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아영
While We're Young, 2014

조쉬(벤 스틸러)는 몇 년 째 지루한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고 있는 40대의 중년이다. 그는 영화 투자자에게서 자금이 들어오지 않아 자신의 영화를 편집해주는 친구인 팀에게 월급조차 주지 못하고 있고, 평생교육원에서 간간히 강의를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의 부인은 유명한 다큐멘터리 거장을 아버지로 둔 코넬리아(나오미 왓츠)이다. 조쉬와 코넬리아는 아이를 가지려고 여러 번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그렇다고 아이 없는 자유를 맘껏 누리지도 않은 채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이렇게 중년임에도 직업적인 측면에서 이뤄낸 것이 없고, 아이가 있는 가정도 만들지 못한 이 부부는 다른 친구들 부부 사이에서 소외감과 초조함을 느끼며 겉돌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조쉬의 강의에 20대 중반의 제이미와 다비가 나타나 조쉬의 강의와 데뷔작을 칭찬한 것을 계기로, 조쉬 부부는 점차 이들과 친해지게 된다.
그들은 나이 들면서 잃어버린 열정과 과감함, 성공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모습을 제이미와 다비에게서 발견하며 감탄하고, 이런 젊음의 반짝임을 조금이라도 호흡하고자 이들과 자주 어울리거나 패션과 라이프 스타일을 따라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조쉬는 제이미가 권해준 어울리지도 않는 모자를 착용하고, 그와 함께 자전거를 타다가 관절염 진단을 받기도 하며, 코넬리아는 다비와 힙합 춤 수업을 들으며 우스꽝스럽게 춤을 춰댄다. 젊음을 되찾으려고 몸부림치는 조쉬와 코넬리아의 모습은 웃기다 못해 애처롭기까지 하다.
이렇듯 조쉬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젊은 세대에 대해 항상 열정이 넘치고, 자유롭고, 과감하고, 성공보다는 과정을 중시한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젊음에 대한 생각은 낭만적, 이상적이며 허구적인 '이미지'에 불과하다. 젊다고 해서 항상 활기 넘치며 꿈을 향해 자유롭게 나아가는 것은 아니다.

특히 경쟁이 심해서 열정이나 자유를 좇기보다는 먹고 사는데 우선 집중해야 하는 사회에서는 더욱 그러하며, 같은 젊은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성격이나 가치관에 따라서 청춘을 어떻게 보내는지는 가지각색이다. 같은 맥락에서 나이가 많다고 해서 항상 지루하고 무기력한 삶을 사는 것도 아니다. 사실 나이가 젊으면 이렇다던가, 나이가 많으면 저래야 한다던가 하는 편견과 강요에서 벗어난다면 조쉬가 동경하는 정열적이고 활기 넘치며 성공에 집착하지 않고 그 자체로 만족하는 삶은 언제든 가능하다.
그러나 조쉬는 제이미와 다비를 자기가 잃어버린 '젊음'의 낭만을 모두 가진 존재들로 보면서 그들이 무엇을 하든 아무 의심없이 아름답고 옳다고 생각한다. 조쉬는 자기의 다큐멘터리 제작은 뒷전으로 한채 제이미의 다큐멘터리 촬영을 아무 대가 없이 도와주기 까지 한다.

조쉬가 제이미와 다비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런 얄팍한 이미지는, 제이미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모든 일을 꾸며내고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했으며, 계획적으로 자신에게 접근했다는 것을 점차 깨달으며 배신당한다.
제이미와 다비는 젊기 때문에 그 젊음의 긍정적인 가치를 모두 가지고 있는 인물들이라기 보다는 그저 트렌디한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힙스터일 뿐이고, 성공을 위해서는 수단 방법 가리지 않으며 사람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야심으로 가득 찬 인물들이다.

조쉬는 코넬리아의 아버지인 레슬리의 회고전에 찾아가서는, 어느새 레슬리와 친해져 한 자리를 차지하고 뻔뻔하게 앉아있는 제이미에게 다큐멘터리 제작의 원칙과 윤리의식을 강조하면서 사실을 말하라고 소란을 피운다. 하지만 제이미의 진실되지 못한 방식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사람은 자신뿐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때는 우연성을 만들어 내서는 안되며 주제를 담는 과정에 거짓이 없어야 한다는 그의 순수주의자적인 면모는 능구렁이 같은 제이미가 아닌 조쉬 자신이 더 ‘젊음’의 이미지에 가까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별 성과도 없는 다큐멘터리를 끝까지 완성하려고 하는 열정, 성공보다는 타협 없이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원칙을 모두 지키려고 하는 순수한 모습 등. 나이 들었다고 해서 없어져 버렸다고 착각했던 ‘젊음’의 모습은 이미 그 자신 안에 있었던 것이다.

물리적으로 나이가 들어간다고 해서 이제는 열정적이고 자유로운 모습이 어울리지 않는다며 자기 자신을 제한하거나 자격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인생은 나이가 어리거나 많거나 상관없이 활기와 가능성으로 반짝일 수 있다. 또 젊은 세대나, 자신과 나이가 비슷한 사람들 중 나보다 잘나 보이는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지 말고, 각자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추구하면서 살면 더 만족스러운 삶이 될 수 있다. 영화는 이런 메시지를 전하는 듯 하다가 약간 의아하게 여겨지는 마지막 결말로 마무리하는 아쉬움을 보여주지만, 배우들의 설득력 있는 연기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스토리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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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르히르 나이 드는 것이 서러운 사람
다큐멘터리 제작에 관심있는 사람
벤 스틸러의 코믹연기가 아닌 진지한 연기를 보고 싶은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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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소로우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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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 바움백 감독은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인생에서 방황하는 사람들의 웃지 못 할 순간을 포착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리고 인물들의 고군분투를 능청스레 관찰하며 때론 웃고 때론 응원한다. 전작 <그린버그>가 사랑도 일도 제대로 할 수 없는 남자를, <프란시스 하>가 무용수라는 꿈을 이루지 못해 힘겨운 연습생을 소개했다면, <위 아 영>은 이전보다 훨씬 더 절망스런 문제에 봉착한 부부를 이야기한다. 조쉬와 코넬리아 부부는 세월을 거스르고 싶다. 불임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40대 중반에 들어선 조쉬와 코넬리아는 육아라는 인생 단계에 진입하지 못한 채 단조로운 생활을 반복한다. 또래 친구들의 급격한 변화를 지켜만 보는 중년부부의 삶은 10년째 제자리를 맴도는 조쉬의 다큐멘터리 작업처럼 정체기다.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시하는 제이미와 다비 커플은 잠시나마 부부에게 탈출구가 되지만 세월을 역행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그들의 지난한 노력은 안쓰러운 동시에 우스꽝스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부부가 청춘의 상실을 느끼는 순간은 지극히 일상적인 순간이기에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노아 바움백 감독은 조쉬와 코넬리아가 어떻게 현재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지혜를 터득했는지 정면 돌파해 대답하지 않는다. <위아영>은 화두로 던진 인생의 난제는 살며시 눙치며 다큐멘터리 제작의 윤리의식 각성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 꼼수를 부리기도 하지만, 멈추지 않는 시간이 야속하다 느낄 때 공감을 주는 따뜻한 영화다.
2015년 5월 7일 목요일 | 글_최정인 기자 (jeongin@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