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 커맨드: 드론의 습격
Kill Command , 2016
지능화된 기계로부터 인간이 공격을 받는 이야기는 많은 영화에서 진행해왔다.
무자비한 로봇의 막강한 화력은 인간에게 유령이나 귀신, 악령보다 더 무서운 공포를 심어주며 같은 인간이었다가 귀신으로 변한 존재보다 처음부터 감정없이 탄생된 로봇의 존재는 오직 무력으로 밖에 해결할 수 없는 자조적 딜레마에 빠지게 한다.
하지만 인간은 자꾸만 이런 로봇을 만들려고 애쓰고 시간을 투자하며 결국 언젠가는 그런 인공지능 로봇이 만들어져 결국 인간을 통제할 것이라는 미래의 공포도 점점 커져가고 있다. 그런 미래를 견딜 자신이 있는지 없는지는 또한 인간의 몫이다.
시내 대형 극장에서 상영되지 않고 IPTV나 다운로드 영화관에서 보게 되는 SF영화라고 다 CG영화나 어설픈 패러디 영화로 볼 수 없다. 유명 영화가 아니더라도 뚜렷한 철학이 있고, 스토리에 대한 명확한 소신이 있다면 의외로 SF영화는 컬트로 발전될 수도 있고 시리즈로도 나올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이 영화 <킬 커맨드 : 드론의 습격>은 B급 영화 포스터에 저렴한 제목으로 마치 예전 비디오 전용 영화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독특한 화면과 살벌한 전투 액션, 로봇과의 머리싸움까지 이어지면서 긴박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재미를 주고 있다. 지나치고 놓쳤으면 아까웠을 이 영화는 이와 비슷한 영화도 많지만 로봇의 모양새나 공포스러운 정글의 분위기에서 SF공포물이라고 해도 딱 어울릴 영화이다.
인공지능이 상용화된 어느 미래, 최고의 해병대 팀은 여느 때처럼 정규 훈련을 떠난다. 훈련장으로 선정된 섬은 본토와 연락이 닿지 않은 곳으로서, 1박2일간 꼬박 훈련을 진행해야 다시 수송선을 타고 돌아올 수 있는 곳이다. 해병대 팀 외에 전투 로봇을 납품하는 업체의 직원이자 역시 AI인 밀스도 이 훈련에 같이 참가하는데 밀스는 이 훈련이 무언가 석연찮은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섬에 도착해서 정식대로 훈련에 임하고 임무를 완수하는 대원들을 보며 어떤 위험한 조짐을 느끼는 순간, 훈련용 로봇이 실제로 해병대원을 공격하며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며 명령 시스템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제 갇힌 섬에서 해병대원들과 밀스는 중무장한 공격 로봇들과 한판 전쟁을 치뤄야 하는 상황에 처하고, 훈련모드에서 실전모드로 변한 전투 로봇들은 해병대원들을 이리저리 몰면서 자신들의 전투 데이터를 업데이트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기계들의 공격으로 하나둘 죽어가는 해병대원들과 본진의 수송선이 오기까지 살아남아야 하는 밀스와 남은 팀원들은 결국 마지막 종착점에서 일대 로봇과의 대결을 준비한다.
AI 역할을 매우 자연스럽게 잘하는 여주인공 바네사 커비는 어디서 많이 본 느낌이 들게 하는데, <어바웃 타임>, <찰리 컨트리맨>, <에베레스트> 등에서 당찬 연기를 많이 한 배우이다. 중화기로 무장한 해병대원들 틈에서 네트워크가 가능한 두 눈과 백팩 하나만을 가지고 로봇 훈련장인 섬으로 떠나는 납품 회사의 여직원 역이다.
대원들은 자신들의 훈련 상태를 감시하는 임무를 띌 수 밖에 없는 밀스에게 적대감을 보여주지만 점차 이들의 목숨이 밀스에게 달려있다는 것을 알면서 한 팀으로 활약하게 된다. 한편 이 전투 로봇을 만든 장본인이 밀스임을 알게 되었을 때 해병대원들의 심리는 흔들리게 된다.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밀스와 함께 자신들의 목숨을 담보해야 하는 지경이니 말이다.
하지만 밀스는 이 살육의 현장을 돌아보면서 AI이면서 눈물을 흘리며 감정을 표현한다. 즉, 인공지능은 11살에 시술되어 AI로 살게 되었지만 인간의 감정은 그대로 살아있음을 보여주며 마지막 장면, 로봇이 그녀에게 신원 미확인을 재차 확인할 때 그녀는 ‘인간’임을 선언한다.
따라서 이 영화는 전투 로봇과 인간 군인들간의 한바탕 전투로 단순히 도식화하기전에 인간에게 인공지능이 입혀져 시스템화된 네트워크를 제어할 때 그 존재는 여전히 인간임을 말하고 있다. 하지만 테스트 기자재를 통해 전투 능력을 배양할 로봇들이 실제로 인간들을 테스트화하여 자신들의 전투 능력치를 업데이트하려는 시도는 파괴되어도 마땅하다고 역설한다. 인간의 생명은 소중하니까 말이다.
최근 드론에 대한 기술이 발전하고 점차 드론을 이용한 산업 서비스가 많이 나올 예정인데, 이 영화에서 드론은 정찰기 역할을 너머서 정보를 탐색하고 저장하며 통계를 내는 다양한 임무를 띄고 있다. 실제로 본체 로봇보다 공중에 떠서 자유자재로 이동하는 드론의 모습이 더 공포스럽다. 총으로 쏴도 방탄이 되기 때문에 떨어지지 않고 목표지점을 향한 공중 이동은 어디로든 가능하기 때문에 드론이 멀찌감치 나타났을 때 해병대원들은 마치 늘 그래왔던 것처럼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아마도 앞으로 몇 년이 지나면 현실에서도 공중의 드론에 대해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때가 오지 않을까 상상이 든다. 그래서 영화의 부제목 안에 ‘드론의 습격’이라고 넣은 것은 드론은 이 영화에서 빠뜨리지 않을 수 없는 주요 영화 소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더운 여름에는 블록버스터 액션을 찾게 되지만 시원한 청량감과 공포물의 오싹함으로 더위를 물리치려면 SF 영화도 괜찮은 선택이다. 의외의 단단한 시나리오와 빈틈이 잘 보이지 않는 화면들로 구성된 이 영화 <킬 커맨드 : 드론의 습격>은 그런 면에서 팥빙수 한 그릇 먹듯 뚝딱 시원하게 볼만한 영화로 추천한다.
해병대원들의 중화기 사격장면도 어느 전투 영화 못지 않게 매우 실감나고 리얼하니 로봇과의 전투 장면에서는 긴장안 할 수가 없을 수도 있다. 올여름 의외의 SF 액션 영화를 만나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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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C-Guy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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