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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딧&레퍼런스를 목표로! 스토리 프로덕션 안전가옥 김홍익 대표

2021년 5월 21일 금요일 | 박은영 기자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 메가박스-안전가옥 공모전, 주제와 소재에 맞춰 공모전도 기획한다
-<칵테일, 러브, 좀비>, <저승 최후의 날>, <그날, 그곳에서> 추천
- 삼성-카카오를 거친 김홍익 대표, 콘텐츠 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찍이 예감
- 임팩트투자사 HGI와 손잡고, 성수동에 안전한 창작 공간 ‘안전가옥’ 출발
- ‘좋은 작가님’이라면 모신다. 협업과 잠재력 중시
- 크레딧&레퍼런스- 업계의 대표 파트너와 손잡고 시장에 상징적인 작품을 내놓는 게 목표
- 뭉툭한 콘텐츠로 타율을 높이기보다 홈런을 치고 싶어


# 스토리 프로덕션 ‘안전가옥’

“적극적으로 사업화를 추진하고 다각도로 콜라보를 하는 것이 여타 다른 회사와 다른 점이다. 상대적으로 빠른 속도로 사업화 수를 증가시키고, 다양한 콜라보를 추진하는 것이 안전가옥의 장점이자 특징이다”

‘안전가옥’은 한번 들으면 절대 잊히지 않을, 확실하게 각인되는 사명이다. 담긴 의미는.

모티브는 첩보물 등에 나오는 안전한 장소를 뜻하는 ‘안가’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이야기를 만드는 작가님들, 작가님과 함께 작업하는 운영 멤버들, 그리고 우리가 함께 만드는 이야기를 안전하게 보호받고 보호하고 싶다는 바람을 담았다. 시장의 선호와 소비 트렌드와 별개로 이야기 자체로, 작가님이 쓰고 싶고 우리가 만들고 싶은 이야기를 자신 있게 흔들리지 말고 만들어 보겠다는 거다. 우린 장르 전문 프로덕션이라 장르 콘텐츠를 좋아하는 이들이 모이게 돼 있다. 극단적인 예를 들면, ‘나이 먹고 왜 그런 걸 보니’라고 하는 이야기를 듣는 경우도 없지 않아 있는데, 그런 사회적인 시선이나 인식과 별개로 좋으니까, 보고 싶으니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만들겠다는 마음을 담았다.

기존의 출판사와도, 여타 기획 스튜디오와도 그 방향성이 달라 보인다. 시작은.

2017년 9월 처음에는 창작자 대상 커뮤니티 공간으로 시작했고, 2019년 8월 창작 공간의 운영은 중단하고 ‘스토리 프로덕션’을 본격화했다. 하다 보니 지금 같은 방향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출발은… 코로나가 터지기 전부터 시장이 요동친다는 감이 있었다. IT업계에서 일하면서, 사람들이 콘텐츠나 정보를 소비하는 패턴이 달라지고 있고, 그 변화의 기저에는 기술의 발전이 있다는 걸 알았다. 어느 정도 임계점이 넘어가면 매체를 채우는 콘텐츠에 대해서도 아주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생각했다.

그럴 경우 변하지 않는 것이 무엇일지 생각해 보니, 이야기를 즐기는 소비자와 만드는 창작자, 두 집단은 영원하겠더라. 그중에서 개인적으로 더 관심이 가고 재미있다고 생각한 것은 창작자 측이었다. 작가님들이 이야기를 만드는 것을 우리가 같이 고민하고 좀 더 사업적으로 키울 수 있다면 변화하는 시장에 잘 적응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지금의 프로듀싱 시스템이나 현재 영위 중인 크고 작은 목적의 사업들은, 즉 도서를 출판하고 판권을 판매하는 것 등은 그 과정에서 하나씩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다.

사업 근황은.

현재 안전가옥은 실제로 이야기를 만드는 프로듀싱 팀과 외부 파트너와 콜라보나 세일즈를 하는 비즈니스팀 크게 두 팀으로 움직인다. 지금 형태의 사업 세팅은 2019년 여름부터 작년까지 약 1년 반 정도 기간에 걸쳐 진행했고, 그때는 일단 IP를 많이 만드는 것을 목표로 움직였다. 그 결과 60여 개의 IP를 만들어 2차 사업화를 추진하기 시작한 것이 작년 4분기 정도부터다.

지난해 MBC와 웨이브가 공동 제작한 SF 앤솔로지 < SF8> 중 <우주인 조안>과 <증강 콩깍지>가 우리 IP다. 또 4개의 IP를 리디북스에서 웹툰화했다. 이외 회사와 작품명을 정확히 밝히기는 어려우나 지난주에 크랭크인한 영화가 있고, 판권 계약도 여러 편 완료한 상황이다. 또 파트너와 공동으로 시작부터 함께 개발한 프로젝트도 있다. 크고 작은 2차 사업화 건수는 대략 17건 정도이다.

여타의 출판사나 개발사와 차별화된 안전가옥만의 특징은.

이야기만 만들고 만다면 전통적인 방식과 크게 다를 게 없을 것이다. 적극적으로 사업화를 추진하고 다각도로 콜라보를 하는 것이 여타 다른(생략) 회사와 다른 점이라고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빠른 속도로 사업화 수를 증가시키고, 다양한 콜라보를 추진하는 것이 안전가옥의 장점이자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우주인 조안>은 앤솔로지로 출간된 후 연락받고 논의를 진행한 경우이고, <증강 콩깍지>는 원고 상태에서 2차 사업화를 논의한 후 진행한 경우다. 또 KT 계열 스토리위즈와 함께 진행하는 영상화 작업은 완성된 원고가 나오기 이전부터, 즉 트리트먼트 단계에서 논의를 진행, 결정한 케이스다. 책으로 이미 출간이 돼 2차 사업화로 이어진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여럿이다. 완성되기 전에 미리 세일즈하거나, 미팅하면서 어떤 이야기를 찾는다고 들으면, 개발 중인 이야기가 있다고 소개해 성사되는 케이스도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 ’좋은 작가님’이라면 가리지 않는다

“팀으로 협업할 수 있고, 팀 작업으로 잠재력을 끌어올릴 작가님을 찾는다. IP란 안전가옥의 사업단위이자 창작물의 단위로 우리와 작가님이 계약하고 같이 만드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야기의 창작자 측면에 개인적인 관심이 높다고 했는데, 작가로 나설 생각은 없었나. (웃음)

쓸 수 있다면 좋겠지만, (웃음) 스스로 픽션을 만들어 내는 재능 혹은 경험을 가지고 있지도,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내가 잘하는 것은 판을 짜고 시스템을 만들어 효율적으로 사업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작가로서의 욕심은 사실 없고, 소비자로서 아주 좋아하는 테마나 작품을 즐기는 데 족하다. 게다가 회사를 이끄는 입장에서 작가로서 욕심내는 것은 사업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작가가 조직의 일인자나 대표를 할 경우 본인은 굉장히 잘하기에, 조직을 꾸리거나 소통할 때 자신의 (작가적) 역량에 비춰서 일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그러다 보면 사업의 형태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이야기는 어떤 것인가.

대중없이 두루 좋아하는 편인데 지나고 나서 또 요즘에 좋아하는 작품을 보면 대체로 스케일이 큰 이야기나 SF를 좋아하더라. 기술, 미래사회, 현재의 상식으로 설명되지 않은 (물리적) 법칙을 가진 세계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예를 들면, <반지의 제왕>이나 <스타워즈>, <스타트렉> 등처럼 스케일이 크고, 등장인물도 많고, 현대 사회를 사는 우리의 상식으로는 썩 납득되지 않는다 해도 그들만의 룰이 있는 세계를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반지의 제왕> 이야기가 나와서 얘기하자면, 중간계 판타지의 원형을 제시한 J. R. R 톨킨을 보면 작가는 정말 타고나는 게 아닌가 한다.
음
, 일부 동의한다. 톨킨은 정말 천재다. 글만 잘 쓴 것이 아니라 다른 방면에서도 탁월한 인물이다. 톨킨, 어슐러 르 귄(기자 주: ‘어시스 연대기’를 쓴 세계적인 판타지 작가) 등은 개인의 역량으로 거대한 세계를 만들어 냈는데, 이렇게 타고난 작가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작가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타고난 작가도 있지만, 꼭 작가가 타고나야 하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작가님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 가는 ‘프로듀싱’ 시스템에서 작가를 영입할 때의 기준이라고 할지, 주요하게 살피는 요소는 무엇인가.

정량적인 평가로 그 기준을 잡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렵다. 미팅했던 PD의 정성적인 판단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우린 ‘협업’의 성향을 중요시한다. 여타 출판사나 스튜디오와 달리 PD와 작가님이 팀을 이뤄 작업하기 때문에 팀 작업을 할 수 있는지가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라 할 수 있다.

저작권과 수익쉐어 이슈는 어떻게 되나.

저작권과 관련해서는 다른 출판사와 마찬가지이다. 작가는 저작권이 있고, 우린 출판을 포함한 비즈니스 대리권을 가지고 2차 사업화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2차 사업화가 될 경우 계약 관계에 따라 일정 부분(비율)의 수익쉐어가 발생한다. 작가님이 돈을 많이 번다는 것은 곧 안전가옥이 돈을 많이 번다는 것과 같다. 그렇게 이해관계를 일치시켜 사업하고 있다.

보충하자면 만들어진 이야기가 작가님의 것이고, 우린 그 이야기를 가지고 책으로 출간하는 것을 포함해 다각적으로 사업화한다. 통상 출판사는 사업권 중의 출판권을 대리하는 개념인데 우린 그보다 폭넓게 사업권을 대리한다고 할 수 있다. 안전가옥은 책을 출간한 후 그 책을 통해 2차 사업화로 확장하는 회사라기보다 우리가 만드는 것은 IP이고, 책은 그 IP를 담아내는 하나의 형태라고 보면 된다. IP란 안전가옥의 사업단위이자 창작물의 단위로 우리와 작가님이 계약하고 같이 만드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기획 PD와 스토리 PD에게도 일정 권리가 돌아가야 하는 것 아닌가. 특히 스토리 PD는 작가와 협업해 IP를 개발하는데… 문득 든 생각이다.(웃음)

그들을 독립적인 창작자로 정의한다면 맞을 수도 있지만, 안전가옥에 소속된 PD이니 달리 접근해야 할 것이다. 쉽게 말하면 기획사에서 나온 노래가 저작권은 작사가나 작곡가에게 있지만 유통권리는 기획사에 있는 것과 같다. 또 영화 제작에서도 마찬가지다. 기획 프로듀서가 있지만, 엔딩크레딧에 그 이름을 올리지 그들이 저작권을 갖지는 않지 않나.

하지만, 앞으로 충분히 고민할 수 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언제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할지를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왜냐하면 안전가옥은 PD뿐만 아니라 사업 담당, 마케팅, 여러 제작을 챙기는 구성원이 함께 팀으로 움직인다. 이야기를 만드는 PD와 작가님들만의 결과물은 아니라고 거지. 작품 하나를 만드는 데 우리 운영멤버 전원의 노력이 함께 투입되는데, 그중 PD를 제외한 다른 멤버의 노력이 누락 혹은 배제될 수 있어서 조심스럽게 생각하는 편이다.

# 크레딧&레퍼런스

“안전가옥의 현재 목표는 업계의 상징적인 파트너와 손잡고 시장에서 알아주는 작품을 내놓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단기적인 수익에 연연하는 것은 비효율적이고, 필요하다면 기꺼이 더 투자할 생각이다”

IP의 2차 사업화를 위해서는 관련 업계와의 네트워킹이 중요할 것 같다. 영화, 영상 제작 업계가 어찌 보면 폐쇄적인 면도 있는데. (웃음)

결과적으로 보자면, 두드리면 만나주긴 하더라.(웃음) 초반에는 (업계 자체를) 잘 몰라서 관련 인력의 충원을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결론은 안전가옥이 만든 콘텐츠와 작가님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말했듯) 작년 1년 동안 빠른 기간에 IP를 많이 만들었고, IP가 늘어나는 것이 시장에서 보였고, 그러다 보니 누구누구라고 소개하면 어느 정도 알아봐 주긴 한다.

재작년과 작년, 그리고 올해에 확실히 달라진 분위기를 느낀다. 예전에는 누구라고 소개부터 했다면, 지금은 ‘안전가옥인데요’라고 하면 ‘아,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아요’ 이런 정도는 되니, 상대적으로 미팅 자체는 보다 쉽게 잡을 수 있게 됐다. 이후 성사 여부는 다른 문제이고, 만나는 것 자체는 수월해졌다. 부산국제영화제 등을 방문해 피칭하고 그때의 인연으로 네트워킹을 조금씩, 눈덩어리처럼(웃음) 넓혀가고 있다. 또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예전보다 IP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도 우리에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안전가옥 초창기에는 스토리 PD로 참여했는데, 가볍게 묻자면 어떻게 2차 사업화 비즈니스가 적성에 좀 맞던가. (웃음) 또 판권 시세가 궁금하다.

음…노력하고 있다! 새로운 시장에서 배워가고 있고. 하하하. 판권 계약은 말 그대로 케바케(케이스 바이 케이스)다. 비딩이 붙으며 가격이 올라가는 작품도 있고, 최근의 작품 중에는 유명 제작사와 계약한 것도 있다. 세일즈에 있어 통상의 조건을 따라가되 지금 단계에서 안전가옥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크레딧과 레퍼런스다. 지금 당장 얼마에 팔아 어느 정도의 수익을 남기는 것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 그다음 스텝으로 나아가기 위한, 안전가옥의 최고의 목표는 (예를 들면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등) 내로라하는 파트너와 손잡고(크레딧) 시장에서 알아주는 케이스(레퍼런스)를 만드는 것이라서 당장의 이익에 연연하는 것은 오히려 효율적이지 않다고 본다. 최고의 케이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필요하다면 우리가 투자를 더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직접 제작까지 염두에 두고 있나.

벨류체인으로 보자면 전방통합을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할 수 있다. 안전가옥이 영상을 직접 기획·개발하거나 제작하거나 투자하거나 하는 쪽으로 나갈 수도 있고, 아니면 웹소설, 웹툰으로 확장 등 매체를 다양화할 수도 있겠다. IP가 가진 가능성이 있다면 영상뿐만 아니라 다른 매체화에도 관심이 있고, 양쪽 모두를 열어놓고 생각 중이다. IP를 최대한 키울 수 있다면, 굳이 경로를 한정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안전가옥은 코로나 시기에 빠르게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어떤가. 코로나 이후의 전망은.

기본적으로 소비자의 형태가 이전으로 다시 돌아가지 못하게 바뀌어 버렸다고 생각한다. 그게 제일 큰 변화일 것이다. 한국의 콘텐츠 시장에서 극장 영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데 지난해 70%가량 매출이 감소했다. 지난해 1년 동안의 극장 매출이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에 투자한 금액보다도 작은 셈이다.

코로나가 종식되면 극장 매출이 올라오기는 하겠지만, 예전의 수준으로 완벽하게 회복하지는 못하지 않을까 한다. 일단 소비자가 OTT 스트리밍의 편리함을 접한 데다 (감염 여부와 상관없이) 폐쇄된 실내공간 자체가 막연한 불안감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 콘텐츠 소비 형태뿐 아니라 창투사, 배급사, 제작사 그리고 홍보사 등 시장에 관여하는 사업 주체들의 형태도 변할 것이다.

사업 주체의 형태 변화라 하면. 또 변화에 대응하는 안전가옥의 전략은.

스마트폰 소비가 일상화됐고, TV로 대변되는 아날로그 영상매체는 그 판도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 TV는 상대적으로 어르신 세대가, 나머지 유튜브와 OTT 등은 젊은 세대가 주로 소비한다. 이런 소비자의 소비 형태 변화가 벨류체인을 흔들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아직 시작도 안 했다고 본다. 지금 감지되는 흔들림은 빙산의 일각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자금력이 매우 큰 공룡들은 어떻게든 살아남겠지만, 상대적으로 여력이 부족한 회사들은… 말했듯, 이야기를 즐기는 소비자와 만드는 창작자는 변하지 않는다. IP 수요는 커질 수밖에 없고, 이야기를 어떻게 유통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매체가 증가할수록 이야기의 원천, 즉 창작자에 대한 갈망이 커질 것은 확실하다. 작가님과 더욱 밀착해 좋은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안전가옥의 전략이다.

# 김홍익 안전가옥 대표

삼성전자에 입사해 미디어솔루션 센터에서 일하다 카카오 전략지원실로 옮겨 카카오-다음 합병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콘텐츠 시장의 진동을 한발 앞서 감지했고, 장르문학 창작자들과 ‘안전’하게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만들고자, 임팩트투자사 HGI와 손잡고 성수동에 안전한 공간을 마련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삼성전자와 카카오 등 ‘안전가옥’을 스타트하기 전의 이력이 화려하다.

“결심했어!” 이렇게 미리 계획하고 지르는 스타일은 아니다. 삼성에 간 것도 거기서 카카오로 이직한 것도 막연한 생각에 따라 움직였던 것 같다. 레지스탕스의 로망이 있다고 할지,(웃음) 기술의 발전에 따른 소비자의 소비 형태가 변화하는 판을 좋아하는 것 같다. 레거시가 새로운 것에 대체되고 그 변화를 지켜보는 게 흥미롭다. 언뜻 달라 보이나 삼성-카카오-안전가옥은 ‘콘텐츠’라는 측면에서 비슷한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삼성에서는 모바일 콘텐츠를 다루는 사업부에서 일했고, 카카오는 이동통신서비스를 메신저로 무너뜨린 회사 아닌가. 안전가옥은 이야기의 전통적인 유통 시스템에 대한 도전이고 말이다.

든든한 회사의 일원으로 일할 때와는 마음가짐부터 차이가 클 것 같은데. (웃음)

삼성은 누가 뭐래도 크고 안정적이다. 카카오는 내가 일할 때만 해도 지금처럼 거대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든든한 회사인 것은 맞다. 삼성 때가 십이면, 카카오는 백, 안전가옥은 만쯤 된다고 할까. 그만큼 무게감이 다르다. 조직에 속해 있을 때야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아니다 보니 면피라는 게 가능했다. 이젠 그럴 수가 없으니 책임이 무거우면서도 한편으로 재미도 있다. 어떤 배팅과 스릴이라고 할까.

사업을 확장하는 입장에서 손익의 균형은 언제쯤으로 전망하나.

스타트업이 대체로 그렇지만, 안전가옥도 재원을 마련하는 게 쉽지는 않다. 지금은 볼륨을 키우고 시스템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시스템을 시장에서 검증하기 위해 필요한 재원을 투자 유치하고 있다. 대표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웃음) 어렵지만, 지금까지 잘 이끌어왔다고 생각한다. IP가 2차 사업화되어 공개까지 시차가 적어도 2~3년은 걸리니 한두 사이클 정도 돈다면 어느 정도 손익이 균형을 이루지 않을까 한다. 그렇게 희망하고 있다!

크게 보고 크게 지르면 크게 망하든가 크게 터지지 않을까. (웃음) 안정적인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싶지만, 콘텐츠 사업의 본질은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손해를 보지 않겠다고 접근하면 뭉툭한 콘텐츠가 나오는 것 같다. 불편해도 오래가는 콘텐츠를 만들려면 작가와 안전가옥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타율 높은 콘텐츠보다 홈런을 때리려 한다.

# 공모전도 기획한다. 주제와 소재를 특정하는 메가박스-안전가옥 공모전을 진행 중. 스토리-기획 PD의 이력은 모두 제각각, 덕분에 다양한 인풋과 이에 걸맞은 다각도의 시각과 해법 가능. <칵테일, 러브, 좀비>, <저승 최후의 날>, <그날, 그곳에서> 강추!

안전가옥의 구성 인력은 어떻게 되는지.

나를 포함해 12명이 뛰고 있다. 그중 일곱이 PD로 두 명은 기획, 다섯 명은 스토리 PD다. 그 외는 마케팅, 홍보, 2차 사업화 등 비즈니스 업무를 맡고 있다.

스토리 프로덕션에 걸맞게 PD의 비중이 큰 것 같다. 안전가옥에서 PD로 일하려면 어떤 자격(?)이 필요한가. 희망자가 많을 것 같은데.

간혹 듣는 질문이다. 현재 일하고 있는 PD의 경력이 모두 제각각이다. (내가) 만들고 싶은 콘텐츠를 만든다는 안전가옥의 프로듀싱 시스템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도인 것처럼 PD도 마찬가지다. 드라마, 영화, 출판 등 여러 영역에 두루두루 걸쳐 있다. 서로 경력이 다양하니 새로운 케이스를 고민할 때 여러 인풋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영역마다 다양한 시각과 의견이 모이거든. 게다가 내가 콘텐츠 업계 출신이 아니다 보니 그 방식을 몰라서 못 하는 것도 있고, 여하튼 새로운 방식으로 하게 된다. 지난 2년 동안 프로듀싱을 경험하면서 또 ‘안전가옥’이라는 이상한(?)조직을 이끌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멤버들과 공유하고 있다.

메가박스와 함께 스토리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매회 특정 주제와 소재 아래 영상화에 적합한 스토리를 발굴한다.

스토리 PD로서 매번 심사에 참여한다. 영상화를 염두에 둔 기승전결의 전개나 인물, 배경 설정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공모 작품 수도 많아졌고 원래 소설을 전문적으로 쓰지 않던 분의 도전이 증가하는 등 외적으로 성장한 만큼이나 내재한 가능성 역시 커졌다고 생각한다. 현재 5월까지 모집 중인 이번 공모전은 ‘호러’를 주제로 휴가, 포비아, 증강현실, 쓰레기, 밀실을 키워드로 한다. 우리는 공모전에도 기획이 들어간다. 자유주제와 자유 분량이 아니라 키워드를 주고 그에 맞춘 작품에서 선정한다.

안전가옥의 대표작 혹은 추천작을 소개한다면.

출간 도서는 조예은 작가의 <칵테일, 러브, 좀비> 쇼-트다.(기자 주: 안전가옥 출간 카테고리 중 하나로 단편집에 해당) 작년 4월에 출간했는데 입소문을 타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동시대의 젠더와 가족을 다루면서 스릴러와 호러적인 요소가 잘 결합된 작품이다. 또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 중인 <저승 최후의 날>이다. 지난 3월 31일에 오픈해 현재 20만 명이 구독 중으로 나쁘지 않은 스코어를 기록 중이다. 안전가옥의 작품 중 가장 긴 작품으로 종이책 5~6권 분량에 해당한다. 저승세계에서 일어난 최후의 날을 그린 재난 SF 소설이다. 그리고 올해 1월에 출간한 이경희 작가의 <그날, 그곳에서>도 눈여겨보면 좋겠다. 원전 사고가 난 해운대를 배경으로 한 타임루프 판타지다. 한편의 영상을 보는 것과 같은 작품이다.

마지막 질문! 요즘 소소하게 즐거운 일이 있다면.

음, ‘요즘’에 국한된 것은 아니고, 개인적으로든 일적으로든 하지 않았던 일을 경험할 때 행복하다. 어떻게 보면 ‘성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작가가, 조직이 그리고 나 스스로 성장한다고 느낄 때 기쁘다.


사진. 박광희 실장(Ultra Studio)

[mail:eunyoung.park@movist.com]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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