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Circle of Atonement , 2015
오늘 소개해드릴 작품은 현재도 상영중인 작품이죠, 성동일, 손호준, 그리고 김유정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던 작품 <비밀>입니다. 개인적으로 김유정양의 팬이기도 하고 작품의 장르 또한 스릴러이기 때문에 개봉 전부터 기대를 많이 가졌던 작품인데요, 우선 줄거리부터 살펴본 뒤 작품에 대한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줄거리입니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을 극적으로 범인을 검거한 형사 상원(성동일)은 홀로 남겨진 살인자의 딸을 데려다 키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10년의 세월이 지난 후. 평온한 부녀 앞에 비밀을 쥔 의문의 남자 ‘철웅’(손호준)이 ‘정현’(김유정)의 선생님으로 나타나는데....
- 살인자의 딸
- 살인자의 딸을 키운 형사
- 그리고, 모든 비밀을 움켜쥔 한 남자
만나지 말았어야 할 세 사람의 재회로 10년 전 그날의 비밀이 서서히 드러난다!
이 작품은 박은경, 이동하 두명의 공동 연출로 만들어진 작품인데요 두 감독에게 이 작품은 사실상 데뷔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박은경 감독의 경우 <내 마음의 풍금>의 스크립터로 활동을 했고, 이동하 감독 또한 무서운 이야기나 화이의 프로듀서를 맡은 것이 영화 쪽 경력의 전부라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 두 감독이 함께 의기투합을 해서 만든 작품이 바로 오늘 소개해드리는 작품 <비밀> 인데요, 이 작품은 기존의 스릴러 영화에서 흔하게 사용하던 소재를 살짝 비틀어 새로운 이야기를 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기존 영화의 경우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 또는 사건이 끝난 뒤 피해자의 내적 갈등 등에 대해 집중을 한다면, 이 작품의 경우 남겨진 사람들 -피해자, 그리고 가해자의 가족, 약혼자 등에 그 포커스를 두고 있다는 것이죠.
이 작품에서 사실상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세명의 인물을 살펴보면 이러한 소재는 더욱더 부각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선 주인공인 성동일의 경우 살인범의 딸 - 정현을 어린 시절 데리고 오면서 키우는 인물로 나오고, 사건의 비밀의 열쇠를 지니고 있는 역할로 나오는 손호준의 경우 사실상 사건의 피해자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어떻게 보면 가장 중심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인물 정현의 경우 연쇄살인범의 딸임과 동시에 자신이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어떻게 보면 연좌제에 갇힌 인물로 나오고 있습니다.
이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모두 각자 자신의 상황에 따라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데 이 작품은 이 남아있는 사람들의 죄책감, 슬픔, 아픔 등에 그 포커스를 두고 이야기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무겁고 우울한 분위기를 시종일관 유지하면서 인물들의 감정이나 상처에 조금 더 집중하는 한편 작품의 주제를 표현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작품의 분위기는 작품이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그 힘에 부치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게 합니다. 비밀을 쥐고 있던 철웅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절정을 향해 달려가야 하지만 오히려 갑자기 빠른 전개를 보이며 기존의 호흡에서 크게 벗어나는 전개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죠. 각 인물들이 가지고 있던 비밀이 밝혀지면서 더 힘이 빠지고 무겁게 끌고 나가던 작품의 흐름도 갑자기 무너지게 된다고 해야할 것 같네요.
차라리 상영시간을 조금 더 늘리고 결말로 가는 과정도 다소 무겁지만 느린, 하지만 차분한 호흡으로 전개가 되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우울하고 무거운 분위기로 전개가 되다보니 작품에 대한 호불호는 강하게 갈릴 것으로 보이지만 전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은 작품으로 봤습니다. 모든 스릴러 작품이라고 반드시 긴장감이 넘쳐야하고 호흡이 빠를 필요는 없는 것이니까요.
정유정 작가의 소설 중 <7년의 밤> 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이 작품 또한 살인범의 아들이 사실상 주인공으로 나오면서 이야기가 전개가 되는데요, 이 작품의 경우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지하며 뒤로 갈수록 뒷심을 발휘하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작품을 보면서 내내 생각났던 소설이기도 한데요, 왜 이 소설같이 끝까지 호흡을 유지하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았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두 감독이 사실상 첫 장편 연출작이라는 것을 볼 때 오히려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지기도 합니다. 다음 작품에서는 조금 더 치밀한, 국내에서 어느순간 보기 힘들어진 촘촘한 스릴러 영화 한편을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말이죠.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지만, 그만큼 작품에 대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됩니다. 무엇보다 아역배우 출신의 김유정 양의 연기력도 볼만하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작품인데 다른 분들은 어떠실지 모르겠네요. 가벼운 마음으로 스릴러작품 한편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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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벼운 스릴러 영화를 즐겨보는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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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희나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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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은 <더 테러 라이브>의 각색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박은경, 이동하 감독이 공동으로 각본과 연출을 맡은 작품으로 흥미로운 발상과 스토리가 돋보이지만 그만큼 아쉬운 점도 많은 작품이다. <비밀>은 살인사건 후 남겨진 가해자와 희생자의 가족 중 어느 한 측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두 측면을 모두 담는다. 살인자의 딸로서 살아가야 하는 정현의 처절한 ‘내 잘못이냐’는 외침은 낙인 찍는 사회에 대한 항변이고 철웅의 슬픈 눈은 용서란 그리 쉽게 이뤄지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영화는 제목과는 달리 그다지 ‘비밀스러운 것’이 없는데 살인자의 딸을 데려다 키운 상원이야말로 가장 비밀스런 존재면서 가해와 피해의 접점에 선 인물이다. 딸을 잃고 힘든 시간을 보낸 후 어느 정도 편해 보이던 부모의 마지막 선택은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용서인가를 생각하게 하고 죄의식과 슬픔, 분노 등 복잡한 감정을 안고 사는 철웅은 연민을 유발하는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매끄럽지 못한 전개와 급작스런 장면 전환 그리고 과잉 연기로 영화의 주요 메시지인 ‘죄는 무겁되 참회는 가볍다’는 허공에 공허하게 퍼진다. 그러나 명확한 주제 의식을 가지고 진지하게 묵묵히 영화를 끌고 나간 점은 높이 살만 하다.
2015년 10월 8일 목요일 | 글_박은영 기자 ( eyoung@movis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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