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베라는 남자
En man som heter Ove , A man called Ove , 2015

오베라는 남자는 자신의 마을을 돌아다니며 흐트러진 것은 없는지, 어긋난 점은 없는지 살펴보는 깐깐한 노인이다. 얼굴 표정은 딱딱하기 그지없고 좀처럼 예쁘게 대화하는 법이 없다. 주변 사람들이 그를 노망난 할아버지라고 부르니 마을 내에서 평판도 그리 좋지 않은 셈이다.
어느날 회사에서 해고를 당한 오베는 말끔한 정장 차림을 하고 목을 매달아 죽을 준비를 한다. 그러나 때마침 그의 눈앞에 새로운 가족이 이사 오는 것을 보게 되면서 의도치 않게 자살을 중단한다. 오베는 다음날 다시 자살을 시도하지만 어쩌다보니 또 중단하게 된다. 그렇게 반복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오베가 자살을 시도하는 이유이다. 그는 삶이 어렵고 고되서 자살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가 실제로 해고를 당하기는 했지만, 그것이 그를 자살까지 몰고갈 만큼 비참하게 만들진 않는다. 그렇다면 오베는 왜 자살을 하는 것일까?
그것은 삶이 ‘행복’하지 않기 때문이다. 힘들어서 도저히 못 참아서 죽는 것이 아니라, 행복하지 않으니 더 이상 살아갈 이유를 잃은 것이다. 당연히 현대인의 자살은 이런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오베라는 남자’는 현대인의 자살 이유를 정확하게 비추고 있는 셈이다.
영화 속 오베가 행복하지 않는 이유는 사랑하는 반려자를 잃었기 때문이다. 영화가 진행되고 오베가 과거를 회상할수록 그의 아내 소냐가 오베에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알 수 있다.
오베가 자살을 하는 동안 주마등처럼 과거가 스쳐지나간다. 가장 먼저, 어릴 적에 엄마가 죽고 나서 아버지와 단 둘이 살았던 시절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버지는 말 수가 적은 사람이라고 표현되지만 그들의 사이는 더없이 행복하고 화목해 보였다. 시간이 흘러 오베가 성인이 됐을 때 그의 아버지 역시 죽고 만다. 혼자 남겨진 위태로운 청년 오베가 소냐와 만나는 이야기는 잔잔하면서 아름다운 로맨스 역할을 톡톡히 한다. 마치 영화속의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물론 과거 못지않게 현재의 이야기도 중요하게 흐른다. 그의 옆집에 이사 온 귀찮은 가족과, 평소에 싫어했던 이웃주민들, 동네 길고양이 모두가 오베에게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작은 변화하나로 그의 일상은 따뜻하게 물들고 있는 것이다.
오베는 처음엔 휘파람까지 부르며 미련없이 자살을 준비한다. 하지만 자살시도를 거듭할수록 많이 망설이고 불안해 한다. 처음엔 아무 미련도 없었지만 이제 그에게 남겨진 것들이 많기 때문인 것 같다. 오베에겐 이제 속내를 털어놓을 이웃도 있고 따뜻하게 곁을 지켜주는 고양이도 있다. 이 모두가 오베에게 의미를 가지고 다가온다.

책을 원작으로 해서 그런지 이야기도 탄탄하고 스토리 흐름이 매끄럽다. 필요 없는 내용은 없으며 지루할 틈이 없다. 전체적인 영화 분위기는 따뜻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포스터를 보고 가벼운 마음으로 보려고 했지만, 정작 다가오는 의미는 크다. 오랜만에 잘 만든 영화 한편을 본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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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오베라는 남자>를 읽어본 분
잔잔한 영화가 보고 싶은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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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세모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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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사나이>는 여러 면에서 <창문으로 도망친 100세 노인>(2013)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스웨덴 영화라는 점과 ‘노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점이 그렇다.하지만 <오베라는 사나이>는 주인공의 무용담보다는 좀 더 사적인 인생사에 초점을 맞춘다. 오베가 소냐에게 가기 위해 짠 계획이 실패하는 순간마다 보여주는 그의 지나온 인생은 건조하며 올곧고 로맨틱하다. 겉으론 퉁명스럽지만 마음은 따뜻한 사람을 지칭하는 일명 ‘츤데레’ 캐릭터는 자칫하면 식상할 수 있다. 하지만 영화는 ‘잘 먹고 잘 살았습니다’ 라는 모두가 행복해지는 결말을 인위적으로 만들지 않는다. 또 지극히 덤덤한 시선을 유지함으로써 ‘오베’를 흔한 ‘츤데레’와는 차별화 시킨다. 스웨덴의 무명작가였던 프레드릭 배크만이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연재하던 글이 소설화된 후 하네스 홀름 감독이 영화화 한 작품이다. 나이든 오베역의 롤프 라스가드의 고집불통한 표정만큼이나 젊은 오베 필립 버그의 외롭고 수줍은 표정이 인상적이다.
2016년 5월 19일 목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young@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