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거장과 신인, 클래식과 모던. 문턱 없는 영화제
지속적인 발전 위해 정체성 확립과 안정적인 재정 기반 확보 필수
세계 영화인들이 모여 경험과 지혜 공유, 휴식하는 영화제의 영화제 꿈꿔
오는 8일(금) 개막을 앞둔 제1회 강릉국제영화제 김동호 조직위원장과 유선을 통해 영화제 본연의 기능과 가치, 향후 영화제 지향점과 발전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해당 인터뷰는 전화를 통해 진행되었습니다)
지난 10월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강릉에서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가능성인가요.
강릉은 허난설헌, 허균, 신사임당, 이율곡 선생을 배출한 문향이라는 전통과 단오제와 같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곳입니다. 또 최근에는 현대 문화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커피 거리가 조성돼 있기도 하죠. 평창동계올림픽을 치르면서 시민들의 문화의식이 높아진 것은 물론 호텔을 비롯한 숙박 시설, 아트 센터 등 인프라가 강화됐어요. 옛날과 현대가 공존하는 지역인 데다 무엇보다 풍광이 수려합니다. 인구가 20만 정도라 영화제 유치에 적합한 환경이라 성공 가능성을 봤습니다.
성공적인 영화제의 모습이라하면요.
성공하는 영화제의 경우 유적지를 기반으로 할 수도 있고 대체로 해변을 낀 풍광이 수려한, 휴식 같은 공간을 갖추고 있습니다. 칸이나 베니스, 산 세바스찬 모두 해변을 낀 휴양도시죠. 이런 점에서 강릉이 부산보다 가능성이 높지 않나 싶어요.
영화제가 지닌 고유의 기능 혹은 가치는 무엇인가요.
두 가지 측면에서 필요성을 이야기할 수 있어요. 우선 아주 기본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시민들에게 새로운 영화 즉 영상문화를 체험케 하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해당 지역을 영화의 도시 나아가 문화 도시로 발전시키는 동시에 지역에 산업적·경제적 효과를 유발하죠.
올 강릉영화제가 준비한 프로그램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20+80: 21세기 국제영화제의 회고와 전망’ 포럼입니다. 전 세계 유수 영화제의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영화제의 미래 패러다임을 공유하는 자리인데요.
이 섹션은 앞으로도 지속할 생각이에요. 영화제가 많이 생기기도 그만큼 폐지되기도 하는 최근 환경에서 영화제의 지속적인 발전과 미래 지향적 면모를 갖추는 데 위원장들의 고민이 큽니다. 그간 세계 80여 곳이 넘는 영화제를 다녔고, 그중에는 20회 이상 참석한 곳도 있는데요. 다니다 보면 위원장들이 영화제 상영작을 선정하고 미팅하는 데 바빠 모여 담론을 나눌 만한 기회가 거의 없는 게 눈에 보입니다. 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안고 있는 고민을 알고 있기에 강릉에 와서는 영화를 고르는 것보다 모여 서로의 경험과 발전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했습니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 생존을 위한 영화제의 미래 전략에 대한 견해는요.
영화제만의 색깔 즉 정체성을 가져야 합니다. 또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재정적인 기반이 뒷받침돼야 하고요. 국내만 해도 지자체의 장이 바뀌면서 예산이 대폭 삭감돼 존치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른 경우도 있어요. 또 유럽에 한국 영화 소개 창구였던 프랑스 도빌 영화제와 모로코의 말라케시 영화제가 있는데요. 둘 다 아주 명품 영화제였는데 두 곳 모두 공교롭게도 광고 회사가 인수해 운영하다 결국 도빌 영화제는 없어졌고 말라케시의 경우도 폐지됐다가 왕실이 스폰서로 나선 후 새로 집행위를 꾸려 부활했습니다. 재정적인 안정 기반이 구축 안돼 사라진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죠. 반면 아랍권의 두바이, 도하, 바그다드 영화제는 서로 경쟁적으로 스케일을 키우다 작년을 마지막으로 모두 사라졌습니다. 정체성이 부재한 탓이죠.
향후 강릉국제영화제의 지향점을 간단히 소개한다면요.
지향점은 문학을 기조로 한 특색 있는 영화제입니다. 거장과 신인, 클래식과 모던을 조화롭게 균형 맞추려 해요. 동시에 지역주민들이 영화인들과 함께 어울려 영화를 보고 즐길 수 있도록 문턱을 없애려 합니다. 또 세계 영화인이 휴식을 위해 찾을 수 있는 영화제의 영화제로 이끌고자 합니다.
[mail:eunyoung.park@movist.com]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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