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델라인 : 멈춰진 시간
The Age of Adaline , 2015
개인적으로 소설이나 영화의 소재 중에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뱀파이어’이다. 영원히 늙지 않는 외모, 준수한 얼굴, 핏기 없는 피부, 우아한 움직임. 아마도 한번쯤은 꿈꿨을 것 같은 영원한 삶.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불로장생의 삶의 끝에는 아마도 좌절과 슬픔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 마치 뱀파이어처럼 늙지 않는 한 여자가 있다. 영화 <아델라인: 멈춰진 시간> 이야기이다.
최근 로맨스 영화의 흐름은 로맨스에 판타지를 섞은 장르가 유행인 것 같다.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 <어바웃 타임>, <뷰티 인사이드> 등에 이어서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주연을 맡은 영화 <아델라인: 멈춰진 시간>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누구나 꿈꿔봤을 법한 영원한 젊음 속에 갇힌 한 여자를 통해 시간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1908년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아델라인 보우먼은 1929년 우연히 클라렌스 프레스콧과 만나게 되고 그와 결혼을 하게 된다. 3년 후 그녀는 딸 플레밍을 낳게 되고, 몇 년 후 사고로 남편을 잃게 되다. 그리고 플레밍이 다섯 살 되던 해에 부모님 댁에 맡겨 놓은 플레밍을 만나러 가던 아델라인은 신기한 사건을 겪게 된다. 자동차 사고로 인해 심장이 멈췄던 그녀는 번개로 인해 심장 박동이 다시 시작되면서 극적으로 살아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유전자의 변이로 인해 영원히 늙지 않는 외모를 갖게 된다.
아델라인은 늙지 않는 외모로 인해 주변의 의심을 사게 되고, 결국 살던 곳을 떠나 신분을 바꿔가면서 현재까지 살아오게 된다. 과거 아름다운 외모로 인해 많은 남자를 만났지만, 늙지 않는 외모로 인해 한 곳에서 오래 머물 수 없는 운명은 그녀를 가혹하게 한다. 결국 그녀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남자들을 멀리 한 채 오로지 반려견과 함께 살아가게 된다.
여주인공인 아델라인 역을 맡은 주인공은 바로 미드 <가십걸>을 통해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배우 블레이크 라이블리다. 큰 키와 긴 금발 머리가 인상적인 그녀는 이전보다 훨씬 성숙해진 연기로 관객들을 만나게 된다. 기존 그녀의 작품들이 청춘스타 이미지를 부각하는 작품들이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고전적인 아름다움과 현대의 세련미를 갖춘 시대를 초월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또한 그녀의 연기도 한층 깊어져서 100년 넘는 세월동안 살아온 그녀만의 외로움과 운명적인 사랑 앞에서 갈등을 해야 하는 숙명을 깊은 눈빛과 섬세한 감정표현으로 나타내 팬들을 놀라게 했다.
아델라인은 기록물 보관소의 사서로 일하고 있는데, 어느 날 연말 파티장에서 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그녀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남자 엘리스에게 아델라인은 흔들리지만, 자신의 운명 때문에 계속해서 그를 밀어내고 사는 곳을 옮길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딸인 플레밍의 응원에 힘입어 그녀는 엘리스의 사랑을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운명에 얽매여있는 아델라인을 조건 없이 사랑하는 남자 엘리스 역을 맡은 남자 배우는 미치엘 휘즈먼이 맡았다. 그는 드라마 <왕좌의 게임> 시리즈를 통해 섹시하고 강인한 모습으로 국내에 얼굴을 알린바 있다. 아델라인과 엘리스는 시각적인 케미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리 톨랜드 크리거 감독은 첫 번째 오디션에서 이 둘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바로 이들을 캐스팅했다고 전해진다. 크리거 감독은 미치엘 휘즈먼에 대해 외모도 훤칠하지만, 엘리스 캐릭터가 가진 다정함, 겸손함을 모두 갖춘 배우라고 평하며 인터뷰를 통해 칭찬했다.
영화의 배경이 1900년대와 2000년대를 넘나들며 100년이 넘는 시간을 다루었기 때문에 감독은 비주얼적인 면에서 많은 공을 들였다. 영화 <위대한 개츠비>, <이터널 선샤인>, <트와일라잇> 시리즈 등 많은 로맨스 영화에 특화된 비주얼리스트 스텝들이 영상미를 완성했다. 여주인공은 한 명이지만 100년이 넘는 시간을 담아야 했기 때문에 전문적인 기술과 예술적인 안목이 결합되어 제작된 영상과 따뜻한 색감은 다른 영화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영상미를 담아냈다.
1930-50년대의 과거 장면들은 고전 영화와 같은 분위기를 담아내 우아함이 돋보이도록 했다.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소품들도 시대적인 모습을 최대한 담아내기 위해 사전 조사를 통해 한 장면 한 장면이 정성을 들여서 완성되었다. 특히 1940년대 장면에서는 짙은 녹색이나 초콜릿 톤 등을 사용했으며, 1950년대 배경에서는 과거 고전 영화의 느낌을 최대한 내기 위해 초기 컬러영화의 기술이었던 3색 테크니컬러 기법을 응용해 영상을 만들어 냈다.
영화를 통해서 우리는 영원한 삶과 변함없는 젊음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우리는 항상 그것들을 꿈꾸지만 정작 영생을 가진 사람은 행복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다. 아델라인도 마찬가지이다. 그녀는 항상 젊은 나이에 멈춰있고, 딸인 플레밍은 새하얗게 백발이 내려앉은 노인이 되어있다. 죽음을 걱정하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플레밍과 달리 아델라인의 시계는 과거에 멈춰서 다시 뛰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사랑 앞에 두려워하고 현재를 피하려고만 한다. 아름다운 젊음은 영원하지만 그녀의 안에는 피폐하고 외로운 영혼만이 차있는 것이다. 결국 이런 이유들로 인해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엘리스를 자꾸 피하게 되고, 그의 순수함에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녀의 삶은 슬프지만 아름답고, 영원하지만 멈춰있다. 어쩌면 우리는 아델라인의 삶을 통해서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갖게 될 지도 모른다.
과거와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현재만을 생각하기로 한 아델라인 앞에게 숙명과 같은 과거가 그녀의 발목을 붙잡게 되고... 과연 아델라인은 멈춰버린 시간을 다시 돌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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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멜로 영화를 좋아하는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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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이현아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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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라인: 멈춰진 시간>은 2015년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하지만 시대극의 복고적인 아름다움이 살아있는 영화이다. 영화는 아델라인의 의상과 헤어 스타일을 통해 시간의 흐름과 변화되는 시대상을 섬세하고 낭만적으로 재현한다. 더불어 29세의 나이에 시간이 멈춘 여인 아델라인을 고전적이면서도 세련되게 표현한 인기 미드 <가십걸>의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자조적인 미소는 꽤나 인상적이다. 아델라인이 영원한 젊음을 얻게 되는 과정을 간략한 설명으로 대체한 영화의 판타지적 요소는 예상 외로 적다. 영원한 젊음이 오히려 독이 되어버린 아델라인이 그 저주를 풀어줄 왕자님을 만나 한 눈에 반해 온갖 장애를 극복하고 진실한 사랑을 이루고야 마는 로맨스 소설 같은 면이 강하지만 그렇다고 톡톡 튀는 로코는 아니다. 자식의 늙어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고 사랑하지만 뒤 돌아 설 수밖에 없는 엄마로서 연인으로서 느끼는 아델라인의 슬픔에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나이는 107살이지만 29살의 외모를 지닌 아델라인과 이와는 정반대로 107살의 외모를 지닌 실제 29살의 아델라인이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할지 흥미로운 질문을 떠올리게 하는 <아델라인: 멈춰진 시간>은 우아하고 감성적인 미장센에 판타지를 가미한 정통 로맨스 영화이다.
2015년 10월 8일 목요일 | 글_박은영 기자 ( eyoung@movis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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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0p] 아델라인, 멈춰진 시간.2015.1080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