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씽 라이크 썸씽 라이크 잇
の・ようなもの のようなもの , Something Like, Something Like It , 2015
우리나라에 개그맨이 있다면 일본에서는 만담가와 콩트가가 있다. 그 중에서도 만담가는 라쿠고라고 불리는 일본의 전통 만담 공연을 펼친다. 라쿠고는 약 300년 전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일본의 전통 오락인데, 재치와 교훈이 있는 이야기로 관객들을 웃게 만드는 공연이다. 단 한 명의 연기자가 무대에 올라 공연하는 만큼, 라쿠고는 연기자의 기량과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썸씽 라이크, 썸씽 라이크 잇>은 바로 그 라쿠고의 세계에 뛰어든 젊은이들의 이야기다.

스승에 집에 얹혀 살면서 라쿠고를 배우는 신덴. 그는 평소에도 바르고 성실한 생활로 장래가 유망한 젊은이였다. 그는 우연히 보게 된 라쿠고의 매력에 빠져 자신의 인생을 라쿠고에 걸기로 결심한다. 최고의 만담가가 되겠다는 신덴에게 라쿠고는 삶의 전부나 다름없다. 하지만 매사에 신중하고 진지한 성격 탓인지, 정작 라쿠고에 필요한 유머러스한 재치는 좀처럼 늘지 않는다. 겉으로는 태연한 척하지만, 신덴은 내심 자신과 라쿠고는 맞지 않는 것인지 고민한다.
그러던 어느 날 신덴에게 한 가지 미션이 주어진다. 라쿠고의 오랜 후원자가 10년 전 사라진 라쿠고가 신토토의 공연이 보고 싶다는 청을 해온 것. 신덴의 스승인 신코메는 신덴에게 그를 찾아오라는 명령을 내린다. 하지만 신덴은 신토토에 대해서 전혀 아는 바가 없다. 지금 무엇을 하는지, 어디서 사는지, 무대는 왜 떠난 것인지.

우여곡절 끝에 신덴은 신토토를 찾아낸다. 하지만 그는 이미 라쿠고를 그만둔 몸이었다. 더 이상 공연을 할 생각이 없다며 신덴을 돌려보내려는 신토토. 하지만 신덴은 포기하지 않는다. 대충매체에서 수많은 오락거리가 쏟아져 나오는 요즘, 라쿠고가는 마땅한 후원자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신덴은 자신의 꿈과 라쿠고의 미래를 포기하고 싶지 않다. 때문에 후원자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신토토를 설득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극중 신토토는 이미 무대를 떠난 몸이다. 그는 신덴을 돌려보내려 하고, 신덴은 어떻게든 그가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설득하려고 한다. 신덴은 결국 신토토의 집에 눌러앉아 반갑지 않은 객식구가 된다.
신덴 역의 마츠야마 켄이치는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있는 배우다. 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끈 순정만화 <나나>의 실사화에 등장하면서 주목받았다. 또한 인기 드라마 <고쿠센>에 등장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는데, 카리스마 있는 주인공보다는 서글서글하고 개성 있는 캐릭터를 실감나게 소화해내 지금도 두터운 팬층을 거느리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작품은 <버니드롭>이 아닐까. 서투른 싱글대디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그는 어떤 배역이든 자기만의 색으로 표현해낸다는 평을 받았다.

<썸씽 라이크 썸씽 라이크 잇>의 주인공인 라쿠고가는 결코 쉬운 배역이 아니다. 라쿠고가는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연기자인 한편, 목소리와 간단한 동작만으로 하나의 시나리오를 완벽하고 실감나게 표현해야만 한다. 그것도 진중하거나 무거우면 안 된다. 가볍고 흘리듯이 해야만 관객들은 웃는다. 아무렇지 않게 툭 던지는 표현 하나하나가 관객의 심리를 치밀하게 예상한 것이다.
극중 신덴은 아직 프로가 아니다. 실력이야 어땠든 스승에게 배우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목소리나 동작이 미숙해도 괜찮다는 뜻은 아니다. 사실 전문 라쿠고가가 아니고서야, 그 프로의 세계를 완벽하게 그려낼 수는 없다. 하지만 마츠야마 켄이치가 보여준 라쿠고는 여느 프로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실감나고 맛깔스럽다.

극중 신덴은 결코 라쿠고에 재능이 있는 젊은이는 아니다. 그의 열정에 감동하여 제자로 받아준 선생마저 혹평을 서슴지 않을 정도다. 신덴의 유머는 억지스럽고, 어조는 뻣뻣해서 라쿠고가 아니라 국어책을 읽는 것 같다. 극단의 다른 사람들마저 신덴에게는 재능이 없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는다. 자신보다 뛰어난 다른 사람을 질투하거나, 절망하여 무너지지도 않는다. 묵묵히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한 가지 분야에 매달려 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데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하는 것이 웬만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조용히 하는 노력이야말로 어렵다는 것을 말이다.
사실 일본에서도 라쿠고는 사라져 가는 예능이다. 전통을 중요시하는 문화 특성상 오늘날에도 어느 정도 수요는 있으나, 그 수요를 지탱해줘야 할 젊은이들의 수가 적으니 사실상 가늘게 이어져 내려오는 명맥이다. 옛날 문화라는 인식도 인식이거니와, 큰돈을 벌 수 없다는 현실 때문에 오늘날 수많은 전통이 사라져가고 있다.

일본의 라쿠고라는 생소한 문화를 전형적인 노력, 성공, 사랑 이야기로 풀어낸 스토리가 크게 남다르지는 않다. 하지만 정석에서 벗어나지 않는 이야기의 흐름이 자연스럽고, 교훈과 생각할 거리가 있어 지루하지는 않다. 단조롭고 일상적인 분위기의 일본 영화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에게는 강력하게 추천하는 작품이다. 라쿠고에 대해서 알고 싶은 관객에게도 가볍게 추천한다. 물론 로맨스 장르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라쿠고 문화에 대해서 심도 있게 파고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새로운 문화를 접하고 알아가고 싶은 단계라면 망설이지 않고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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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코미디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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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hmj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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