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하고인
山河故人 , Mountains May Depart , 2015

요즘 영화관에 가보면 상영되는 영화 대부분은 한국영화 아니면 미국 영화이다. 이외 국가의 영화는 잘 상영되지 않는 편인데, 오늘은 오랜만에 본 중국 영화를 한 편 리뷰하려고 한다. 영화 제목은 <산하고인>이다.
산하고인은 1999년 중국의 펀양이라는 곳을 무대로 한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강원도의 탄광 도시 같은 이 곳에는 리앙즈와 진셩이라는 어릴 적부터 아주 친한 친구 사이인 두 남자가 있다. 하지만 운명은 우습게도 이들을 갈라놓게 된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리앙즈와 진셩은 동시에 마을에서 예쁘기로 소문난 타오를 좋아하게 되지만, 결국 타오는 부유한 진셩과 결혼을 하게 된다. 그리고 달러라는 이름의 아들까지 낳게 된다. 두 남자의 이야기로 시작했던 이야기는 2014년을 지나 미래인 2025년까지를 그려낸다. 아마도 지아장커 감독은 급격히 변해가는 중국의 모습을 영화를 통해 나타내고 싶었던 것 같다. 지아장커 감독이 담아낸 영화 속에는 변해가는 중국을 살아가는 중국인들의 이야기가 있다.
과거는 해체되고, 현재를 지나 미래로 나아가는 모습을 통해서 우리는 희망찬 미래를 그려보기보다는 어쩌면 조금 쓸쓸해지는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과거와 다름없이 돈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고 그 사람의 모습과 그사람이 살아가는 곳을 결정하게 된다.
탄광촌 펀양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지아장커 감독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어딘가 익숙할 지도 모르겠다. 지아장커 감독의 2007년 작 다큐멘터리 <무용>에도 중국 서북부의 산시성 펀양시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영화 제목인 <산하고인>은 주인공인 타오가 연말연시에 마을 축제에서 부르는 노래의 가사에서 뜻을 찾아볼 수 있다. 뜻은 산(山)과 강(河)으로 둘러싸인 펀양시의 옛사람(故人)이라는 의미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영화는 인연의 의미를 되새기는 서사시이다.

영화는 과거, 현재, 미래를 이어가는 형식으로 구성된다. 3부작으로 구성된 영화의 각 부분은 화면 비율까지 달라질 정도로 확연하게 차이를 보인다. 과거를 상징하는 1부는 4:3 화면비율을 보여주는 1999년이 배경이다. 타오가 리앙즈대신 진셩을 선택한 후 결혼해 아들을 낳는 2007년까지를 화면에 담아낸다. 2부는 2014년을 배경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1.85:1의 화면비율로 보여준다. 초반에 리앙즈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스토리에서 타양살이를 하면서 가정을 이루고 아들까지 낳은 리앙즈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오랜 탄광 노동으로 인해 리앙즈는 폐암에 걸리게 되고, 펀양으로 귀향해 진셩과 이혼한 타오에게 치료비를 받게 된다.
3부는 2025년의 미래를 보여준다. 화면비는 2.35:1로 바뀌게 되고 다러는 진셩과 함께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살게 되지만 소원한 부자 관계를 보여준다. 달러는 여교사인 미아에게 친근함을 느끼고, 미아는 달러에게 어머니를 찾을 것을 권유한다.

영화는 이어져있는 것 같아보이지만, 많은 부분을 관객의 시선에 맡긴다고 할 수 있다. 타오에게 치료비를 받았던 리앙즈는 2부에 시점이 타오로 바뀐 후에는 등장하지도 언급되지도 않아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 수 없는 상태가 되버린다. 미아는 달러에게 어머니를 찾을 것을 권유하지만 마지막에 타오가 등장하는 장면만으로는 달러가 그녀를 찾아왔는지는 알 수 없다.
영화 <산하고인>은 지아장커 감독의 다른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급변하는 중국의 변화를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자본주의가 점점 생활에 침투되면서 인연과 사랑은 사라지고 가족은 점점 해체되게 된다. 리앙즈의 모습에서는 산업화의 모습이 종료되었음을 상징하고, 진셩의 아들 이름이 달러인 것은 중국의 황금만능주의를 보여준다. 이러 중국의 변화는 오히려 국민들에게 행복을 제공하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에 지아장커 감독은 매우 통속적인 요소인 삼각관계와 부자관계를 통해 우아하게 중국의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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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영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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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이현아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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