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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의 카메라는 늘 현장에 있었다” 정상진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집행위원장

2021년 9월 13일 월요일 | 박은영 기자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 9일(목) 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개막, 39개국 126여 편 상영
- 다큐멘터리 작품을 육성, 발굴하고 창작자를 어떻게 지원할지 고민
- 올해는 전용 플랫폼 ‘VoDA(보다)’를 통해 초청작의 약 80% 온라인 상영
- 'VoDA(보다)'를 다큐 전용 OTT로 활용, 작은 플랫폼이지만 판을 흔들길 기대
- 국내영화제, 독점의 네트웍에서 쉐어의 네트웍으로
- ‘독 스쿨’(Docs School)로 다큐멘터리의 교육적 측면 극대화, 벌써 4만 5천여명 참여
- 영상자료 아카이빙화는 시급한 과제, DMZ-POV에서 다루고자
- <프레지던트>, <스마트폰으로 세상을 쏘라>, <차별>, <판문점>, <아치의 노래, 정태춘>, 추천
- 집행위원장은 방어벽이자 책임지는 사람
- 영화계를 지키고 신작을 틀어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으로 코로나 시기 버텨


여타 영화제와 달리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이하 DMZ Docs)는 슬로건이 없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슬로건을 폄하하는 건 아니고 다른 영화제의 슬로건에 깊게 공감하기도 하지만, 영화제 하면 으레 있어야 한다는 기본적인 매뉴얼 같은 느낌이라 그 의미가 무엇일지 생각해 봤다. 영화제의 시작부터 깊이 관여하고 그 태동을 같이하면서 당시에 이런 말을 하곤 했었다. 또 누군가 다큐멘터리의 정의에 대해 묻는다면 이렇게 답한다. ‘언론이 없던 시절에도 다큐멘터리의 카메라는 현장에 있었다’고 말이다. 이 자체가 DMZ Docs의 (영원한) 슬로건이 아닌가 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 시국을 뚫고 개막한다.
지난해는 사실 많은 걸 준비했음에도 할 수 없는 게 많았다. 팬데믹이라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잘했다는 평도 꽤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점수를 매긴다면 30점 정도.(웃음) DMZ Docs는 영화제 중 유일하게 시가 아닌 도(경기도)의 예산 지원을 받기 때문에, 지원은 하되 간섭은 없다는 원칙이 지켜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래도 다른 영화제보다는 관과 행정적으로 스킨십을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는 구조다. 게다가 고양시와 파주시, 두 시의 지원도 받고 있기 때문에 더 그렇다. 경기도 자체가 확진자가 많고 거리두기 4단계 상황에서 어떤 부분을 뚫고 갈지를 고민한 끝에 행정적인 가이드 라인을 지키면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행사를 마련했다. 개막식은 개막작 <수프와 이데올로기> 소개와 축하공연이 결합된 특별 영상을 공개하는 형식으로 가져갔다. 창작자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내고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접목한 하이브리드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올해의 달라진 점을 짚는다면.
올해는 다큐멘터리의 정신을 존중하고 지켜 나가는 동시에 다큐멘터리 작품을 육성, 발굴하고 또 창작자를 어떻게 지원할지에 대한 고민이 그 어느 해보다 컸다. 다큐멘터리 영역에서는 작품을 공개하는 자리가 스크린인지 모니터인지를 놓고 감독과 PD를 구분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니까 개봉이냐 OTT 공개냐에 따라 달라지는 지점이 있기 때문에 감독의 니즈에 부합하고, 또 영화제에서 큰 스크린으로 볼 기회를 차단하지 않고자 지난해에는 오프라인으로만 상영했었다. 하지만 올해는 관객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온라인 상영을 결정했고, 대부분의 창작자와 제공자가 동의해줬다. 지난해부터 다큐멘터리 창작자를 대상으로 직접 지원한 것도 여느 해와 다른 점이다.

직접적인 지원이라 하면?
올해는 창작 이전에 생활에 도움을 주고자, 150자가량의 시놉시스를 써서 제출하는 창작자를 대상으로 30여 명에게 200만 원의 생활자금을 지원했다. 또 다큐멘터리 창작자는 소속이 특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의료보험의 사각지대인 경우가 있다. 건강검진을 주기적으로 해서 몸 상태를 좀 더 잘 컨트롤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78명에게 100만 원 상당의 건강검진을 제공했다.

좀 전에 자체 평가하면 30점 정도 주겠다고 했는데 너무 평가가 박한 것 아닌가. 원래도 자기기준이 높은 편인지.(웃음)
전혀 아니다! 영화 수입·배급사인 ㈜엣나인필름의 대표로서는 영화를 포장하는 게 일이라 우리가 하는 일에 후한 점수를 주는 편이다. 그런데 영화제는 적지 않은 예산으로 움직이다 보니 영화산업에 몸담은 일인으로 과연 최상의 결과물을 뽑고 있는지에 대해 자괴감이 들 때가 있다. 민간 차원에서 움직였다면 지금 같을까 싶기도 한데, 이런 부분을 스태프와 직원들에게 어필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노동의 경중을 자로 잰 듯이 재단할 수는 없겠지만, 일년을 준비해서 일주일이나 열흘 정도의 기간에 응축해 관객과 지역주민과 만나는 것 아닌가.

영화제가 세금으로 치르는 행사이니만큼 많은 사람이 즐긴다면 그 의미가 더 커질 거다.
국제영화제는 한국영화 산업에 어떻게 좀 더 일조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관객을 개발하고 지금 같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는 관객에게 다가가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DMZ Docs는 프리페스티벌이라고 해서 여러 프로그램을 개발해 진행해 왔다. 그리고 국내에서 유일한 다큐멘터리 영화제인 만큼 공동체 상영, 단체 상영과 시사회 진행 등을 통해 네트워크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또 한국을 넘어 세계 속 한국, 넥스트 제너레이션을 만드는 데 어느 정도는 리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건 일정부분 이미 이룬 것 같고, 세계 속에 어떻게 자리매김할지 고민하고 실행해 나가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온라인 상영을 위해 자체 스트리밍 플랫폼인 ‘VoDA(보다)’를 개발했다고.
다른 영화제가 웨이브나 왓챠 등 사기업 망을 통해 상영한다면, 우린 영화제 이후의 지속성을 생각해 자체 플랫폼을 만들었다. 좋은 다큐멘터리가 개봉된다고 해도 극장에서 빠르게 내리고 이후 KT, SK, 네이버 등 대기업 플랫폼을 통해 보게 되는데 이건 조금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영화제의 조직위원장인 이재명 도지사의 생각도 그렇고 평소 DMZ Docs도 그렇고 경기도만의 플랫폼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이번 영화제 기간에 전체 작품의 80% 가량을 ‘VoDA(보다)’를 통해 상영하고 영화제가 끝난 후에는 일시적으로 문을 닫고 문제점을 보완해 다큐멘터리 전문 OTT로 개발할 계획이다.

‘VoDA(보다)’의 향후 활용 방안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면.
다큐멘터리 전용 플랫폼으로 10월 1일 재오픈할 예정이다. 작은 플랫폼일 수 있지만, 기존의 플랫폼을 흔들고 싶은 욕심이 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는 작품의 창작자나 제공자가 플랫폼의 룰에 따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였기 때문인데, 우린 창작자와 제공자의 수익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식으로 운영해 그들의 권익을 보장하고자 한다. 플랫폼의 개발과 운용 비용은 공적 자금으로 충당하므로 관람료 중 카드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에 대한 과금(플랫폼에 지불하는 금액)은 맥시멈 20% 이하가 될 것이다. 무엇이 공정한지 고민한 결과 제공자 입장에서 플랫폼이 구성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과금이 20% 이하면 매우 고무적이다!
자신의 창작물이 무료로 소비되는 걸 원하는 창작자나 제공자가 없지는 않겠지만, 대다수는 이에 반대할 거다. 또 너무 저가로 소비되는 것도 반기지 않을 거다. 개인적으로도 지나친 저가 혹은 무료 콘텐츠 소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VoDA(보다)’에서는 창작자나 제공자가 콘텐츠의 가격을 정할 수 있고, 나아가 정액제를 도입할 경우 낙전비율(정액 가입자가 콘텐츠를 전혀 이용하지 않고 플랫폼으로 들어가는 잡이익 비율)을 공개하고 요금을 쉐어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정액제 도입까지 염두에 둔 건가.
물론 당장은 아니다. 하지만, 다큐멘터리에 대한 관객을 개발하고 양질의 다큐멘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어느 시점에서는 콘텐츠를 구입해야 할 필요가 생길 수밖에 없을 거다. 영화제에 출품된 작품만으로 플랫폼을 구성하는 건 한계가 있으니 말이다. 또 학교 등 교육 기관 등을 대상으로 정액제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고 다양한 형태의 정액제를 고민 중인데, 이를 실시할 경우 낙전수익을 공개하고 전체 제공자에게 배분하려는 생각이다.

코로나라는 유례없는 변수를 겪으며 영화제의 역할에 대한 물음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 국내 영화제 간에 소통의 정도는 어떤가.
그렇지 않아도 국고지원을 받는 영화제들이 단체 방을 개설해 여러 이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지금까지 어떻게 했느냐보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 그렇다. 행사를 한 번 치를 때마다 쌓이는 경험과 노하우를 어떻게 사회에 환원할지, 이를 위해 영화제를 움직이는 스태프의 처우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가져갈 것인가도 이슈 중 하나다. 또 영화제 간에 작품을 놓고 경쟁하기보다 쉐어할 방안에 대해서도 다양하게 접근하고 있는데 영화제들이 협력해 좋은 영화를 디벨롭하고 관객에게 알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해외 영화제와의 소통도 마찬가지다. 독점의 네트웍이 아니라 쉐어의 네트웍으로 가야 한국영화계가 한층 발전할 거로 본다.

프로그램 중 ‘독스쿨’(Docs School)이 눈에 띈다. 지난해 처음 시도해 벌써 4만 5천여 명이 참여하는 등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좋은 다큐멘터리는 그 자체로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초중고, 범위를 좀 더 넓힌다면 대학교까지 큰 영향력을 미치는 너무나 훌륭한 콘텐츠다. 독스쿨은 다큐멘터리의 교육적 가치에 주목해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다큐멘터리 영화를 시청 후 각 작품의 주제를 바탕으로 개발된 워크시트(활동지)로 자유로운 토론을 유도한다. 학교는 교실마다 대형 TV를 갖추고 있는데 어떤 영상을 시청하는지 확인해 보니, 때때로 소정의 돈을 지불하지만, 합법적인 콘텐츠 구매가 아닌 방법으로 영화를 감상하곤 하더라. 안타깝지만, 내가 어떻게 할 부분은 아닌지라 할 수 있는 걸 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논술준비 등 학습적인 부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면서도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환기하는, 다큐멘터리가 할 수 있는 교육적인 측면을 최대한 끌어내고자 했다.

‘독스쿨’(Docs School)은 나아가 다큐멘터리 창작자나 제공자에게도 창작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상영할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학교가 저작권료(콘텐츠 이용 비용)를 미리 낸다면, 이를 창작자의 제작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겠더라. 영화제가 (작품)선정위원회를 꾸려 취지에 부합한 작품을 선정한다면, 교육계와 영화계가 상생하는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학교와 연계해 다큐멘터리의 교육적 가치를 극대화하면서 향후 창작자에게도 창작의 기회를 마련할 의미있는 프로그램으로 보인다. 'VoDA(보다)' 플랫폼도 그렇고, (당신이) 수입과 배급 신에서 활동하는 만큼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창작과 제공을 위한 생태계 조성에 대한 고민이 읽힌다. 관 주도 영화제라 일단 방향이 정해지면 밀어붙이는 힘이 강해 보이는데 어떤가.
이런 면은 확실히 이점이다. 평상시 구상하던 걸 밀어붙일 힘을 받는다고 할지, 도 위원 등 여러 관계자들과 스킨십을 위해 노력하는 이유다. 또 조직위원장께도 이런 부분이 필요하다고 푸시한다. 이 지사님은 평소에 상업영화보다는 녹록하지 않은 여건에도 불구하고 태동하고 잡초같이 생명력을 이어가는 독립영화나 다큐멘터리 영화에 관심이 많으시다. 그래서 관련한 제안을 ‘공정’하다고 생각해 받아들이고 독려하시는 편이다.

올해 주목할 프로그램을 소개한다면.
DMZ-POV(Point-Of-View)섹션 중 한국영상학회와 공동 프로그램한 포럼이 있는데 특히 ‘디지털 아카이브 포럼: 저장된 미래’를 주목하길 바란다. 산업적으로나 기록보존의 측면에서 볼 때, 다큐멘터리를 위한 전문 아카이브센터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고, 이는 창작자로서도 매우 필요한 부분이다. 자료가 있어야 다큐멘터리를 만들 수 있을 것 아닌가. 예를 들면 한국의 근현대사를 뒤흔들 가장 큰 사건인 세월호 참사 후 다큐멘터리를 비롯해 여러 영상이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많이 사라져버렸다. 명확하게 의혹이 밝혀진 것도 없는데 말이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완결된 영화 중심이라 풋티지까지는 포괄하지 못한다. 따라서 영상자료 아카이빙화는 경기도든 문체부든 관이 나서 주어야 한다. 이번 포럼에서 이 주제에 대해 심도 깊은 의견을 나누려 하고, 개인적으로 일조하고 싶은 부분이다. MBC 사장을 역임한 뉴스타파 최승호 PD가 사회자로 나서고 성공회대 냉전평화센터 연구원, 미디액트 사무국장, 새 공공영상문화유산 정책포럼 연구위원이 토론자로 참여한다.

집행위원장이 추천하는 작품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웃음)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작품인 <프레지던트>, <스마트폰으로 세상을 쏘라>, <차별>, <판문점>, <아치의 노래, 정태춘>을 추천한다.

추천 이유를 간단히 부탁한다.
국제경쟁 섹션의 <프레지던트>(카밀라 닐손 연출)는 2018년 짐바브웨 대통령 선거를 통해 무엇을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다룬 작품이라 관심이 간다. 차후 한국의 다큐멘터리 감독이 한국의 선거를 어떻게 풀어낼지도 궁금하다. 아시아 경쟁 섹션의 <스마트폰으로 세상을 쏘다>(린투 토마스, 수쉬미트 고쉬 공동연출)는 인도 최하 계급에 속하는 ‘달리트’ 여성이 운영하는 신문사를 조명한 매우 독특하고 강렬한 이야기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은 현장을 찾아가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자신들만의 시각으로 전한다.

한국경쟁 섹션의 <차별>(김지운, 김도희 공동연출)은 일본 내 조선학교가 받는 차별 상황을 전하고 조선학교를 왜 지켜야 하는지를 기록한 작품이다. 재일교포 사회를 향한 한국사회의 관심과 지원은 무엇일지 고민하는 작품이다. 한국다큐쇼케이스 섹션의 <판문점>(송원근, 김용진 공동연출)은 뉴스타파가 제작했는데 1950년대 미국 선전영상과 뉴스자료를 수집해 완성한 기록영화다. 좀 전에 이야기한 영상자료 아카이빙화의 중요성을 <판문점>을 보면서 확실히 느꼈고, 영화제 기간 내에 열리는 포럼을 통해 그 필요성을 이야기하려 한다. 역시 한국다큐쇼케이스 섹션의 <아치의 노래, 정태춘>은 인디플러그 고영재 대표가 연출한 작품으로 데뷔 40주년을 맞아 다시 대중 앞에 선 가수 정태춘의 이야기를 전한다.

아, 그리고 오픈시네마 섹션의 (티에리 로로 연출)도 빼놓을 수 없다. 연출을 맡은 벨기에 출신 티에리 로로 감독이 직접 한국과 벨기에 대사관을 통해 수소문해 여러 관문(?)을 뚫고 영화제에 참석한다. ‘K- 클래식 제너레이션’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세대의 클래식 우승자들의 커리어를 따라가는 작품으로 해외에 비친 한국 클래식의 현주소를 가늠할 수 있다. 클래식 아티스트를 꿈꾸는 학생과 그 부모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작품이다.

DMZ Dcos의 인력구성과 예산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전체 예산은 40억 원으로 상근직원은 사무국장, 경영지원실 세 분, 콘텐츠 개발팀 한 분, 프로그램팀 한 분, 인더스트리 담당 한 분으로 총 일곱 분이다. 그 외는 단기 스태프로 참여한다.

지난해, 코로나 시기에 집행위원장에 선임돼 올해로 두 번째 개막을 맞았다. DMZ Docs의 태동부터 함께했지만, 집행위원장으로 영화제를 이끄는 건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떤가.
1996년부터 개인사업체를 운영해 와서 그런지 관 주도의 영화제가 나와는 맞지 않는 옷이라는 생각도 든다. 내 의견에 따라 움직이는 게 확연하게 보이는 ㈜엣나인필름과는 달리 아직 조직 장악력과 리더십에 어느 정도 한계를 느끼고 있다. 관이 주도해서 앞서 말했듯 뭔가를 할 여력이 더 있고, 욕심을 내 추진하고 싶은 부분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보이기도 한다. 처음 꺼내는 이야기인데, 과연 영화제에 어떤 기여를 할지 반문과 질문을 계속하고 있다. 그간 배급과 마케팅을 위해 몸으로 뛰면서 했던 부분이 통용되지 않는 면이 있어 그런 것 같다.

영화제에 있어서 집행위원장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집행위원장의 역할을 묻는다면… ‘병풍’ 이자 하나의 방어막이라고 생각한다. 사고가 터졌을 때 방어벽이 되어주고 사태에 책임지는 사람, 회피하지 않고 막아주는 역할 말이다.

예술영화의 소중한 공간인 아트나인을 운영하는 극장주이자, 해외의 좋은 작품을 국내에 소개하고 배급하는 ㈜엣나인필름의 대표로 영화계 전반에서 맹렬히 활약하는 일인이다. 정치·사회적으로 파장이 클 <남영동 1985>(2012)와 <자백>(2016) 등을 몸 사리지 않고 배급한 과감성과 결단까지! 중요한 가치와 근황을 전한다면.
솔직한 심정은 이제는 좀 쉬고 싶다는 마음이다. 코로나 상황에서 수입배급사협회 대표로서 많은 영화를 개봉시켰다. 그런데 직원도 힘들고, 관객수 측면에서도 영화를 제공한 제공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영화계를 지키고 신작을 틀어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으로 끌고 왔지만, 서너 달 전부터는 한계에 부닥친 느낌이다. 언제까지 직원들 월급을 줄 수 있을지, 새로운 단계로 격상하면서부터는 일상의 복귀가 가능할지, 언제까지 극장을 지속할 수 있을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미래를 내가 그릴 수 있다면 꿈을 꾸겠으나 지금은 그 무엇도 꿈꿀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

개인적인 시간과 공간을 갖기 위해 노력하는 요즘이다. 지금 상태에서 가치란… 재작년 정도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 박광희 실장(울트라 스튜디오)

[mail:eunyoung.park@movist.com]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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