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한 시간
Breathe In , 2013

영화를 보는 초반에는 줄거리와 포스터만 보고서는 적당한 갈등이 있는 로맨스 멜로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영화 속으로 들어가 보니 아름답게 포장되어 있을 뿐이지 냉정하게 보면 흔히 말하는 막장 스토리였다. 영화의 중심 축을 이루는 배우인 가이 피어스는 필자가 인생에 있어 오래도록 기억될 영화인 '메멘토'에서의 모습보다도 많이 늙어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우리가 사랑한 시간>에서 평범하지만 평생을 음악안에서 살아온 키이스라는 캐릭터를 연기하였다. 맨하탄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가끔씩 메인 첼리스트가 사정이 있을 때 마다 그 자리를 채워 첼로를 연주한다.
젊은 시절에는 음악에 대한 열정과 꿈을 가지고 인생을 살았지만 아내가 생기고 딸을 책임져야하는 책임감을 떠안고서는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자신의 처지를 후회하지는 않지만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역할이다.

영화에서 카메라가 주인공인 키이스를 보는 시선은 그런 그를 안쓰럽게 비추지는 않는다. 그저 안정된 생활과 단조로운 음악들로 그의 심리를 묘사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신기하게도 음악과 어우러진 그의 분위기 이다.
악역이나 선한 역할과 같은 이분법적 역이 더 쉽다는 연기자들은 오묘한 감정을 가지고 평범한 사람을 연기하는 가이 피어스는 초반에 영화에 몰입하게끔 도와준다. 첼리스트라는 설정 자체도 그의 낮은 자세와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고 뒤에서 받춰주는 역할을 잘 대변하주고 있는 역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그에게 찾아온 하나의 불씨. 소피 역을 맡은 펠리시티 존스이다. 코미디 부터 액션 영화까지 젊은 나이에도 많은 역할을 소화하면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녀는 안정된 삶을 영유하지만 자극적인 음악적 영감을 갈구하는 키이스를 자극하기 충분했다. 키이스의 마음을 대변하듯 무료하고 더운 계절인 여름이 끝나가는 중에 그의 집에 소피가 교환학생으로 찾아온다.
소피는 역에서 중년의 남성을 유혹하는 여자로 등장하기 때문에 노골적으로 육감적이고 끼를 뿌리는 여자라고 생각했다면 큰 착각이다. 그녀는 몽환적인 매력을 가졌으며 피아노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가진 눈이 빛나는 역할이다. 아무래도 그랬기 때문에 키이스가 그녀에게 빠지고 금기라는 것을 알지만 이제 자신에게는 없는 무엇인가를 그녀에게서 찾기위해서 더 빠져들었는지도 모른다.

드레이크 도리머스 감독의 <우리가 사랑한 시간>의 원제는 Breathe in 이라고 한다. 한국에서 개봉한 작품과는 많은 차이가 보이는 영화 제목이지만 둘 다 크게 와 닿지는 않는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감독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는 여느 관객들이라면 쉽게 캐치할 수 있는 영화이다. 그런데 그게 크게 설득력이 있지는 않은 느낌이다. 솔직히 미상적인 이야기 일수 있지만 불륜을 포장하기 위해 여러 영화들이 시도한 스토리 들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무미건조한 일상에 열정의 불씨인 뮤즈와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는 이 영화 이전에도 봤던 클리셰적인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충분히 음악 영화를 이끌고 가는 ost들은 정말 주옥같은 명곡들이 나온다. 그리고 적절하게 사용이 되어 그들의 분위기와 감정을 한층 더 부각 시킨다. 영화를 다 본 이후의 만약 지금의 나는 열정을 가지고 눈이 빛나는 일을 쫓지만 키이스와 같은 나이가 되었을 때 과연 같은 열정을 가질 수 있을까? 라는 의문과 키이스와 같은 처지라면 나는 과연 이 유혹을 이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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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영화를 좋아하는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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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woo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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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 사랑을 소재로 한 영화는 머리가 아닌 가슴을 공략해야 한다. 윤리적 잣대와는 별개로, 스크린을 벗어나면 다시 비난할지라도 영화를 보는 순간만큼은 그들의 사랑에 공감할 수 있는 어떤 격정을 보여줘야 한다. 이런 면에서 본 다면 <우리가 사랑한 시간>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않다. 하지만 영화는 매우 서정적인데 이는 음악과 영상의 조화에 기인한다. 쇼팽, 베토벤, 슈만 등 클래식 명곡을 비롯해서 피아노와 현의 조화가 이채로운 곡들로 가득 채워진 OST는 음악을 통해 교감하는 키이스와 소피의 감정 변화를 세심하게 표현한다. 또 도시 근교의 가을 내음 물씬 풍기는 쓸쓸한 영상은 금지된 사랑의 은밀한 기쁨과 대조를 보여준다. 그러나 <메멘토>의 가이 피어스는 예민하고 감수성 풍부한 중년의 음악교사로 열연하지만 여린 감성보다는 비겁한 나약함이 더 두드러지고, <사랑에 관한 모든 것>으로 주목 받은 펠리시티 존스가 실제 나이 29세때 연기한 고등학생 소피는 신비롭다기 보다는 어딘지 연륜이 느껴진다. 거기다 키이스와 소피의 감정 선에 집중한 나머지 작위적이고 허술한 내러티브는 공감을 일으키기에는 역부족이다. 아쉽게도 <우리가 사랑한 시간>이 보여주는 치명적 감정은 사랑으로 승화되지 못하고 일탈에 그치고 만다.
2015년 11월 5일 목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young@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