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세상은 지금 몇시?>

잔잔한 호흡으로 몽한적인 분위기를 선사해 주었던 영화, 당신의 세상은 지금 몇시라는 작품을 봤다. 눈길을 끌었던 것은 배우들의 연기 연출력이 아닌 분위기와 예측했던 모든 것들이 수포로 돌아가게 만드는 시나리오의 힘이었다. '기억'은 과연 믿을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수 많은 학자들과 철학자들이 고민한 결과는 과거에 대한 추억은 사람마다 같은 시간이라도 다르다고 한다. 그리고 작위적으로 해석해 버리고 더 나아간다면 있었던 일도 아닌 일을 실제 경험했다고 믿어 버리는 기억의 왜곡까지도 경험 할 수 있는 것이 사람의 '기억'이다.
영화는 분명 접해보지 못한 로맨스 영화이다. 하지만 적당한 판타지적 요소와 두 주인공들의 시간을 오가며 서로 다른 기억 속에서 다른 가치의 사람으로 기억되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이다. 하나의 시선으로는 중동 사회의 억압된 사회에 대한 비판이 담긴 영화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필자는 그런식으로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전 세계적인 로맨스 코드인 '첫사랑'에 대한 감성을 이란 영화 특유의 색감과 입체감으로 표현하여 영화를 보는 내내 새롭다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중간 중간 상업 영화의 특성을 가지지 않고 너무도 친절한 설명이 들어가 있어 지루해지고 관객이 상상할 수 있는 요소를 가로 막고 있는 장면이 아쉽다는 것 빼고는 훌륭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특히 한 사람만을 이토록 아끼고 지고지순하게 바라보면서 사랑 할 수 있는 파하드가 부럽고 이제는 그런 사랑이 판타지가 되어 버린 나의 감성과 가치를 다시금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영화 내용을 들여다 보면 세계 제 3대 영화제로 손 꼽히는 베를린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는 중동의 최초 배우인 레일라 하타미가 여주인공인 골리 역을 맡았다. 프랑스에서의 삶의 회의를 느끼고 도시에서의 생활이 익숙해진 골리에게 한 장의 사진이 배송된다. 그 사진 속에는 골리의 기억속에 희미하게 존재했던 어린 시절 작은 마을에서의 시간을 누군가의 사진으로 깊고 선명하게 기억된다는 생각과 그 때의 순수했던 자신을 찾기 위해서 무작정 고향으로 떠난다.
그곳에는 어린 시절에 시간을 같이 보냈지만 처음 본 사람 처럼 낯선 기억 속의 액자 장인 파하드를 만나게 된다. 놀랍게도 그는 그 때의 기억을 조금씩 선명하게 그리고 충분히 천천히 그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 과정이 영화의 액자식 구성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 현재의 물건으로 과거를 떠올리고 두 사람의 기억의 공유가 이뤄지면서 하나의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겨 놓기를 반복한다.

무심하듯 툭툭 그녀에 곁을 맴돌던 파하드는 그녀가 자신에 대해서 기억해 줄 때 까지 조바심 내지 않고 천천히 기다린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예측 못한 숨겨진 이야기가 관객들을 한 번더 놀래켜 준다. 제대로된 연락 한 번 하지 않고 첫 사랑을 그대로 기다린 남자의 모습은 이제는 판타지가 되어 슬프지만 필자로 하여금 다시 첫 사랑을 떠올리게 해주었다.
어딘가 모르게 영화의 전형적이고 형식적인 면모를 지니려고 애쓴 티가 나는 영화 <당신의 세상은 지금 몇시?>는 영화를 다 본 이후의 생각해 보면 제목 참 잘 지은 영화이다. 워낙 대사가 없는 영화에서 적잘한 순간과 타이밍에 관객들에게 들려주는 음악으로 서로가 감정을 공유하는 장면은 지금도 명장면으로 남아있다.
 |
|
 |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고 싶은 분 |
|
| 글: foily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