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저는 죽어야 한다
Cesare deve morire , Caesar Must Die , 2012

<시저는 죽어야 한다>라는 영화는 실제 수감된 중범죄자들로 배우들이 구성되어 있으며, 그들이 교화를 목적으로 셰익스피어의 작품 <줄리어스 시저>를 연극으로 올리기 위해 연습하고, 무대에 선다는 내용이다.
사실 영화를 처음 봤을 땐, 줄거리를 보지 않고 봤기에 나는 당연히 이 영화에 나오는 죄수들은 연출된 전문 배우인 줄 알았다. 하지만 마지막 엔딩을 보며 그들이 실존 인물이며, 중범죄를 저지른 실제 죄수였다는 것을 보고 한번 더 놀라게 되었다. 그만큼 셰익스피어 작품의 어떤 정극스러운 연기를 배우들이 잘 표현해내었으며, 감독은 그것을 잘 담아내었다.

감옥이란 공간 속 갇혀 있는 그들, 하지만 연극을 통해 그들은 변화된다. 그렇지만 캐릭터에 몰입하며 대사를 하면서 어느새 그들 안에 있던 내면과 마주하게 되는 그들을 보면서 작품과 인간의 공존에 대해 많은 것을 느꼈다. 영화 속에서는 대사 연습을 하며 과거의 자신이 떠올라 괴로워하는 배우들도 나온다.
또한 우스꽝스럽게 너무나도 그 역할을 잘 소화내는 배우도 있는 반면에, 서로 대사를 주고 받는 도중에 원래 쌓여있던 감정이 분출되며 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 얼마나 몰입된 감정인가. 모두들 그렇겠지만, 줄리어스 시저 역할의 죄수는, 줄리어스 시저가 가진 욕망, 그것에서 비롯된 비극처럼 자신도 자신의 욕망 때문에 비극의 길을 걷고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맡겨진 역할을 더 잘 소화해 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들은 그 안에서 가족을 그리워하며, 묵묵히 독방 생활을 견뎌 낸다. 하지만 묵묵히 견뎌왔던 그들에게도, 연극이란 것은 새롭게 다가왔을 것이다. 그리고 모든 죄수들이 연극을 마치고 다시 감옥으로 한 명 한 명 들어갔을 때, 카시우스 역을 맡은 배우는 명대사를 하나 남긴다. ‘예술을 알고 나니 이 작은 방이 감옥이 되었구나.’ 그들에게 연극을 마친 후의 삶은 이전과는 다른 많은 것이 함께하는 삶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무수한 감정들을 안고 다시 독방으로 왔을 때, 카시우스는 탄식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배우들은 호소력 짙은 눈빛으로 카메라를 바라본다. 따라서 우리는 감옥에 갇혀 부르짖는 그들을 카메라를 통해 직접 마주하게 된다. 마음 속의 동요가 일어나는 카시우스의 눈빛, 하지만 죄수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예술가로서의 삶에 대한 갈망 만이 느껴지는 그 순간, 영화는 진정한 막을 맞이한다.

영화에서 기술적으로 어떻게 이야기를 더 효율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지 이야기해보자면, 우선 촬영적으로는 인물 전체를 잡는 풀샷 위주의 앵글을 많이 사용함으로써 관객으로 하여금 마치 하나의 연극을 보고 있는 듯 하게 만든다. 실제로 처음과 끝은 죄수들의 실제 연극 장면을 그대로 촬영하여, 연극 무대에서의 그들의 연기를 볼 수 있다.
카메라는 잠시 잠시 배우들에게 가까이 들어가지만, 무대 앞으로 빠져 배우들을 한꺼번에 잡는 앵글은 우리를 연극의 매력으로 끌어들인다. 영화와 연극의 호흡이 같이 살아있는 것 같아 매우 흥미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연기를 하는 배우들이 있는 공간인 감옥 안에서, 그들을 둘러싼 벽이나 철장, 높은 구조물들 잡으며 그 안에 있는 그들의 모습을 담는 쇼트들은 그들을 옭아매고 있는 느낌을 줌과 동시에 우리를 그들에게 더욱 집중하게 하기도 한다.

또한 편집적으로는 처음과 끝에 연극의 장면을 배치함으로써, 우리는 배우들이 중간에 연극을 연습하는 것을 모두 흑백화면으로 보게 되는데, 이것은 감옥의 이미지와 잘 맞아 떨어져서 우리가 더 담담히, 또 건조하게 그들의 일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해 준다.
위대한 작가 셰익스피어의 작품 <줄리어스 시저>와 이탈리아 거장 감독인 타비아니 형제가 만난 이 영화는 베를린 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한 것은 물론 해외의 각종 영화제에서 상을 휩쓸었다. 명작과 영화의 만남이 항상 성공으로만은 이루어지지 않지만, 이 영화는 감옥이라는 공간에서 실제 죄수들의 연기, 그리고 삶이 <줄리어스 시저> 속 고대 로마인들의 모습들과 겹쳐지며 우리에게 고대의 작품 그 이상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위대한 연극과, 영화를 같이 본 것 같은 기분, 나는 이러한 느낌을 앞으로도 좀처럼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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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희곡을 소재로 한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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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김다운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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