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스캔들’로 확실히 캐릭터를 잡은 차태현. 그가 후속작으로 선택한 작품 ‘헬로우 고스트’도 ‘과속스캔들’과 비슷한 장르로 가족적 분위기에 코미디적인 요소들을 담고 있다. 많은 관객들이 ‘과속스캔들’을 보고난 후 갖게 된 기대감을 가지고 ‘헬로우 고스트’를 관람하러 영화관에 많이 들렀고 나 또한 차태현이라는 이름만 보고서 바로 관람하러 갔었던 기억이 있다. 차태현씨도 이런 ‘과속스캔들’의 후속작이라는 생각으로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고, ‘헬로우 고스트’의 개봉일이었던 12월 22일에는 세계적으로 두터운 팬층을 소유하고 있는 ‘해리포터’ 시리즈와 떠오르는 배우인 하정우와 김윤석의 ‘황해’가 상영중이었기에 더욱 부담이 되었으리라 보인다. 결과적으로 보자면 전작인 ‘과속스캔들’에 비해 흥행에는 실패했고, 코미디적인 요소에서는 많이 밀렸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본 대부분의 관객이 말하는 마지막 큰 한방이 이 영화를 살렸다. 영화배우 박중훈씨도 말했듯이 2010년 최고의 엔딩이라 생각되는 이 결말은 서스펜스 같은 엄청난 반전까지는 아니지만 관객들에게 가족이라는 따뜻한 마음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소재를 이용하여 충분한 감동을 줄 수 있었던 결말인 것 같다.
앞부분의 내용은 간단하다. 가족이 없이 고아로 자란 상만은 외롭고 살기 힘든 세상이 싫어 자살기도를 하지만 계속 실패하고 만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그에게 네 명의 귀신이 보이게 된다. 변태귀신, 꼴초귀신, 울보귀신, 초딩귀신. 이 4명은 상만에게 소원을 들어주라면서 달라붙어 있게 되고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면서 간호사인 연수와 사랑하게 된다. 나중에는 참지 못한 상만이 4명의 귀신들에게 떠나라고 하게 되고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반전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앞부분의 내용은 다소 지루하다는 평이 많아 약간의 아쉬움을 갖게 한다. ‘과속스캔들’에서 왕석현 군과 차태현의 연기를 보며 많은 웃음을 만들어 주었던 것에 비하면 ‘헬로우 고스트’는 단지 미소만 입가에 머금을 정도의 느낌이었던 것 같다. 또한 캐릭터들 또한 애정이 갈만한 캐릭터가 딱히 없었다. 결말을 알고 나서 다시 본다면 충분히 이해가 갈만한 행동이기에 더 끌릴 수 있겠지만 처음 영화를 보는 입장이라면 다른 귀신들의 행동은 그다지 좋게 보이지 않고 단지 차태현을 괴롭히는 존재로만 보일 수 있다. 이렇게 전체적으로 지루하고 특별한 캐릭터를 얻지 못한 '헬로우 고스트‘는 차태현의 연기가 살려 놓은 것이라 생각된다. 그다지 많이 웃길만한 부분이 아님에도 차태현의 익살스런 연기는 재미를 만들어내는 신기한 능력이 헬로우 고스트를 살린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결말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정말 2010년 영화들 중 최고의 엔딩이었다고 생각한다. 앞부분만을 본다면 실패작이었다고 봐도 괜찮겠지만 마지막 엔딩이 갖고 온 감동은 ‘헬로우 고스트’가 내세울 수 있는 최고의 무기라고 생각된다. 앞에서 귀신들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카메라를 찾고, 구식 택시를 찾고, 만화영화를 보고, 직접 차려준 저녁을 먹었던 사건들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엔딩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연결시켜 주었다.
2010년 그해, 최고의 엔딩을 맛보지 못했는가? 늦지 않았다. <헬로 고스트>로 웃다가 울다가 하면서 엄청난 반전을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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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단위, 훈훈한 감동을 원하는 관객, 차태현의 익살스러움을 보고 싶은 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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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우니이이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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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훈훈한 가족 영화들이 극장에 걸린다. 모두가 편히 보고 즐길 수 있는 가족 영화들이 제 몫을 하는 시기다. <헬로우 고스트> 역시 그렇다. 살짝 살짝 웃겨주면서 유쾌하게 진행되다가 감동으로 마무리하는 일반적인 공식을 잘 따른다. 구성이나 방식에서도 전형적인 스타일을 보이지만, 그래도 나름 신선한 설정과 심혈을 기울인 엔딩이 비장의 카드다. 홍보 과정에서 코미디를 강조하는 건, 마지막 감동을 배가시키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고아로 어렵게 자란 상만(차태현)은 외로운 삶을 정리하기 위해 자살 시도를 한다. 헌데 쉽게 되지 않는다. 계속 시도하지만 번번이 실패로 끝나고 생과 사를 넘나드는 과정에서 자신의 주변에 있는 귀신을 보는 능력이 생긴다. 그것도 변태할배(이문수), 꼴초귀신(고창석), 식신초딩(천보근), 폭풍눈물(장영남) 이렇게 4명이나 된다. 점을 보니 이 귀신들은 억지로 떼어낼 수 없단다. 살살 비위를 맞춰주고 소원을 들어주면 스스로 떨어져 나간다는 것. 상만은 귀신들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자신의 몸을 이들에게 내어준다. 상만의 생활을 완벽하게 망쳐놓은 민폐 귀신들이지만, 상만은 외롭고 쓸쓸했던 자신의 인생에서 나름의 활력소를 찾고, 이들을 통해 병원 호스피스로 일하는 연수(강예원)와의 로맨스도 시작한다.자살을 시도하다 생과 사의 경계를 경험한 주인공의 눈앞에 귀신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공포영화의 설정 같지만, 그 주인공이 차태현이고 그 귀신들이 참 가지가지 하는 독특한 캐릭터들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평생 술 담배를 안 하던 주인공은 귀신에 빙의되면서 술고래에 꼴초가 되고, 초딩처럼 말하고, 여자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차태현은 귀신 빙의 모습을 각 캐릭터와 배우들의 특징을 살려 연기하면서 웃음을 준다. 하지만 웃음의 강도가 그렇게 높지는 않다. 상황 자체가 주는 유쾌함은 있지만 빵빵 터지는 폭발력은 부족하다.그도 그럴 것이, <헬로우 고스트>는 코미디를 전면에 내세우는 영화가 아니다. 유쾌하고 편안하게 전개하다가 마지막에 감동을 주는 휴먼 드라마다. 그래서 코믹한 코드에 과한 힘을 쏟지 않는다. 물론 차태현의 개인기나 여러 배우들을 보는 재미는 쏠쏠하다. 변태할배를 능청스럽게 연기하는 이문수나 비주얼로도 코믹함을 주는 고창석, 철저하게 애 같은 천보근, 맨날 울고 있는 장영남 등의 귀신들의 캐릭터들이 좋다. 여기에 각 귀신들과 엮이는 현실 세계의 사람들 역시 자기 역할을 다하며 조화를 이룬다.<헬로우 고스트>를 전형적이라고 치부하기 어려운 이유는 시나리오의 힘이다. 시나리오 작가 출신인 김영탁 감독은 여러 캐릭터를 만들고, 각 캐릭터마다의 에피소드를 만들어 이야기를 분산시켜 진행한다. 하지만 분산된 이야기는 마지막 순간에 하나로 합쳐진다. 아마도 <헬로우 고스트>는 시나리오 단계에서 높은 완성도를 획득한 영화일 것으로 짐작이 가능하다. <헬로우 고스트>가 시나리오 완성 후 일주일 만에 캐스팅과 투자가 성사된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시나리오와 영화는 또 다른 법. 이야기의 구조 자체는 좋았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며 감정을 조절하는 연출적인 부분에서는 다소의 미흡함도 보였다. 생략되고 축약된 부분도 많아 매끄럽지 못한 전개가 보이기도 한다.<헬로우 고스트>는 결국 마지막을 보여주기 위한 영화다. 이야기를 따라가는 과정에 특별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마지막에 다다르면 지난 이야기의 톱니가 맞춰지면서 감동으로 귀결된다. 넓게 퍼져 따로 놀던 이야기들이 구심점을 찾아 모이면서 엔딩에 이른다. 큰 웃음을 안 준다고 너무 서운해 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이 영화는 웃음 폭탄보다는 마지막 한 순간을 위해 내달리는 영화니까.
2010년 12월 17일 금요일 | 글_김도형 기자 ( iwai@movist.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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