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러를 표방하는 <펠로니>는 일종의 심리극에 가깝다. 살 떨리는 긴장감이나 초조함보다는, 소년을 차로 친 사고 후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경찰관 맬의 내면 심리를 농밀하게 표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맬이 ‘목격자’로서 사건을 119에 신고하는 음성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숨겨진 진실을 양파껍질 벗기듯 하나씩 밝혀낸다. 사실은 맬이 사고를 냈고, 거짓말을 한 건 선배 경찰 칼의 조언에 따른 것이라는 등, 사건에 대한 정보가 쌓일수록 관객은 등장인물들의 미묘한 심리 변화를 기민하게 인지하게 된다. 조엘 에저튼, 톰 윌킨슨 등 주연 배우들은 내적 갈등에 시달리는 인물의 심리를 깊이 있게 연기했다. 사건을 주시하는 역할의 제이 코트니를 비롯, 몇몇 배우는 관객을 응시하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거짓말을 해서라도 경찰의 명예를 지킬 것이냐, 사실을 고백하고 응당한 처벌을 받을 것이냐를 두고 논쟁하는 장면이 자주 나오고, 카메라는 배우의 얼굴을 최대한 클로즈업해 길게 끌고 간다. <펠로니>는 관객이 이런 도덕 논쟁에 보다 깊게 빠져들어 고민하기를 요구한다. 다만 새로운 에피소드 보다는, 몇 가지 추가적인 정보를 더하는 식으로 하나의 사건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탓에 이야기 자체가 밋밋하게 느껴진다. 제시되는 사건에 흥미를 갖지 못하면 끝까지 지루할 수 있다. 조엘 에저튼이 직접 각본을 썼다.
2016년 7월 26일 화요일 | 글_박꽃 기자 (pgot@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