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세이모어의 뉴욕 소네트
Seymour: An Introduction , Seymour , 2014

비포 시리즈 에단호크가 연출을!
<비포 선라이즈>를 비롯한 비포 시리즈는 국내 관객에게 큰 인기를 얻은 작품이다. 속박되어있지 않고 자유로운 연애를 표방하는 캐릭터를 잘 연기한 에단호크가 감독으로 돌아왔다. 그는 이전 작품들에서도 시나리오의 각본은 물론이고 연극과 뮤직비디오를 제작했을만큼 다재다능하다.
그는 <컴퓨터 우주 탐험>이라는 영화로 무려 14살에 영화에 데뷔했고, 학창시절 이후 <죽은 시인의 사회>로 다시 복귀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화려한 조명을 받는 그의 삶 속에 숨겨진 무대공포증. 우연히 만난 세이모어와 깊은 이야기를 나누며 영화는 만들어졌다. 에단호크가 들려주는 피아노의 선율은 어떤 말을 하고 있을까?

다재다능 에단호크와 피아니스트 세이모어가 들려주는 이야기
영화는 에단호크와 피아니스트 세이모어 번스타인과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포스터를 보거나 제목을 봐서는 도통 어려운 이야기일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다. 또한, 우리가 잘 알고있는 그 비포 시리즈의 대표배우인 에단 호크가 출연하고 연출까지 맡았다는 사실을 알기란 더욱 어렵다. 배우이자 감독인 에단 호크가 화려한 삶을 살고있으면서도 무대공포증을 갖고 있다는 속얘기를 꺼내면서 인생을 살아가는데에 대한 회의와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세이모어는 유명한 피아니스트로 천재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대단한 실력을 가진 사람이다. 그런 에단 호크와 천재 피아니스트가 만났다. 독백하고, 고백하는 형식의 잔잔한 영화이지만, 이 영화는 에단 호크를 치유함과 동시에 관객에게도 피아노 선율을 통해 힐링시켜주고 있는 영화다.

무대를 장악하는 자 vs 무대를 무서워하는 자
세이모어 번스타인은 어릴 때부터 그의 재능을 인정받아 많은 사람들에게 박수 갈채를 받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다. 자신이 가장 잘 하는 것을 했을 뿐인데 모두가 열광하고 그를 칭송한다.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무대에 서는 것에 익숙한 세이모어. 그와 비슷하게 에단 호크 역시 연극과 카메라 앞이라는 무대에 수 없이 섰던 인물이다.
무대에 서서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모자라 무대를 직접 연출하는 능력까지 갖춘 다재다능한 그에게 무대공포증이라니...무대를 좋아하고 무대를 가장 잘 아는 그가 무대를 무서워한다는 사실을 밝히며 과연 두 사람은 어떠한 이야기를 나누며, 세이모어는 어떻게 에단 호크를 치유할 수 있었을까?

피아노 선율에 녹아들다.
환상적인 연주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세이모어는 아흔이 넘은 나이에 뉴욕의 작은 스튜디오로 무대를 옮겨 소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소박한 피아니스트 옆에서 담담하게, 또 친밀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에단 호크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사실 연출력에 연기력이 배제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영화는 다큐의 형식을 따르고 있음과 동시에 별다른 연기력이 필요하지 않은, 에단 호크 본인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인물이자 오랜 인생의 선배로서 에단 호크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는 세이모어를 보면서 에단 호크는 본인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풀어놓게 된다. 에단에게 찾아온 슬럼프를 아티스트를 통해 풀어간다는 것 자체가 다소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에단은 피아니스트 세이모어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지 않다. 부와 명성을 누렸을 법한 그의 업적에 초점을 맞추는 것 보다 오랜 삶을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그의 인생 선배로서의 세이모어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 영화를 끌어가는 방식이었다.

명곡들의 향연, 선율이 가득한 음악영화
에단의 고민과 슬럼프에 대해 이야기하고, 인생의 선배로서 에단을 위로하는 이야기가 주된 이야기지만, 피아니스트인 세이모어의 역할도 결코 빠질 수 없다. 명품 클래식을 담은 음악영화로서 세이모어는 주옥같은 명곡들을 연주하기 시작한다.
피아노 선율이 아름답다는 것은 이미 알고있는 사실이지만, 명곡들을 함께 들으며 감상할 수 있는 영화가 몇 편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에단이 치유되어가는 과정과 동시에 들리는 피아노의 아름다운 선율은 그야말로 환상적인 조합이 아닐 수 없다. 청중들의 갈채도 환호성도 없는 작은 스튜디오에서 들려오는 아름다운 피아노의 선율을 가만 듣고 있다보면, 에단과 함께 나까지 치유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비록 다큐의 형식이지만, 오히려 더 소박하고 진솔된 에단의 연출력이 돋보였다.

화음과 불협화음은 삶에도 있다.
진정한 삶에 대한 답을 세이모어 역시 모른다. 그러나 평생 피아노를 치고 음악을 하며 살아온 세이모어는 이것만은 말했다. 삶에는 갈등과 즐거움이 있고, 음악도 화음과 불협화음이 있다고 말이다. 또한 세이모어는 슬럼프에 빠진 에단에게 혼자있는 시간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세이모어는 고독을 즐긴다고 했다.
자신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라는 점을 말하고 있었으며 원하는 삶의 방향을 찾아가기 위한 연기를 하는 시간에 아름다움을 찾아보자고 말한다. 에단이 어떠한 깨달음을 깨달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세이모어의 말과 세이모어의 연주를 통해 에단은 충분히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고, 영화의 크레딧이 올라갈 때 쯤 전해지는 여운은 가히 영화가 주는 큰 영향이었다고 느꼈다. 아름다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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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좋아하고, 에단호크를 사랑하신다면...
힐링합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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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이주환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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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이웃과 사랑에 빠지는 방법>에서 노골적인 썸과 원나잇 등 짜릿하고 즉흥적인 사랑을 기대한다면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스토리 탄탄한 로맨스 소설 팬이라면 여러 모로 반가울 프랑스 로맨틱 코미디다. 영화의 두 주인공은 7년 전에 사별한 아내를 못 잊는 괴짜 남자와 겨우 홀로서기 시작한 머리 꽁꽁 묶은 피아니스트다. 이들은 요즘 세대라고 하기엔 너무 고지식하고 올드해 보인다. 그 흔한 키스 한 번 하지 않고 벽을 사이에 두고선 대화를 하누며 사랑을 키워나간다. 그러나 그 모습은 고전적이면서도 로코 특유의 셀렘과 상큼함을 전달한다. 영화의 미덕은 무엇보다 착각으로 빚어지는 해프닝을 남발하며 피로감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한 이웃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여지도 남긴다. 영화는 살인으로까지 이어지곤 하는 이웃간 소음을 소재로 하여 사람과 사람사이에 필요한 거리에 대해 얘기한다. 관계를 맺을 때는 결국 벽을 허물어야만 한다는 교훈을 상기시킨다. <니스의 브리스><뚜르 드 프랑스: 기적의 레이스>의 클로비스 코르니악이 주연과 연출을 겸했다.
2016년 3월 31일 목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young@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