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Taxi, 2015
연말이 되면 한해를 정리하며 많은 매체에서 올해 최고의 작품리스트가,거론되는데요,오늘 언급할 영화 택시가 바로 올해 최고의 영화 중 한편이라 호평을 받고 있는 영화입니다. 이미 올해 베를린영화제에서 최고의 상을 수상하였고, 베니스 최고의 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는등 거장의 반열에 오르고 있는 자파르 파나히의 작품을 주목해 주십시오.
영화 택시는 자파르 파나히 감독이 직접 택시를 몰며 만나는 손님과의 일화를 담은 영화입니다. 언뜻보면 다큐인 것 같지만, 잘 짜여진 각본으로 구성되있습니다. 택시라는 한정된 공간이지만, 다양한 에피소드로 흥미를 잃게 만들지 않는 영화 택시는 택시안에 들어오는 손님들의,일상을 통해 이란이 처한 현실을 담고 있습니다. 이란하면 예전에 드라마 주몽이 70퍼센트의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지만, 영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바라 본 이란은 상당히 문제점이 많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마지막 면회를 가기위해 택시를 탄 인권변호사의 사연입니다. 그가 면회를 가기위해 만나는 사람의 죄명은 여자들이 그저 배구경기를 관람하러 갔다는 것을 이유로 경찰에게 연행된 일명 곤체가바니 사건을 담고 있는데요. 놀랍게도 이 사건은 실화입니다. 그만큼 이란의 여성적 대우가 높지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문화적 상대성이라는 부분은 있지만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사건입니다. 그밖에 외국영화를 보기위해 불법유통자를 통해 외국 영화를 접하는 장면이나, 이란의 사형제 등 많은 이란의 문제점을 택시의 손님을 통해 하나하나씩 나열하는데요, 택시라는 한정된 공간이지만 많은 사건으로 관람객의 긴장감을 잃게 만들지 않는 영화입니다.
영화에서 택시 운전사로 나오는 감독 못지않게 일명 미친존재감을 내뿜는 감독의 조카는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영화에서 큰 임팩트를 남깁니다. 배급할 영화를 찍어야한다며,고민을 하며 직접연출을 하는 부분은 영화의 또다른 볼거리입니다.
특히 학교에서 배급할 영화를 하기 위해 주목할점을 배웠다며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말하는데, 내용이 거의 정치적인 문제를 다루지말라는등 이란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부분만을 표현하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자유로운 사상을 억압하고, 국가에서 제시하는 가이드 라인만을 허용하려는 모습에서 최근에 불거진 국내 국정교과서 사건이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는 현정부에 꼭 권유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영화매니아라면 잘알려진 감독이지만, 보통의 일반사람들에게는 생소한 감독일 것입니다. 잠시 소개를 드리자면, 세계적 거장의 위치에 있는 감독이지만 자국 이란에서 반체제적 인물로 분류되어 자택감금의 신세를 지게 됩니다. 여러 영화인들이 안타까움을 표하며 그의 석방운동을 벌여왔는데요, 이런 암울한 상황속에서도 자파르 파나히는 나름대로 작품에 대한 열정을 놓치지 않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 작품을 냅니다.
이번 영화 택시에서도 카메라의 위치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카메라는 시종일관 택시안을 지키고 있습니다. 마지막 주인공이 잠시 밖을 나갈때에도 카메라는 자리를 지키는데, 이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간적접으로 느낄수 있는 장면입니다. 그에게는 자택감금과 더불어 20년간 작품활동을 할 수 없으며 해외 방문금지 등의 중형이 내려지게 되었는데요, 그런데도 꾸준히 작품활동을 이어가는 자파르 파나히는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영화 택시를 보며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부분은 최근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점점 후진국스러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자신과 반대의견을 제시하는 사람에게 적으로 간주하고, 심한 형벌을 내리는 등 가한 탄압을 강화하는 한국의 상황은 이란의 모습과 비슷한 면모를 보이며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을 느끼게 해줍니다.
물론 이란의 상황과 한국의 상황과는 많은 다른점이 있겠지만 자파르 파나히 감독처럼 한국의 현실을 잘 담은 감독들이 많이 배출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끝으로 자파르 파나히 감독님의 형벌이 완화되어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이어나가기를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 2015년 최고의 영화 리스트에 꾸준히 거론되는 영화 택시는 곡 놓치지 말고 보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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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얼리티 장르를 좋아하는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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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김석희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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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독재자는 민중의 ‘말’을 빼앗아 지배했다. 말이 글을 낳고 글이 생각을 낳기 때문이다. 말과 글을 뺏긴 민중은 곧 얼조차 잃어 독재자가 원하는 대로 사고했다. 영화 <택시>는 말과 글, 더 나아가 생각을 뺏기지 않으려는 이란의 영화감독 자파르 파나히의 헌신의 노력으로 길어 올린 작품이다. 현재 이란은 이슬람 원리주의를 표방하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에 의해 사실상 독재가 이뤄지고 있다. 그 결과 법조인, 언론인, 영화인들 모두 목소리를 낼 권리를 박탈당했다. 자파르 파나히 역시 그들 중 하나로, 그는 6년의 징역과 20년 동안 영화제작 활동 금지, 해외 출국 및 언론 인터뷰 금지 선고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말을 뺏기지 않았다. 본인은 택시 기사로, 배우는 승객으로 위장하고 카메라는 택시 앞 거울에 숨겨 다큐멘터리 형식의 픽션 영화를 완성해낸 것이다.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시도는 성공적이다. 택시를 이용한 로드 무비 형식은 이란의 수도 테헤란의 풍경을 자연스레 담아낸다. 또한 다양한 승객을 통해 이란의 여성문제, 장애인 문제, 표현의 자유 문제, 빈곤과 사형제도의 딜레마, 인권 억압 등을 한데 아울러 조명한다. 바로 여기에서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20년 연륜이 빛을 발한다. 이란의 현실을 고발하지만 감독의 직접적인 개입은 적고 위의 문제들은 플롯 안에서 부드럽게 맞물려 교차된다. 특히 결말에서 인권 변호사가 준 한 송이의 장미는 스크린 하단부에 위치해 영화에 대한 감독 자신의 애정, 권리에 대한 희구 등을 은유한다. 정부가 보낸 이들에 의해 메모리칩을 뺏겨 암전된 화면은 픽션과 현실의 균형을 맞춰 여운을 남긴다. 물론 상업영화의 빠른 장면 전환이나 세련된 컷 등은 없다. 오직 배우의 입과 가끔 있는 앵글 전환뿐이다. 카메라의 위치가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부에 들키지 않기 위한 조치로, 필름은 사전에 협의된 해외 영화인에 의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한국의 과거가 된 독재의 그림자는 이란의 현재이다. 그러나 그 과거가 오늘 한국 사회에 아른거리기에 <택시>의 울림은 크다.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이다.
2015년 11월 3일 화요일 | 글_이지혜 기자 ( wisdom@movis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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