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글혼
Manglehorn , 2014

추운 겨울, 우리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담요나 뜨거운 커피 한 잔도 우리의 몸을 따뜻하게 해줄 수 있겠지만, 우리의 마음까지는 따뜻하게 해줄 수 없다. 하지만 잔잔한 감동을 지닌 영화라면 언제든지 우리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 그런 영화가 한 편 있다. 바로 영화 <맹글혼>이다.
2015년 많은 사랑을 받은 여러 편의 영화 중 눈에 띄는 영화가 있다. 바로 영화 <국제시장>과 <사도>. 고단한 삶의 무게를 어께에 짊어지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버지들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그리고 최근 TV에서는 예능에서도 아버지와 아이의 사랑과 관계를 보여주는 많은 프로그램들이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주목받는 ‘아버지의 사랑’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대를 자아내며 인기를 받고 있는데. 영화 <맹글혼>에서도 역시 아버지의 사랑과 아버지의 마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어디엔가 있을 것만 같은 평범한 남자이자 아버지를 그린 영화로 돌아온 알 파치노는 전세계가 인정한 배우라는 수식어에 알맞은 연기를 보여줬다. 오래 전 사랑하던 여인인 클라라를 먼저 보낸 후 자신의 가장 빛났던 과거에서 벗어나오지 못한채 지내고 있는 맹글혼(알 파치노). 그는 완고한 성격으로 하나뿐인 아들과도 소원하게 지내고 세상과 가족과 모두 단절된 채로 살아가고 있는 열쇠 수리공이다.
혼자서 고독한 시간을 버티는 그는 사랑하는 클라라에게 편지를 쓰지만 받는 이 없는 그의 편지는 매번 다시 그에게 돌아오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은행 직원인 던(홀리 헌터)의 도움을 받아 차차 마음의 문을 열어가고, 맹글혼은 가족과 세상을 향해 손을 내밀기 시작한다. 하지만 너무 오랜시간 혼자 지내는 것에 익숙해진 그는 결국 사랑하는 법을 잊어버린 것처럼 다시 과거의 삶으로 돌아가면서 던과 가족들에게 상처까지 주고 만다.

영화 속 맹글혼의 모습은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의 뜻대로 되지는 않고,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버티고 비로소 가족과 마주하는 그의 모습은 마치 이시대의 모든 아버지를 대변하는 것 같다. 가족과의 이해와 위로가 절실히 필요한 요즘 시대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힐링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인 <맹글혼>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위로 받기를 바란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영화중의 영화인 명작 <대부>의 이름이라도 들어봤을 것이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 명연기를 보여준 배우 알 파치노. <대부>에서는 암흑가의 보스이자 마피아 두목인 대부 돈 코르네오네(말론 브란도)의 아들 마이클역이었던 알 파치노는 영화를 통해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전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다. 이 후 많은 영화들을 통해 다양한 역을 보여준 그는 영화 <여인의 향기>를 통해 제65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맹글혼과 호흡을 맞추는 또 다른 주인공인 은행원 던은 홀리 헌터가 캐스팅이 되었다. 1993년 영화 <피아노>를 통해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그녀는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많은 활약을 보여 왔다. 홀리 헌터는 영화 속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 차있는 던 역을 맡아 따뜻한 마음으로 맹글혼의 마음까지 녹여버리는 사랑스러운 역할을 맡았다.
감독을 맡은 데이빗 고든 그린 감독은 궁핍한 미국 남부 지역의 흑인 청소년들의 생활을 담아낸 영화 <조지 워싱턴>으로 많은 상을 휩쓸며 화려하게 영화계에 데뷔했다. 이후에도 <올 더 리얼 걸스>, <프린스 아발란체> 등의 다수의 작품을 통해 많은 주목을 받으며 차세대 거장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영화 <대부>를 통해 알 파치노의 연기에 매료된 데이빗 고든 그린 감독은 각본가 폴 로건에게 알파치노를 위한 영화 <맹글혼>의 시나리오 작업을 제안했다고 한다. 알 파치노는 시나리오를 보고 바쁜 스케줄이지만 영화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하니, 이 영화는 처음부터 알 파치노를 위해 만들어진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했던 사람이 떠나고 찬란했던 젊음까지 사라진 후 자신의 화려한 과거에 갇혀버린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는 고단한 삶의 무게를 짊어진 채 살아가야 하는 이 시대 남성들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갖게 된다.

사랑하는 클라라를 떠나보낸 후 오랜시간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맹글혼의 캐릭터를 위해 많은 공을 들인 감독은 그 캐릭터를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데에도 역시 많은 노력을 쏟았다. 마치 맹글혼이 살았을 것 같은 오래된 주택을 찾아내고, 형편없는 소파, 오래된 식탁 등으로 집안을 꾸며 전혀 살림에 관심 없는 맹글혼의 집을 만들어냈다. 반면 사랑스럽고 긍정적인 캐릭터인 던의 집은 마치 그녀처럼 따뜻한 분위기에 애완견, 물고기, 식물들을 가지고 꾸며서 맹글혼의 집과는 대조적으로 보이도록 했다고 한다.
이런 감독의 노력으로 인해 영화 <맹글혼>이 만들어졌다. 우리는 가족들의 틈에서 생활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혼자 생활하는 사람이 많다. 그들에게 가족이 있어도 서로 단절된 채 살아가는 경우도 있다. 영화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느끼고, 혹시라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볼 수 있게 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찬란한 미래를 바쳐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헌신한 이 시대의 모든 아버지에 대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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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 대한 사랑을 느끼고 싶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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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이현아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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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광고 작업 때문에 만났던 데이빗 고든 그린 감독과 알 파치노. 광고는 무산됐지만 알 파치노의 이야기에 매료된 감독은 1년 후 시나리오를 보내고 이를 받은 알 파치노가 감독에 대한 믿음으로 참여한 작품이 <맹글혼>이다. 설명이 필요없는 배우 알 파치노와 <피아노>로 칸 국제영화제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홀리 헌터의 만남도 영화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요소다. 절박한 순간에 나타나 뚝딱뚝딱 문제를 해결해주는 열쇠공, 오랜만에 만난 아들을 앞에다 두고 내가 진정 사랑한 여자는 네 엄마가 아니라고 거침없이 말하는 눈치 제로 아버지, 여느 시인보다도 절절한 수취인 불명 연서를 써대는 로맨티스트. 맹글혼은 그런 남자다. 설명 듣지 않아도 꼰대스러움이 확 다가오는 맹글혼이 주변과 화해해가는 모습은 익히 상상 가능한 시나리오고 실제 <맹글혼>도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감독은 고립을 자처했던 맹글혼이 주변인들에게 손을 내미는 과정을 드라마틱한 꾸밈없이 진솔하게 담아낸다. 이는 알 파치노의 연륜 묻어나는 연기와 더불어 차분히 영화를 음미하게 하지만 루즈한 전개와 흔한 클리셰는 영화의 흡인력을 떨어뜨린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서 작은 감동을 느끼고 싶다면 <맹글혼>은 꽤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015년 11월 19일 목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young@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