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곽원갑
霍元甲 , Fearless , 2006

곽원갑, 그는 실존 인물이기도 하지만 '정무문'에서 '진진'의 스승으로 더욱 유명한 사람이다. 그의 일생을 조명하는 전기적 성격을 띠는 영화이고 무협 영화에서 명성을 떨치던 이연걸이 등장해서 호쾌한 액션을 기대했다면 실망을 많이 할 것이다. 이 영화는 화려한 액션에 초점을 맞추었다기보다는 '곽원갑'이라는 사람의 일생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먼저 그가 왜 강해지고 싶었는가를 이야기하기 위해 무술 경기를 치르던 만년에서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몸이 약했던 그는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무술을 몰래 배운다. 아버지의 엄한 가르침이 있었지만, 어머니의 사랑으로 무술을 계속 배워나간다. 그러던 중 우연히 보게 된 아버지의 패배 장면이 그에게 큰 트라우마를 남긴다.
아버지를 패배시킨 자들을 무너뜨리려는 그의 야망이 무술을 배우게 하는 원동력이 됨과 동시에 천진 제일의 고수가 되게 하는 힘이 된다. 물론 그 와중에 자신에게 도전하는 자를 가차 없이 무너뜨리는 모습을 보이는데, 강해지고 싶은 열망이 크게 담겨 있는 이 장면은 이 영화에서 명장면에 꼽을 정도로 뛰어난 연출이라 생각한다. 이것은 그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복선에 가깝다고 또한 생각한다.

처음에는 단순한 승리의 기쁨을 즐기던 것에서 천진에서 그를 이길 자가 없게 되자 자신이 최고로 강한 존재라고 느낀 나머지 곽원갑은 상당히 오만한 모습을 보인다. 제자들을 마구잡이로 받아들이고 그는 물론 제자들이 외상 술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마시며 방탕한 시간을 보낸다.
한편 제자들이 진정 무술을 배우고 싶은 사람은 아니었기에 도장을 운영하며 생계를 꾸려나가던 곽원갑의 가세는 점점 기울어져 가고 설상가상으로 외상값까지 쌓여가며 정신과 재정 상황은 악화하는 경지에 이른다. 그의 친구는 천진에서 제일 강해진 다음에는 무엇이 되고 싶으냐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지만, 곽원갑은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에 사로잡힌 채 단지 천진 제일의 고수가 되고 싶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여기서 파국의 문은 열리고 만다.

이때 그의 라이벌 진 사범이 나타난다. 그는 무술 실력이나 인격, 제자들을 거느린 수로 보아 곽원갑과 대등하거나 월등해 보였다. 천진 제일의 고수를 노리는 곽원갑이 초조해지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거침없이 달리던 그의 경주는 멈추거나 무너지는 때가 다가온 듯싶었다. 넘을 수 없는 산처럼 보이던 그였지만 하나의 작은 불씨가 산을 태우듯 얘기치 못한 사건이 파국으로 치닫는 계기가 된다. 곽원갑의 제자가 진 사범에게 맞아서 크게 다쳤고 분노한 곽원갑은 진 사범의 생일잔치에 난입하여 결투를 신청한다.
진 사범의 양아들은 물론 그의 친구까지 말리지만 천진 제일의 고수를 위협받는 곽원갑에게 그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혈투 끝에 승리하고 만다. 진 사범이 크게 다치는 불상사가 있었지만, 곽원갑은 천진 제일의 고수가 되었다. 이제 모든 것을 이룬 그는 술잔치를 벌였고 천진 제일의 고수가 된 그를 제일 먼저 기다리는 것은 라이벌인 진 사범의 사망 소식과 동시에 그가 사랑하는 가족이 진 사범의 양아들에게 무참히 죽임을 당한 것이었다.

그렇게 방랑을 하며 세월을 보내고 소수민족이 거주하는 어느 한적한 농촌에서 곽원갑은 지내게 된다. 앞이 보이지 않는 여인과 지내면서 자연 속에서 마음을 비우는 법을 배우면서 그는 병든 마음을 치유하게 된다. 그러면서 인생을 돌아보고 지난날 어머니가 했던 '이기고 싶은 마음을 이기는'법을 배워간다.
이 묘사는 곽원갑이 진정한 무인으로 거듭나는데 필요한 장면이었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매우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너무 뻔한 전개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장면은 곽원갑이라는 사람을 설명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전개가 너무 빠르게 느껴져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필요한 장면이었고 적절하게 묘사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생사를 걸며 싸움을 계속했던 곽원갑에게 더는 무술은 생사를 거는 결투가 아니라 친구를 만들려는 방법이었다. 그래서 무대 위에서 치열하게 싸운 상대라 할지라도 시합이 끝나면 친구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경지에 이른 것이다. 이 때문에 천진 제일의 고수가 되었을 때 냉정하게 떠나던 그의 친구는 다시 돌아오고 자신의 전 재산을 그에게 넘겨 중국 정무회를 세우게 된다. 그렇지만 이들의 푸른 꿈은 이내 펴보지도 못하고 먹구름이 끼는데 곽원갑이 고향에 돌아왔을 때 느꼈던 시대의 흐름 때문이었다.
제국주의 열강이 중국을 지배하고 중국을 '동아병부'라 조롱하였는데 곽원갑은 이에 분노하여 서양인과의 시합을 계속하였고 생사를 걸며 자신의 명예를 위해 싸우는 것에서 민족의 자존심을 위해 싸우는 것으로 목적이 바뀐 삶을 살아간다. 이 부분은 이 당시부터 불기 시작하였던 중국 민족주의의 영향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런 영화 외적인 것을 떠나고 보면 자신에게 초점을 맞춘 삶에서 다른 이를 위해 사는 그의 변화를 나타내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은 우리가 잘 아는 대로 곽원갑이 일본인의 음모에 의해 독에 중독되어 죽는다. 그렇지만 마지막에 그가 보여준 일본인과의 우정, 불리한 상황에서도 승부를 마무리 짓는 모습에서 무술의 최고 경지에 이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비록 그의 몸은 죽었지만, 정신은 계속 살아남아 전 세계에 퍼졌다는 마무리로 영화는 끝을 맺는다.
한 사람의 일생을 보여주었기에 때로는 과장된 면도, 때로는 지루해 보이는 조용한 묘사도 있었지만 '무인 곽원갑'에 나오는 액션은 이연걸이라는 배우가 아니면 표현하기 힘들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 영화에서 내면 연기를 보여준 이연걸은 '명장'이라는 영화에서 더 깊은 내면 연기를 보여줌으로써 단순한 액션 배우가 아닌 진정한 배우로 거듭난 모습을 보여준다. 이것이 바로 무인 곽원갑이 가지는 가장 큰 의의라고 생각한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영화는 아니지만 한 사람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영화로는 괜찮은 영화라고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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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걸을 좋아하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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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서영갑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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