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말을 속으로만 삼킬 때
< 눈물이 주룩주룩 >
淚そうそう , Tears For You , 2006

사랑은 아름답고 행복한 것일 테지만,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상에서 가장 슬프고 가슴 아픈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여기 슬프고도 순수한 사랑이 있다. 오늘 리뷰 할 영화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는 한 남녀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눈물이 주룩주룩>이다.

이 영화의 제목부터 슬픈 느낌이 드는데, 실은 제목인 눈물이 주룩주룩은 일본에서 사랑 받는 노래 중 한 곡이다. 노랫말에서 모티브를 얻어서 영화와 소설로 탄생했기 때문에 주인공들의 안타까운 감정과 애절한 사랑을 섬세하게 묘사했다고 할 수 있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요타로는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8살의 소년이다. 그런 소년 앞에 한 소녀가 나타난다. 아주 작고 예쁜 인형과도 같은 아이 카오루. 그녀는 요타로의 엄마와 재혼한 새아빠의 딸이다. 그렇게 8살 소년 요타로에게 여동생이 생기게 된다. 세월은 지나고 스물한 살의 청년이 된 요타로는 동생의 뒷바라지를 위해 학교마저 중퇴하고 열심히 돈을 버는 생활을 이어간다. 카오루는 열심히 공부한 덕에 명문 고등학교에 합각하게 되고, 요타로와 함께 살면서 자연스럽게 이들 사이에 허락되지 않는 감정이 생기기 시작한다.

어쩌면 영화의 소재는 진부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이혼과 재혼이 흔해진 현대 사회에 있어서 피한방울 안 섞인 남매가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은 아침드라마에도 흔히 등장하는 설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 <눈물이 주룩주룩> 속의 요타로와 카오루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안타까움을 더 애틋하게 보여주고 있다. 부모의 재혼으로 인해 남매가 된 남자와 여자의 사랑은 절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슬프고 더욱 순수하게 그려진다.
어느 날 갑작스럽게 새아빠가 가족을 떠나 버리고난 후에도 엄마는 카오루를 친딸처럼 보살피면서 집안을 꾸려나간다. 하지만 씩씩하고 밝아 보이는 엄마의 뒷모습에서 요타로는 가끔 쓸쓸함과 슬픔을 느끼곤 했다. 결국 마음의 병을 얻은 엄마마저 세상을 떠나버리고, 세상에는 요타로와 카오루만 남게 된다. 그리고 부모님이 계시지 않던 그때부터 요타로는 카오루를 지켜주기 시작한다. 항상 뒤에서 때로는 카오루의 아빠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엄마가 되기도 하면서 그녀의 곁을 지킨다.

아마도 처음 요타로의 감정은 오빠에서 시작하지 않았을까? 자신이 없으면 혼자 지내야하는 카오루를 위해서 고등학교도 중퇴한 채 엄마의 타코라이스 가게를 다시 열고, 자립해서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이도 카오루를 지키고 뒷바라지해주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마음은 점점 더 깊어져간다. 누구보타도 카오루가 최우선인 요타로에게 아마도 그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카오루는 실은 알고 있었다. 요타로가 친오빠가 아니라는 사실을. 하지만 오빠와 자신이 남남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들키면 오빠와 함께할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에 계속 모르는척하면서 살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외톨이가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알기 때문에 헤어짐이 두려워서 계속해서 자신의 감정을 숨긴 채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지금처럼 모르는척하면서 계속 이 생활을 유지하고 싶다는 요타로와 카오루의 바람은 어느 순간 예상과 달라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어떤 사랑이든 그것은 삶과 연관지어있다. 요타로와 카오루도 마찬가지이다. 요타로는 가장으로써 돈을 벌기 위해서 생활해야하기 때문에 삶의 무게가 더 무겁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서로에게 분명하게 가지고 있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도 못하고 최대한 절제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더욱 슬픔과 애절함을 느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렇고 그런 신파보다 영화 <눈물이 주룩주룩>이 더욱 인상적으로 느껴질지도 모른다. 현실적인 모습은 제외한 채 주인공 두 사람의 감정만을 따라가는 로맨스 영화보다 현실에 처해진 남녀가 자신의 삶과 사랑 사이에 서서 고민하고 처절하게 투쟁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삶과 사랑 사이에서 요타로와 카오루는 조금씩 성장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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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이현아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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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심정이다. 제목을 보고 있자면. 물론 극 속 인물들의 심정일 테지만 영화를 보는 관객에 대한 간절한 바람같이 들리기도 한다. <눈물이 주룩주룩>은 ‘주룩주룩’ 이라는 의태어만큼 의도가 선명하다. 극 중 인물들의 절절한 사연은 관객의 심금을 울린다. 그리고 심금을 울리는 방편은 여지없이 신파의 정공법이다. 마치 극중 상황만을 바라보자면 <가을동화>의 성별 변주라고 해도 좋을 것 같은 <눈물이 주룩주룩>은 인물간의 상황만으로 관객의 눈물샘을 쥐어짜려는 것만 같다. 하지만 감성은 되려 무덤덤하게 상황을 방관한다. 그런 방관의 시선을 형성하는 건 극을 이끌어가는 이복 남매가 자신들의 감정을 줄곧 외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한국 드라마에서 틈나는 대로 우려먹는 테마 중 하나인 출생의 비밀은 <눈물이 주룩주룩>에서도 발견된다. 하지만 그것을 굳이 숨기지 않고 적나라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건 <눈물이 주룩주룩>의 그런 설정이 관객의 감수성을 공략하는 히든 카드로 활용되지 않은 덕분이다. 의붓 남매 지간이나 가장 노릇을 하는 오빠 요타로(츠마부키 사토시)와 여동생 카오루(나가사와 마사미)는 유사 부녀 관계로도 보인다. 동생을 좋은 대학에 보내겠단 일념 하나로 자신의 사랑을 챙기지 못하면서도 몸이 지치도록 일만 하고, 그 와중에 사기를 당하면서도 동생에겐 결코 우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희생은 비현실적인 숭고함보단 현실적인 애틋함으로 다가온다. 신파적인 소재로 노골적인 페이소스를 획득하면서도 감성의 파고(波高)를 적절한 수위로 조절하는 <눈물이 주룩주룩>은 2시간여의 러닝 타임 중간에 종종 진부함이 떠밀려오기도 하지만 통속적인 드라마를 군더더기없이 깔끔하게 다듬었다. 무엇보다도 츠마부키 사토시와 나가사와 마사미의 티없는 얼굴만으로도 투명한 감성은 넘쳐 흐른다. 물론 관객의 눈물이 주룩주룩 흐를지 까진 장담할 순 없지만 눈가에 이슬이 맺힐만한 경험담은 될법하다. 물론 눈물이 주룩주룩 흐른다면 영화에서처럼 코를 잡고 참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참고로 엔딩 크레딧 뒤에 나오는 히든 컷은 놓치지 마시라.
2007년 5월 10일 목요일 | 글_민용준 기자 (kharismania@movi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