상하면서 코믹스러운 이런 영화에 기대하는 것은 거기까지 가게 되는 과정일 것이다. 연우가 한달안에 회복하는 가족애와 본성은 쉽지 않았다. 딸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그녀가 행했던 본성은 과연 연우의 본성일까 아니면 어머니의 숨겨진 본성일까. 고로 그런 맥락에서 영화는 성공했고 웃음과 감동을 주면서 아쉬운 헤어짐과 바뀐 생의 상상력이 다하는 지점에 어떤 결과를 준비하고 있다.
혼자서 극을 이끌어가는 이런 영화에서 엄정화도 그렇지만 의외의 발견은 재밌는 송승헌이다. 송승헌은 무언가 무겁고 진중한 캐릭터로 인식되는데 작년에 개봉한 <인간중독>의 로맨스 멜로가 <미쓰 와이프>에서 훌훌 자유롭게 하고 싶은 표정과 자연스러운 연기로 회복된 듯 하다.
그리고 훌쩍 자라난 서신애와 귀여운 정지훈을 보는 것도 영화의 또다른 재미이다. 요즘 육아 예능이 TV에서 인기리에 방송중이라 아이들을 보는 생생한 화면은 익숙하지만 한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별로 찾아보기 어렵다. 웃음을 줘야하는 육아 어린이 예능에서는 고민과 문제 제시는 쫙 걸러내고 재밌고 아기자기하고 슈퍼맨 아빠들의 재밌는 고충만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는 달라진다.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좀더 과격하고 현실적이다.
그리고 한달이 지나고 어떻든간 연우는 이소장과의 약속을 지킨 셈이다. 하지만 과연 연우는 남편과 아이들을 남기고 죽을 것인가. 아니면 혹시 연우가 대신 이 가족에 남아서 변호사인 진짜 연우가 아닌 아줌마 연우로 살게 될 것인가. 문득 예상되는 결말보다 더 앞으로 향하여 반전 아닌 반전을 준비해 둔 영화의 결말은 의아하면서 충분히 웃음을 지을 수 있는 공간을 남겨 두고 있다. 가족이란, 인연이란, 그렇게 쉽게 만들어지고 쉽게 이어지지 않는다는 진실.
한편의 가족영화로 보아도 좋고 여배우의 삶에 대한 고군분투기로 읽어도 좋을 이 재밌는 영화는 중학생 자녀와 보면 좋을 듯 하다. 영화를 보고 나서도 부모님과 자식들의 대화 창구가 열릴 수 있도록 여러가지 접근할 수 있는 이야기 거리가 충분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가족 모두 함께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가족코믹영화로 추천한다.
가족과 함께 또는 부부가 함께 편안하게 볼 영화를 찾는 분
글: C-Guy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어느 날 눈 떠보니 남편이 송승헌이다. <미쓰 와이프>는 상상만 해도 미소짓게 되는 판타지를 현실로 만든다. 지덕체를 겸비한 영화 속 남편만큼이나 막힌 속을 틔우는 건 연우의 시원시원한 대사들이다. 하나부터 열 끝까지 모두 챙겨야 하는 아들을 보고 넌 누구냐, 째려보고 오랜 기간 함께 살아온 남편더러 당신 같은 남자가 제일 싫다 소리지르는 연우의 모습은 폭소를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가정을 꾸리느라 고생한 대한민국 엄마들에게 대리만족을 준다. <미쓰 와이프>는 엄마들의 판타지를 충족시키는데 그치지 않고 고리타분할지언정 여전히 유효한 가족의 의미를 강조한다. 실리적인 이익을 인간적인 도리보다 중요하게 여긴 싱글 커리어 우먼 연우가 비록 임시로 얻은 가족이지만 그들을 통해 따뜻하게 변하는 과정은 물질만능 사회에서의 가족의 소중함을 깨우친다. 극적 효과를 위한 인위적인 전개 방식과 정형화된 성 역할은 아쉬움을 남기지만 엄정화의 능청스런 코미디 연기와 성환 가족의 온기는 이를 만회한다. <미쓰 와이프>는 온 가족이 가벼운 마음으로 기분 좋게 볼 수 있는 코미디영화다.
무비스토리
최신방송
좋아요 :
62명
글쎄요 : 1명
가족과 함께 또는 부부가 함께 편안하게 볼 영화를 찾는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