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오브 래빗: 불의 전설
兔侠之青黎传说 , Legend of a Rabbit: The Martial of Fire , 2015

중국판 쿵푸팬더 라고 불리는 레전드 오브 래빗 제2편. 전작보다 섬세해진 캐릭터 작화가 눈에 띈다. 전작은 2012년에 개봉한 <레전드 오브 래빗>으로, 무술의 무자도 모르던 토끼가 황당한 사고를 겪으며 무림고수로 성장하는 내용이다. 그 뒤를 잇는 2편 <불의 전설>에서는 어엿한 무림고수가 된 주인공이 어떤 악당들과 맞서 싸울지, 또 자신의 역할을 어떻게 찾아 나갈지 기대가 된다.

뛰어난 쿵푸 마스터가 되어 유명해지기 시작한 주인공 투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남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어 한다. 마을의 날강도들로부터 약한 동물들을 구해주고, 힘든 일이 있으면 먼저 나서고, 그러면서도 금전적 이익이나 보답은 바라지 않는다.
그것이 투가 바라는 이상적인 영웅의 모습이다. 힘든 훈련은 그만두고, 떠돌이 영웅이 되어 투 사부라고 불리기를 원하는 투. 하지만 영웅의 삶은 그처럼 평화롭게만 흘러가지 않는다. 투에게는 또 다른 역경이 닥쳐오고, 이번에는 동료들과 힘을 합쳐도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

전작에 비해 훨씬 또렷해진 작화가 단연 눈에 띈다. 하얀 공 같은 몸에, 콩알만 한 검은 눈을 가지고 있었던 주인공은 2탄에 들어서 보다 귀여워진 모습이 되었다. 영웅이 되려면 살부터 빼라는 동료의 꾸짖음 탓이었을까?
두툼한 뱃살과 팔다리는 여전하지만, 훨씬 귀여워진 모습이 전작으로부터의 변화를 실감나게 한다. 애니메이션 영화의 특성상 주 관람객이 저 연령층이다 보니, 아무래도 캐릭터 디자인에 많은 신경을 쓰지 않을까. 전작에 비해 훨씬 섬세하고 귀여워진 등장인물들의 변화는 낯설면서도 반갑다.

평범하게 호떡 장사를 하며 살았던 지난날과, 영웅이 되어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받는 요즘. 투의 고민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무술 실력을 더욱 더 연마해야 하는 훈련은 힘들고, 이쯤이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무엇보다 남들의 기대와 자신의 평범한 삶 사이에서 위태롭게 흔들린다. 왕좌에 앉으려거든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 한다고 했던가? 2편에서 갈등하는 투의 모습은 바로 그런 말이 떠오르게 한다.

때마침 나타난 새로운 악당. 마을을 온통 불바다로 만들어버린 의문의 악당은 홀연히 사라져버린다. 투가 지내던 수련원도 엉망이 되고, 마을은 아수라장이 되어 수많은 동물들이 갈 곳을 잃는다.
이에 복수를 결심한 투와 동료들은 적들의 근거지인 불의 산으로 향한다. 험준하고 높은 산속의 성은 어지간해서는 침입이 힘들어 보이고, 쿵푸 실력은 조금 모자라지만 머리 좋은 동료 피기의 활약이 빛을 발한다. 성안으로 잠입한 투와 동료들은 악당들의 비밀에 보다 한 걸음 다가간 것 같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부터 관객들은 결말을 알고 있다. 애니메이션, 특히 액션 장르의 특성상 주인공과 주인공의 동료들이 승리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닌가. 문제는 그 과정을 얼마나 흥미 있게 풀어나가느냐다.
그저 그런 빤한 전개로는 식상하다는 느낌밖에 주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똑같은 권선징악적 결말이라도, 주인공의 활약이 얼마나 돋보이느냐에 따라서 관객들의 평가는 판이하게 달라진다. 무엇보다 소재의 중요성이 눈에 띈다. 저 연령층을 타깃으로 하는 애니메이션 작품이라도, 스토리의 전개에 있어 허술하다면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보다 다양한 포지션의 등장인물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주인공 한 명에게 모든 재주를 몰아주는 먼치킨형보다는 주인공 개개인의 힘을 모아서 최종적인 목표를 이루는 전개가 보다 더 짜임새 있고, 이야깃거리가 많다. 평점이 압도적으로 높지는 않으나, 결코 낮지는 않기 때문에 앞으로의 가능성이 더 느껴지는 작품이다. 장기적으로 스토리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보다 풍부한 소재가 등장하는 게 좋지 않을까.

어린아이들에게 어필할 만한 귀여운 캐릭터와 코믹적인 요소가 적당히 어우러져, 가족영화로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쿵푸 팬더>류의 액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에게도 친숙함을 줄 수 있겠다. 등장인물의 모습이 클로즈업되는 장면에서, 동물의 털 하나하나까지 섬세하게 묘사되어 대단하게 느껴진다. 무림고수라는 설정이지만 험상궂거나 차갑기보다, 동물인형처럼 귀엽고 푹신해 보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만한 애니메이션 작품이 스크린에서 각광받는 요즘이다. 온라인 게임처럼 한 장면 한 장면이 섬세해서, 애니메이션 작품이 나날이 발달한다는 사실이 새삼 느껴진다. 보다 생생함을 더해주는 3D버전에서의 감상 또한 추천할 만하다. 장기간에 걸쳐서 많은 애니메이터들이 참여해서 만들어낸 작품인 만큼, 등장인물 각각의 모습이 다채롭다.
기본적인 배경과 소재부터, 등장인물의 설정까지 <쿵푸 팬더>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논란거리가 되기도 한 작품이다. 실제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주인공의 이름부터 성장배경까지 흡사하고, 심지어 무림고수처럼 보이지 않는 친숙한 외모의 소유자라는 점에서 복사한 듯 비슷하다. 게다가 성격까지 판박이다. <쿵푸 팬더>의 주인공 포의 익살과 능청스러움은 <레전드 오브 래빗>의 투가 흡사하게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요소에서 참고했다는 생각이 든다. 확실히 전작에 비해서는 작화력이 상승하긴 했으나 전체적인 스토리 진행에 있어서는 아직 미숙함이 느껴진다. 그럼에도 2탄이 개봉한 만큼, 각각의 차별성을 더 부여하여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시리즈로 거듭나길 바란다.
 |
|
 |
애니메이션 장르를 좋아하는 분! |
|
| 글: hmj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
중국답다. 디테일은 생략하고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대륙의 패기. 그러나 최소한의 설명이 요구되는 기본 설정마저 건너뛰는 호방함은 다소 이해하기 힘든 측면이다. 대사부가 누군지, 왜 투가 대사부의 쿵푸 후계자인지 등을 영화는 말하지 않는다. 아마도 <레전드 오브 래빗: 불의 전설>이 <레전드 오브 래빗>의 후속편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전작이 개봉한 지 3년이 지났다. 감독도, 캐릭터의외양도 바뀌었다. <레전드 오브 래빗: 불의 전설>은 사실상 리부트나 다름없는 셈이다. 결국, 이는 영화의 개연성을 떨어뜨린다. 탄탄한 스토리 대신 영화가 겨냥한 승부수는 캐릭터와 그래픽이다. 하지만 이 또한 성공적이지 못하다. 영화의 타킷층인 어린이들이 <뽀로로>와 <겨울왕국> 등 한국과 할리우드의 화려한 그림체에 이미 익숙하기에 그렇다. 물론 애니메이션과 관련한 기술적 역량이 아직은 부족한 중국 제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캐릭터의 문제는 좀 다르다. 정의로운 쿵푸토끼 투, 섹시한 고양이 피오니, 귀여운 떠벌이 비기는 이미 애니메이션의 클리셰나 다름없다. 캐릭터 설정에 있어 안일하게 대처한 셈이다. 결국 <레전드 오브 래빗: 불의 전설>은 전세계와 세대를 아우르는 영민한 애니가 아닌 자국의 어린이를 위해 만든 중국색 강한 애니메이션이라 볼 수 있다.
2015년 9월 16일 수요일 | 글_이지혜 기자 (wisdom@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