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신자 - 빨간 옷 소녀의 저주
紅衣小女孩(홍의소녀해) , The Tag-Along , 2015

빨간 옷 소녀는 1998년, 실제 대만에서 발생한 의문의 일가족 사망사건을 바탕으로 한다. 산으로 가족여행을 떠난 후 머지않아 일가족이 사망한 충격적인 사건. 이 가족이 산행 도중에 찍은 사진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아이가 발견됐고, 이 아이가 입은 옷이 빨간색 상하의였기 때문에 빨간 옷 입은 소녀라는 괴담이 탄생했다.
이 사건은 머지않아 도시괴담으로 정착한다. 빨간 옷을 입은 소녀를 만난 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한 일들이 발생하며 희생자는 영혼을 빼앗긴다는 이야기다. 마신자는 사람의 양심, 즉 죄책감을 이용하여 정신을 빼앗는 귀신을 말한다. 빨간 옷 소녀에게 이름을 불리면 그 사람은 곧 사라져 버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가까스로 돌아올 수 있다. 하지만 돌아왔다고 해도 그 사람은 예전과 같은 모습이 아니다. 평소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며, 돌아온 사람 주변에서도 기이한 일들이 벌어진다.

<마신자>의 주인공 허쯔웨이의 할머니가 어느 날 갑자기 실종된다. 허쯔웨이는 여자친구인 션이쥔과 함께 할머니를 찾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노력한다. 하지만 허쯔웨이의 노력은 좀처럼 단서를 찾지 못하고, 언젠가부터 허쯔웨이는 끔찍한 악몽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머지않아 허쯔웨이는 실종된 자신의 할머니처럼,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고 만다. 그리고 남자친구의 실종에 의문을 품은 션이쥔은 그를 찾기 위해 사건을 파헤친다.

빨간 옷 입은 소녀? 빨간 옷 입은 귀신? 어쨌든 이 작품에 등장하는 귀신은 상당히 기괴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름을 부르며 나타나는 이 귀신은 전형적인 공포영화의 귀신들이 그렇듯이, 보는 이로 하여금 경악을 불러일으키는 끔찍한 생김새를 하고 있다.
어린아이 귀신이라 하면 가장 먼저 일본 공포영화 <주온>의 토시오가 생각나는데, <마신자>의 아이 귀신 또한 토시오 못지않은 존재감을 과시하며 작품 전체에 무거운 분위기를 드리운다. 어른보다 아이 귀신이 한층 섬뜩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아마 일찍 죽은 어린아이가 원한을 품고 나타날 확률이 높다는 암묵적인 생각 때문일 것이다.
<마신자>에서도 공포의 주체가 되는 대상은 빨간 옷을 입은 소녀, 어린아이다. 이 아이는 왜 사람들 앞에 나타나는 것일까? 희생자들로 하여금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 걸까?

이름을 불리는 순간 타깃이 된다는 마신자의 저주. 대만을 이십여 년 동안 주름잡았던 이 도시괴담은 언뜻 우리나라의 빨간 마스크가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빨간 마스크 괴담이 비교적 현대적이었다면, 빨간 옷 소녀 괴담은 사람의 영혼은 나무와 같다는 비교적 서정적인 기원에서 출발한다.
주인공 허쯔웨이의 할머니 수항은 절친한 친구 리슈이의 실종으로 크게 상심했다. 친구의 사진이 나온 전단지를 보며 그녀가 돌아오기를 간절하게 기도한다. 하지만 리슈이의 실종은 좀처럼 실마리가 잡히지 않는다. 상심이 깊어가던 어느 날, 수항은 자신을 부르는 의문의 목소리를 듣는다. 친구 리슈이의 목소리라고 생각했으나 사실은 빨간 옷 입은 소녀의 저주였다. 그리고 수항은 실종된다. 실종되었던 친구 리슈이와 똑같이.

그날, 할머니는 평소와 다름없었다. 허쯔웨이는 장래를 약속한 여자친구 션이쥔과 함께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집으로 향한다. 그러나 할머니는 평소와 전혀 달랐다. 실종된 리슈이를 만나러 가겠다며 늦은 밤에 집을 나선 수항. 그리고 허쯔웨이는 할머니를 볼 수 없었다. 걱정과 불안으로 밤을 지새운 허쯔웨이는 다음 날 충격적인 사실을 목도한다. 사라졌던 리슈이 할머니가 멀쩡하게 돌아온 것.

<마신자>의 실종은 연쇄적으로 이루어진다. 리슈이-수항-허쯔웨이의 순서다. 실종되었다 돌아온 이들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며 죄책감에 괴로워한다. 마신자는 이 죄책감을 이용해서 끊임없이 희생자들을 끌어들인다.
죄책감 때문에 사람이 미치광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그렇게 놀라울 만한 이야기가 아니다. 현대사회에서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마신자>괴담이 그토록 오랫동안 도시전설로 군림했던 건 누구나 마음 한 구석으로는 죄책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사망사건, 실종사건은 사건 자체만으로도 공포심을 불러일으킨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도 없고, 범인도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건 영적 존재의 소행임이 틀림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대부분의 도시괴담이 그런 식으로 퍼진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상황증거가 포착되며 눈 깜짝할 사이에 알려진다.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릴 괴담이라도, 그 순간만큼은 혹시 내게도 그런 끔찍한 일이 생겨나면 어쩌나 걱정하게 된다.
여름을 맞아 다양한 소재, 분위기의 공포영화가 개봉하고 있다. 공포영화의 대가라 불리던 일본 공포영화는 잠시 주춤하고 있으나, 그 틈새시장을 타고 대만, 홍콩, 중국 공포영화가 개봉하며 관객들의 시선을 끈다. <마신자>는 기존의 공포영화와 비교하면 크게 차별화를 가진 작품은 아니나, 실제 유행한 괴담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 음향효과가 상당한 공포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을 생각하면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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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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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hmj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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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신자'는 사람의 이름을 불러 영혼을 홀리고, 죄책감을 이용해 정신을 빼앗는다는 대만의 전설 속 귀신이다. 웨이-하오 청 감독은 어린 여자아이의 형상을 한 마신자가 각자의 사연을 가진 인물들의 죄책감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유기적으로 그려냈다. 눈코뜰새 없이 바쁜 회사생활 때문에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를 소홀하게 대하는 손자 웨이의 죄책감, 그런 웨이와 5년간 사귀면서도 무슨 이유때문인지 철저히 결혼을 거부하고 있는 션이쥔의 죄책감을 차례로 조명한다. 특히 관객은 션이쥔의 사연을 통해 그녀가 결혼을 거부하는 진짜 이유를 알게되고, 귀신이 주는 공포와는 결이 다른 '인간의 좌절과 두려움'에 공감할 수 있게 된다. 서사를 살린 대만 공포물 <마신자>는 다양한 장치를 활용해 공포영화로서의 서스펜스도 살린다. 이끼가 낀 숲 같은 녹색톤을 유지하는 영화의 전반적인 톤에, 급작스레 출몰하는 새빨간 옷을 입은 마신자가 강렬하게 대비되는 식이다. 마신자의 형상이 워낙 괴기스러워 놀랄 수밖에 없다. 각자가 가진 사연의 힘과 장르에 적합한 영화적 장치가 맞물린, 몰입력 좋은 대만 공포물이다.
2016년 7월 14일 목요일 | 글_박꽃 기자 (pgot@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